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거탑> 최종훈, 안타깝지만 당분간은 보내주는 것이 옳다.

“이런 젠장 말년에 음주운전이라니”

검토 완료

김민관(minkwan)등록 2013.04.01 13:55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

▲ 군디컬 드라마 <푸른거탑> 방송 캡처, (사진 오른쪽) 최종훈 ⓒ tvn


<푸른거탑>에 출연 중인 최종훈의 음주 운전 소식은 꽤나 안타깝다. 지금으로서는 <푸른거탑>의 열렬한 시청자로서 당분간 최종훈을 프로그램에서 계속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하다.

첫째 우리는 그가 대리기사를 불러 집 근처까지는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으며, 둘째 그 대리기사의 생계 차원에서의 편의를 위한 인간적인 배려로써 자신이 집 앞까지 약간의 거리에서 운전대를 잡았으며, 또한 셋째 이러한 상황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음주 측정 불가의 혐의를 입고 면허가 취소됐다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정말 재수가 없었다.', 또는 '인간적으로 안됐다.'는 등의 동정적 여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주변 사람이 그런 경우를 당했을 때 역시 참 운이 나쁘다고 말하는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운전을 할 수 없으며 불명예를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고, 어떤 일이 있어서든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교훈 역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곧 우리는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는 식으로 삶의 원숙함의 차원에서 이를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은 물론 배우 최종훈에게도 해당한다. 다만 전 국민이 그 사실을 다 아는 차원일 때 최종훈이 갖는 처벌은 단지 법적인 것에 더해 당분간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에 하차라는 도덕적 처벌로 이어져야 한다. 곧 어떤 경로에서건 법을 어긴 연예인은 일차적으로 소위 '이미지를 생명으로 하는 연예인'으로서는 당분간 출연을 보류당하는 것이 원칙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숙만이 그의 건강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길

다만 억울함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음주운전을 조금이라도 했다는 것이고, 적은 거리이지만 그가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음주운전이 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술에 취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말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법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다소 인간적이고도 동시에 안이한 자율적 태도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기준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것도 안다.

우리는 최종훈이 안 됐다고 말할 수 있고, 심정적 차원에서 그를 응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어쩔 수 없이 그를 보내줘야 하는 것과 그를 응원하는 것이 결코 양립 불가하지 않다는 사실 역시 인지해야 한다. 오히려 이는 그를 응원하기에 그가 자숙의 시기를 갖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또 그 기간 동안 그를 기꺼이 응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대리기사의 부탁에 냉정하게 하지 못했던 그러한 다소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을 알며, 그리고 '음주 측정 거부'로 이어졌던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러한 상황을 음주측정관에게 이야기해 생명과 같던 <푸른거탑>을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서고 싶었던 그 간절한 마음을 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음주운전을 감행했던 그 작은 판단과 실행이 부른 화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다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가 법을 어겼다는 것 역시 안다. 그가 갖는 일정 부분의 자숙 기간이 담보될 때만 우리는 그가 빨리 다시 건강하고 원숙한 모습으로 복귀하기를 바랄 수 있는 것이다. 이 법의 차원은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경우 최종훈으로서는 일반인과 다른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곧 이번 경우는 그가 더 이상 정준하의 옛 매니저로 거론되는 것에서, 늘 조심하고 세심하게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유명한 연예인의 길의 초입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수많은 사례들에서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한 윤리적 무죄나 심정적인 동정을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는 법과 그에 대한 처벌을 경유함으로써만 성립하는 것이다.

법을 어길 정도의 윤리였느냐의 문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윤리보다 법이 우선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법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에 불과한, 자신의 의지라고는 없는 별 볼일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을 어겨서라도 윤리를 지켜야 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윤리를 따라 법의 처벌을 받더라도 그 윤리를 고수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리기사를 위해 혹시 모를 음주운전 적발의 위험을 충분히 감수할 만큼 그 판단은 옳은 것이었냐의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앞선 과정에서 그 정도로 윤리적인 확신에서 행동했을 때 그는 법적인 처벌에 대한 향후 결과까지 기꺼이 긍정할 것이다. 그러니 이는 억울함의 감정과 결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법을 어기지 않았으나 법을 어긴 것으로 될 때만 억울함의 감정이 결부되는 것이다.

돌아오기까지 함께 기다리자!

아마도 말년병장 최종훈은 <푸른거탑>에서 말년휴가를 받고 떠나는 것으로 처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바로 나오게 될지도(그렇지만 이는 우리가 원하면서도 진정 원해서는 안 되는 그 무엇이다), 그럼에도 그가 다시 어느 정도 프로그램을 떠나 있으며 자신의 공인으로서의 지위를 절감하며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 때 우리는 그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며 그를 기꺼이 맞아줄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시청자 또 애청자들이 '이런 젠장, 말년병장을 이렇게 보내줘야 하다니!'라고 할 것 같다. 정말 그렇다.

말년병장의 심술이, 또 억척스러움이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분간 병장으로 진급한 지 얼마 안 된 김재우 병장이 그를 대신해 든든하게 내무실을 버티고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가 돌아올 수 있는 기간은 변명의 여지없는 다른 음주운전 사례들과는 달리, 현격하게 짧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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