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슬로 본 제주 4.3 사건

옛날 옛적, 섬에서 일어난 이야기 들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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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gdk10012)등록 2013.09.11 09:55
  어릴 적 제주 4.3 평화 박물관에 갔다 온 경험은 내게 큰 전환점이었다.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칭호가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제주를 역사의 장소, 삶의 장소가 아닌 단지 휴양지로소만 바라보는 시각이 내게도 내재해 있음을 깨닫고 매우 놀랐고 부끄러웠다.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이다. 일본 패망 후 한반도를 통치한 미군정에 의한 친일세력의 재등장과 남한 단독정부수립에 남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이 사건을 폭동이라고 주장하고 희생자 수를 줄여 사실이라고 말하는 등 많은 왜곡과 고난이 있었다. 이것은 제주도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던 미디어 교류에 문제가 있으며 제주도 상황을 제대로 듣지 못했던 섬의 한계에 부딪쳐 발생한 사건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금도 진상 규명 촉구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중 올해 '지슬'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지슬'은 제주 방언으로 감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4.3 사건이 일어난 직후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한라산 중턱으로 피난길에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희생당할 사건 초기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안주로 감자를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리고 그 사이 자신이 알고 지냈던 여자가 죽고 나서야 사건의 시작을 눈치 챈다. 이처럼 4.3사건은 제주도민들에게도 낯선 사건이다. 현기영 소설「순이삼촌」을 읽고 나는 절망과 대면한 인간들의 얼굴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기억하고 제주의 역사를 알리고 싶어 '우리 동네'라는 시를 쓰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친구들은 4.3 사건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사회를 알리는 방법 하나를 알 수 있었다. 뉴스의 헤드라인처럼 자극적인 문장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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