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 ⓒ 워너브로스 픽처스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 루즈>로 유명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 진행 방식은 물랑 루즈와 상당히 흡사한 면이 많았다. 영화는 닉이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시대 배경을 알아야 했다. 영화의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미국의 재즈 시대이다. 당시 미국은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루게 된다. 급격히 치솟는 주가와 밀주매매를 이용해 떼돈을 버는 신흥부자들이 생기기도 한다. 주인공 개츠비는 그 신흥부자 중 한 명이다.
▲ 영화 <위대한 개츠비> 중에서 개츠비의 저택에서 열린 파티 장면. 파티 장면에서는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였다. ⓒ 워너브로스 픽처스
닉의 옆집에 있는 개츠비의 저택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자주 열린다. 어느 날, 개츠비의 초대를 받아 파티에 가게 된 닉은 그곳에 초대받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심지어 파티에 온 수많은 사람 중 개츠비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개츠비는 닉에게 사촌인 데이지와 차를 마시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오랜 고민 끝에 닉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심한다. 이때 개츠비는 닉에게 어떻게든 보상을 하려 한다. 이 장면에서 나는 개츠비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사람들을 겪으며 지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 영화 <위대한 개츠비> 중에서 개츠비와 데이지의 재회 ⓒ 워너브로스 픽처스
개츠비는 5년 만에 데이지와 재회한다. 개츠비가 5년 동안 부를 축적한 것도, 매일 화려한 파티를 여는 것도 전부 데이지 한 여자만을 위한 것이었다. 바람기 많은 톰에게 지친 데이지는 옛사랑 개츠비에게 마음이 기운다. 개츠비는 그녀를 온전히 가지고 싶어 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자는 그녀에게 톰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라고 한다. 개츠비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그건 5년 전으로 돌아가려 했다는 것에 있었다. 개츠비가 사랑했던 건 데이지의 전부가 아니라 5년 전의 데이지였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신이 없는 동안의 데이지, 톰과의 결혼 생활을 하는 데이지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톰의 내연녀 머틀은 남편에게 외도를 들키게 된다. 내연녀와 부인이 자신을 떠날 것을 직감한 톰은 불안해진다. 개츠비의 오랜 설득과 회유 끝에 데이지는 톰을 떠날 준비를 한다. 데이지는 개츠비의 바람대로 톰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데이지에게 그 말은 자신을 부정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데이지는 5년 전의 개츠비도, 결혼 생활을 했던 톰도 모두 사랑했기 때문이다. 톰은 데이지에게 개츠비가 옥스퍼드 학생이 아니었고, 밀주매매와 주가 조작이라는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데이지는 결국 개츠비를 떠나 안정적인 톰에게 돌아간다.
▲ 영화 <위대한 개츠비> 중에서 톰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개츠비와 데이지 ⓒ 워너브로스 픽처스
개츠비는 결국 데이지를 지키기 위한 행동 때문에 죽게 된다. 나는 개츠비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했다. 한 여자만을 위해 살았는데 그 여자는 장례식에 꽃 한 송이 보내지 않았다. 그의 죽음은 오랜 여운을 남겼다. 오직 한 여자만을 위해 살았기 때문에, 그녀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를 바랐던 개츠비의 마음을 이해했다. 오랜 시간 준비했기 때문에 더욱 완전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지낸 시간을 부정해야만 하는 데이지의 마음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개츠비를 욕할 수도, 데이지를 욕할 수도 없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