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마지로의 자세로 열심히 '마사지'하겠습니다!

-전국만평가총연맹 회원들을 대표하여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검토 완료

이동수(glgrim)등록 2013.05.15 13:42
수신 ; 각 언론사 사장님과 회장님
참고 ; 각 언론사 편집국장님과  정치적 기자님 더불어 광고주님
발신 ; 전국만평가총연맹 맹장
번호 ; 풍자 20130515-000

제목 ; 견마지로의 자세로 열심히 '마사지'하겠습니다
-전국만평가총연맹 회원들을 대표하여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1. 조국과 민족,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정론직필의 자세로 불철주야 인터넷 검색과 선정적 제목뽑기에 애쓰시는 귀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암울한 일본제국주의 치하에서 조국의 독립과 민중의 처절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총칼 앞에서도 그 기개를 꺾지 않고 같이 굶주리며 고난의 길을 함께 하면서도
언제나 계몽과 저항의 정신을 잃지 않는 선구자적 자세로 필봉을 휘두르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언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올리는 바 입니다.

3. 하여간 그런 가운데 귀중한 지면의 일부를 내 주시어 시사만화의 영역을 공고히 하도록 하시고 그림이나 좀 끄적거릴 줄 아는 무지렁뱅이 그림쟁이들에게 '시사만화가'의 영광스런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데 대해 다시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최초의 근대시사만화 일제하 1909년 6월2일 창간한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의 만평.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시사만화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민보의 창간의지를 만화로 표현하였다. ⓒ 이도영 대한민보


4. 조국이 반쪽이나마 독립된 이래 작금에 이르기까지 하찮은 저희들이 이렇게 사회적 선망을 받으며 어깨에 힘을 주고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은 오로지 각 언론사 사주님과 편집국장님들의 노고와 보살핌 덕분이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5. 그러나 최근 일부 시사만화가들이 사주님의 편익과 편집국장님의 심려를 자주 불편하게 해 드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이렇게  급히 엎드려 사과를  드리는 글월을 올리게 된 것을 양해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6. 언론 또한 회사이기에 '정론직필'보다는 '광고수주'가 우선이며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보다는 정권유지를 위한 '마사지'가 생존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이름하야 시사만화를 그린다는 그림쟁이들이 주제와 상황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어줍잖게 '작가정신'과 '비판적 저널리즘'을 입에 올리며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시게 한 것에 대해 저희 회원들을 대신하여 깊이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7. '광고수주'에 방해가 된다면, '정권 마사지'에 방해가 된다면 귀중한 지면의 한 귀퉁이를 쓸데없는 만평으로 채우는 것조차 사치스런 일임을 저희 연맹 또한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래전부터 떠도는 '시사만화가 없는 신문은 신문이 아니다'라는 유언비어는 저희 연맹에서 발설하여 퍼뜨리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8. 무엇보다 더 많이 배우시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훨씬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실 것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애정어린 마음으로 종종 해 주시는 조언을 무시하고 '만평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과장되게 내세우며 광고주님들과 사주님들 그리고 정권의 심려를 불편하게 하는 짓을 공공연하게 저지르는 일부 저희 회원들의 경거망동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만화사랑방 인권오름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쌍용차해고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하겠다고 하였으나 당선된 후 이를 부인하고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대한문 앞 분향소를 불법적으로 철거한 후 인위적인 꽃밭을 만들어 집회자유를 방해하고 있다. ⓒ 이동수


9. 어느날 문득, '그 많던 시사만화가들은 어디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그 동안 사회구성원으로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아이디어 발상을 빙자해서 게임을 하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가벼운 농담이나 올리면서 낄낄거리고,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바쁜 기자님들과 노닥거리는 것을 업무의 하나라고 주장해 온 극히 일부 저희 회원들의 몰상식하고 인면수심의 몰염치한 행위를 자체 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10. 이제, 사주님들과 여왕각하 앞에 과거의 이 모든 잘못을 뉘우치는 뜻에서 앞으로는 멸사봉공 견마지로의 자세로 몸을 낮추고 광고주님들과 편집국장님들을 받들어 모실 것을 태극기 앞에 충성으로 다짐하오니 저희 협회 일부 회원들의 망발과 무지몽매함을 깊이 혜량하시어 하해같으신 마음으로 머리쓰다듬어 주실 것을 부탁드리옵니다.

11. 저희 연맹 또한 변함없이 시사만화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감시를 통해 보다 발전된 조국과 민족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시는 사주님들과 여왕님 각하의 앞길에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논개와 같이 몸을 던져 기꺼이 글로벌 선진화된 독재, 아니 독립국가 건설에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나이다. (끝)

'가정의 화목함과 조국의 평화를 위해 표현자유와 권력풍자를 몰아내기 바라면서'
2013년 5월 봄날  푸르른 하늘 아래에서 사주님들과 편집국장님들의 은총을 느끼며.
전국만평가총연맹 맹장(직인 생략)
덧붙이는 글 이글은 마구 뿌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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