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아늑한 힐링 공간 '고성 소담수목원'

대한항공 퇴임 성만기 원장의 삶·철학·혼 담긴 '자연 작품'

검토 완료

임화숙(greenihs)등록 2013.04.20 17:52
숲은 사람에게 치유의 공간이다. 자연을 온전하게 느끼면서 편안하고 호젓한 숲길을 걸을 때면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조금씩 몸과 마음의 치유가 일어난다. 단순히 방치된 자연의 숲이 아니라, 이국적인 수종과 꽃나무, 꽃들을 잘 가꾸어 놓은 숲속에서 덤으로 푸른 바다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고성 소담수목원에서 내려다보이는 고성의 바다 풍경.
고성 소담수목원에서 내려다보이는 고성의 바다 풍경.

경남 고성에 위치한 '소담수목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여러 갈래의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껏 물오른 나무들과 봄꽃들이 거인의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꽃 향기도 맡아보고 공작새 깃털처럼 생긴 공작단풍도 보면서 약간 가파른 숲속 정원을 거닐다가 좀 쉬고 싶을 즈음, 소담수목원 내의 카페에 들른다. 카페 정원의 테라스에서 꽃향기와 아름다운 선율 속에서 고요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분명 경남의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소담수목원은 그저 단순한 수목원이 아니다. 3만 5000평 터에 500여 종의 나무가 35년이란 수목원 역사와 함께 성만기 원장 삶의 철학과 혼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공작새 깃털처럼 생긴 단풍.
공작새 깃털처럼 생긴 단풍.

숲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꽃들이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숲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꽃들이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성 원장은 대한한공 근무시절(객실 수석사무장으로 퇴직) 지구를 700여 바퀴 도는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가 볼 기회가 많았는데, 자연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 나라일수록 잘 살고 국민의 심성도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 외국의 수목원 등을 유심히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자연친화적인 수목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자비를 들여 외국수종 씨앗을 들여와 묘목으로 키웠다. 그 이후 고향 야산을 사들여 재직 중에 짬짬이 산에다 묘목을 심고, 임도를 만들었다.

야산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 땅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거듭나길 바라면서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를 계절에 맞게 하나씩 심고 가꾸어왔다. 그런 과정에서 1300여 종이나 되는 묘목을 임업시험장에 전부 기증을 해서 지금의 광릉수목원에서 자리를 잡은 나무들이 많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숲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숲길.

이 수목원에는 여러 종류의 토종 식물들과 외국 수종들이 있다. 철쭉, 복수초, 풍년화, 조팝나무, 실화백, 대왕참나무, 동백잎, 연산홍,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 수선, 튤립, 늘어진 니사실바티카 등이다. 이 꽃들이 만발할 때는 4월부터 6월까지가 가장 피크이고, 여름, 가을, 겨울에도 30년 넘은 동백꽃이 군락지를 이루어 계절마다 꽃은 피어있다.

성 원장은 "진정한 수목원은 인공적인 손길이 많이 간 곳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좀 더 아름답게 가꾼 곳이고, 그런 철학을 소담수목원에 담았다. 이곳에서 누구나 잠시 쉬었다 가면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나의 바람"이라며 "요즘 청소년 문제나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에서는 온갖 정책들을 쏟아내지만, 진정한 해결방법은 될 수 없다. 보다 근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것이 각 사회구성원들의 심신 힐링이다. 그 힐링 방법 중의 하나가 자연 속에서 가족들이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담수목원 입구.
소담수목원 입구.

소담수목원 안에 있는 카페.
소담수목원 안에 있는 카페.

관광농원으로 등록하고 개원한 곳이지만 입장료는 무료다. 다만, 수목원에 위치한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셔주는 게 입장료인 셈이고 식사 메뉴는 없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나 집기류들 역시 평범하지는 않다. 항공사에 근무한 덕분에 전 세계를 비행하면서 그 나라의 징표로서 하나씩 모은 온갖 소품과 선물들을 전시해 놓아서 아담한 카페 한쪽은 세계 박물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그의 아내 역시 승무원 출신으로 은퇴 여승무원 회장직을 역임했던 인연으로 전직 항공사 직원들이 자주 왕래하기도 한다.

성만기 원장이 대한항공 근무시절 외국을 다니며 수집했다는 소품들.
성만기 원장이 대한항공 근무시절 외국을 다니며 수집했다는 소품들.

성만기 원장이 대한항공 근무시절 외국을 다니며 수집했다는 소품들.
성만기 원장이 대한항공 근무시절 외국을 다니며 수집했다는 소품들.

수목원 숲속에는 독일에서 직수입한 캠핑카도 한 대 있는데, 내부는 4인 가족이 잘 수 있는 침대가 있다. 칸막이 안쪽에는 더블침대가 있고, 문 입구에는 2층 침대가 놓여있다. 화장실에서 간단한 샤워도 가능하고, 간이 주방도 있다. 난방기구도 안전하고 따뜻하다. 캠핑카 밖에는 나무 식탁이 있어, 숲속에서 고기도 구워먹으며 평상에 앉아 쉴 수도 있다. 예약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유료다. (주중에는 12만 원, 주말에는 15만 원)

4인 가족이 휴식 가능한 캠핑카.
4인 가족이 휴식 가능한 캠핑카.

가는 길은 마산진동 국도를 타서 진동 창포쪽으로 가다 보면 곧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지정된 해안로가 펼쳐진다. 그림 같은 해안로를 따라 가다 보면 동진대교가 나온다. 그 다리에 진입하면 바로 앞 풍경이 바다가 펼쳐지는데, 곧바로 바닷속으로 들어갈 것 같다.

다리를 지나자마자 U턴해서 가면 좌측에 소담수목원이라는 예쁜 간판이 보인다. 수목원으로 오르는 길목에서부터 사이프러스나무가 양측에서 환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창원에서 고성 수목원까지는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소담 수목원 카페 055-673-0700. 수목원 원장 011-709-5889

바다가 보이는 아늑한 힐링 공간 `고성 소담수목원`

임화숙 명예기자  기사등록일자 [2013/04/17 16:35]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경남도청 인터넷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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