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눈물 다큐멘터리에 관한 논란과 그에 대한 내 생각

-가해자는 뿌리부터 가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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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연(yosul28)등록 2013.08.15 15:05
학교의 눈물, 갑자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기에 한번 찾아봤다.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평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리조리 찾은 끝에 볼 수 있게 된 학교의 눈물. 생각보다 꽤, 정말 괜찮은 다큐였다.   
여태까지 학교폭력을 다룬 영화나 소설, 다큐, 심지어는 뉴스까지도 이분법적인 시선을 감출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다큐, 뭔가 달랐다. 가해자는 나쁜 아이들입니다, 피해자는 불쌍합니다, 처벌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게 아니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똑같이 패자가 되는 이 잔혹한 싸움. 이 싸움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해야 한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똑같이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기피하고 눈살을 찌푸렸던, 소위 말하는 일찐들. 그 아이들도 사람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잔인하고 처참하게 폭력을 휘둘렀지만 그 속엔 지우지 못할 상처들로 가득했다. 아 다큐는 이런 부분을 보여주고, (범죄를 옹호하는 건 아니었다. 단지 보지 못하는 사실을 보여줬을 뿐이다.)  이 현실이 어른들의 생각보다 얼마나 복잡하고 슬프고 잔인한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이건 그냥 가해자 처벌의 강도를 높이면 되잖아, 경찰 투입해! 이런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근본적으로, 아이들과 '소통'을 해야 했다. 그것도 이미 마음의 문을 꽉 닫아버린 아이들과.
솔직히 나는 이 다큐를 보고 앞길이 더 암담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가해자를 나쁜 놈으로 몰아세웠는데, 이 싸움에서 정말로 나쁜 놈은 없다는 사실을 직면해버린 것이다.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가하고 있지만, 이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고, 하지만 모른 척 했고, 이제 그 진실이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나는 이 다큐를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이 불편한 세상에 새로운 처방을 내릴지.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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