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침묵의 이유

과잉연결 시대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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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kiu1517)등록 2013.05.05 10:58
과거에는 신랑, 신부가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정략으로 혼례를 치르곤 했다. 혼례가 끝나고 나서야 부모님이 짝지어 주신 배필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 그런 상황이 온다면 페이스북(facebook)이나 미니홈피로 미리 상대의 얼굴을 파악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현대인을 엮어주는 네트워크는 점점 더 확장되었다. 그들을 가까워지게 하는 소통매체들 역시 증식하고 있다. 손쉽게도 인간 사이의 관계가 혈연, 지연 상관없이 '일촌'이 되고 '페친(페이스 북 친구)'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앞서 말한 '시대'는 미디어 과잉연결 시대를 뜻한다. 과잉연결은 말 그대로 어떤 시스템의 내외부에서 연결성이 급격히 높아질 때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현재는 '스마트 폰' 이 이 시대의 촉진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이 고도화되었고 디지털 혁명시대가 도래했다. 핸드폰 또한 저렴해지고 보급이 빨라지고 있어 국민 대부분이 이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요새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플'을 이용하여 인맥관리에 집중을 하고 있다. 그 예로는 페이스북(facebook), 카카오톡(kakao talk), 하이데어(hi!There) 등이 있다. 직접 발로 뛰며 인맥을 관리하는 것은 어느새 구시대적 발상이 되었다. 편안히 방안에서도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멀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도 손쉽게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적인 편리함은 소박하고 구시대적인 방법과 충돌한다. 인터넷 전자우편의 발달로 우체통이 많이 줄어들었고 그에 발맞춰 예쁜 편지지에 꾹꾹 눌러쓰던 온정도 역시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현 시대의 '수다쟁이'들이 침묵하고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가상공간의 등장과 뉴미디어의 발전이 기존의 의사소통의 방식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은 어느 곳에서도 왁자지껄한 모습보다는 한손에는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인간 대 인간, 직접적인 소통방식을 벗어난다면 기계적이고 소리 없는 침묵일 뿐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제일 먼저 '청소년 교육'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매체들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연령층은 첫 번째로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아정체성을 정립하는 시기에 이러한 '기계적인 소통'은 우리가 어른들에게 배워왔던 '정(情)'을 가르칠 수는 없다. 특히 미래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말하면 인간관계의 결핍은 시대적인 산물이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시간과 비용이 드는 직접적인 만남대신 간접적인 매체를 이용한 것은 시대적인 경향성이다. 이 경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국가적으로라도 더 많은 '직접 소통의 장'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잘 구성된 교육으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이 시대를 극복해 나아가게 할 장치들이 필요하다. 시대는 변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전환되면서 조부모님에게 배울 수 있던 가치들이 벌써 잊혀져 가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소담스럽게 나누던 대화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리는 추세다.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가족간의 대화가 상실된 이때, 더 이상의 결핍은 막아야 할 것이다. 현대인이여 침묵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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