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귀환에 문재인이 그리워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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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국(seungkookc)등록 2013.03.13 15:18
'안철수의 귀환'으로 정치권의 새판짜기가 시작되었다. 안철수의 정계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고 그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지만 나로선 지금 제일 그리운 사람이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이다. 우리는 문재인이란 매우 훌륭한 정치 지도자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가 지난 대선 패장이란 이유로 그의 가치와 리더십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그를 애써 사장시키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나는 지난 대선 기간동안 문재인 후보 시민캠프 공동대표로 일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나는 감히 단언한다. 내가 지금껏 만난 정치 지도자 중 문재인 후보는 그 어느 분보다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과 품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분명한 자기 정치 철학이 있음에도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정말 주변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다가도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전격적으로 그 입장을 수용하는 사례를 여러차례 보았다. 이 점이 박근혜 대통령이나 민주당은 물론이고 안철수 등 야권의 어느 정치 지도자보다 훌륭한 리더십이다. 지금처럼 정치가 위기인 시기에 그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또한 그는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고 있고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야할지를 분명하게 아는 사람이다. 그와 함께 만들었던 지난 대선 공약은 대한민국의 품격과 위상을 몇 단계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런데 그가 패장이란 이유로 그의 공약과 정책들은 용도 폐기되고 있다. 민주당마저 그의 약속을 챙기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아니 우리는 그와 함께 꿈꾸었던 사회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진흙속에 파뭍혀 버린 문재인과 함께 만들었던 소중한 자산들을 다시 찾아내고 가꾸어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문재인을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안철수발 정계개편이 시작되었고 안철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나 또한 같은 심정이다.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가 지난 대선에서 보여주었던 리더십과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보인 그의 입장과 태도는 역시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그가 말하는 새정치가 무엇이고 그는 과연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과 위기에 처한 지구생태계를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민주진보 진영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는 문재인의 지도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에게 대선 패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좋다.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것이 정계은퇴는 아니지 않는가? 그는 이미 대선 패배가 결정되는 날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고 대선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밝힌바 있다. 무슨 책임을 더 지란 말인가?

어느나라 정치가 정계 입문한지 1년밖에 안된 지도자를 대선에서 패했다고 하여 그를 완전히 무시하고 용도폐기하려 든단 말인가? 문재인의 정치는 이제 시작되었다.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 될 것이다.

나는 안철수, 박원순 등과 더불어 정치인 문재인이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정치가 국민들을 위해 진정 봉사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오늘 내겐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가 정말 그리워진다. 문재인 후보님.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당신을 사랑하고 <문재인의 새정치>를 갈망합니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전), 문재인 후보 시민캠프 공동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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