결혼행진곡, ' 절망의 간주곡' 되는 날

속출하는 웨딩업체의 피해사례

검토 완료

남궁영진(box51)등록 2013.09.25 16:54
"내 인생 최고의 날이 될 줄 알았는데 최악의 날이 돼 버렸어요. 한 순간에 낭떠러지로 떨어진 기분이에요"
지난 8일 남자친구와 평생 함께하기를 약속하는 결혼식을 올린 최 모 씨(29.여)는 그날을 떠올릴 때마다 괴로움에 몸서리 쳐진다.
'가을의 신부'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만 같았던 최 씨의 꿈은 순식간에 일그러져 버렸다.
불안의 그림자는 식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드리워졌다
사회자가 식을 알리는 멘트를 하려던 찰나, 식장 내 마이크가 불통이 됐다. 육성으로 진행하는 사회자의 재치로 위기는 넘겼지만 장 내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바로 마이크가 복구되었고, 최 씨는 단순 해프닝으로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돌연 식장의 에어컨 전원이 나간 것이다. 늦여름의 온기가 식장 내 남아있던 터라 하객들은 땀을 흘리며 더위를 호소했고, 이내  다수의 사람들이 찬 공기를 찾아 식장을 빠져나가는 촌극이 벌어졌다.
힘겨운 결혼식이 끝나는가 싶더니 악몽은 식 후에 정점을 찍었다.
피로연장 이곳 저곳에서 하객들이 음식 맛에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수산물 종류의 음식은 상해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음식이 상한 것 같다'고 항의한 하객에게 돌아온 것은 불친절함과 무관심으로 응수한 직원의 태도였다.
사과는커녕 냉대를 받고 기분이 나빠진 많은 사람들은 그대로 나가버렸고 결혼식 이후 그날의 여러 하객들은 최 씨와 서먹한 사이가 돼 버렸다. 이날 결혼식은 최 씨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게 되었다.

결혼 시즌이 오면서 최 씨의 사례와 같이 결혼식 관련 소비자 피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결혼 업체의 소비자에 대한 기만과 횡포로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 할 예비 부부들이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0년~2012년) 접수된 예식장 이용 관련 소비자 피해는 2010년,2011년 각각 62건, 97건, 2012에는 138건으로 총 297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42.3%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가 직접 피해사례를 접수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피해를 당하고도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을 우려하거나, 신혼의 기분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해 신고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업체들 역시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는 항의하는 당사자들에게 외려 책임을 전가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외부에 자신들의 잘못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문제를 업체 내에 꽁꽁 묶어두기 때문에 예비 신혼부부들의 피해는 물감처럼 번져가는  형국이다

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업체를 잘 알아보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도 당연한 예방책이지만 많은 예비 신혼부부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웨딩플래너로 일하고 있는 조 모 씨는 "'배우자 선택하는 것만큼 잘해야 하는 것이 웨딩업체' 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인데, 결혼에 들떠 웨딩업체 선정에 소홀이 하고 있는 예비부부가 많다"며 "피해를 당하고 주변 사람과는 물론 부부 사이도 멀어지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씨는 "업체 선정만 신중히 해도 피해 당할 일이 없으므로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조언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를 입으면 즉각 소비자원 등의 단체에  피해를 접수하거나 법률 관련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결혼하는 모든 분들이여
인생의 7할을 함께 하게 되는, 동반자와의 시작이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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