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힌 꽃은 만개하지 못 한다.

잇따른 성범죄, 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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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gdk10012)등록 2013.09.11 09:36
    '도가니 열풍', 약한 불에서 끓던 물이 강불을 만났다. <도가니>는 우리나라를 자극했다. 분명 성폭행 사건은 뉴스에 여러 번 다룬, 사람들을 자극하는 뉴스다. 우리는 왜 <도가니>를 보고 뒤늦게야 분노했을까. 첫째, 자신이 이런 국가에서 산다는 것에 혐오감을 느꼈다는 것. 둘째, 자신이 알고 있었음에도 모른 척했던 과거를 잊고 싶은 마음에서. 셋째, 이제는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계기를 받았기 때문이라서. 우리 모두 이 셋 중 하나에 공감할 것이다.

최근 성범죄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어째서일까? 성범죄 증가율은 줄어들 기미 없이 가파르게 치솟는다. 전국에 깔린 CCTV와 전자발찌 제도, 안심 귀가길 서비스 등이 도입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성' 전반에 관한 인식과 의견의 사회적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관계란 어떤 개인과 개인의 감정의 상호 교류 뒤에 따라 오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인식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성적 담론이 자연스레 우리 삶의 일부로, 생활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에서 '성'은 말하기엔 부끄러운 그 '무엇'이다. 이렇게 성을 배타시하며 감추는 문화는 성범죄를 부추긴다.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상호 감정을 나누고, 갈등을 빚고, 그 갈등을 봉합하려고 애쓴다. 이것을 이해라 부르고, 조정이라 부른다. 이 과정의 끝에 '성관계'가 있어야 한다. 성관계는 관계의 연장이고, 일부다. 성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가치관, 욕구, 사고방식, 성격등을 조정하면서, 서로의 감정 교류 하에서 할 행위이다. '성관계'는 진정한 '관계' 속에서야 바르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성관계'안에는 그 어떤 '관계'도 '관계에 대한 존중'도 없다. 성관계는 돈으로, 무력으로 거저 얻어서는 안 된다. 돈과 힘으로 성적 관계의 쾌락을 얻는 것이 쉬운 사회에서, 그 누가 '성'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길 수 있을까? 성범죄의 해결은, 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서 가장 먼저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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