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와 과학의 만남, 서비스 사이언스

서비스 산업 혁신 위해 과학?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 접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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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진(lredl)등록 2013.03.04 17:40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해 12월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3/4분기 전산업(광업•제조업•전기가스수도업•건설업•서비스업 포함)에서 노동생산성지수는 2008년 기준(100)으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한 104.0을 기록해,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하였으나 중소기업은 1.1% 감소하였다.

이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노동생산성은 전년동기대비 2.0% 늘고,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1.5% 줄어든 수치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서비스업의 산업생산이 1.7% 증가한 반면, 이에 대한 노동투입량은 3.2% 증가해 전분기(2.5%)보다 0.7% 확대된 데 기인한 것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0.4%), 서비스업(1.7%), 건설업(-4.3%) 등으로 나타나 서비스업이 전산업에서 생산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지식경제부는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연과 내수경기 위축으로 산업생산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데 반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근로자수 증가흐름이 이어지면서 노동투입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했다.

세계 경제 서비스 산업의 흐름

세계경제에서 서비스 산업의 비중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주영민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 서비스 산업이 차지한 비중이 53.4%였다면 40년이 지난 2010년에는 17.5%가 증가한 70.9%를 차지했다. 전 세계 서비스 수출 규모 또한 2000년 1.5조 달러에서 2011년 4.2조 달러를 기록하면서 연평균 10.8%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의 산업구조가 서비스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시장범위가 내수중심에서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60~80%, 한국은 제조업의 40% 수준이다. 이것이 바로, 양적 팽창에 비해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소득불균형을 초례하게 되면서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새로운 분야가 주목 받게 된 이유이다.

2004년 12월 미국 국가경쟁력위원회는 미국을 혁신에 적합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 서비스 사이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향후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학문 영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서비스 사이언스 선도 기업 사례

서비스 사이언스(Service Science)란, 서비스 산업의 본질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혁신과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기술(IT)•과학•수학•경영학•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종합하는 학문영역이다. 과학적이면서 체계적인 분석방법을 통해 이끌어낸 서비스와 과학의 만남, 서비스 사이언스는 표준화 및 단위화 등을 통해 서비스 수준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는 서비스 사이언스를 도입 서비스 수준과 생산성 개선을 위해 하는 사례가 급부상하고 있다.

프랑스계 호텔 체인 아코르의 경우 전 세계 92개국에서 호텔 4,426개(2011년 객실 수 기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모든 객실은 2002년부터 본격 가동 중인 중앙 집중 예약 시스템인 "타스(TARS: Travel Accor Rservation System :)"를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타스는 고객인 원하는 투술일까지 남은 날짜, 예약율, 주변 경쟁사의 가격 등을 토대로 최적의 가격을 제시해주는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호텔 지점에서 숙박료를 과도하게 할인할 시 바로 경고해주는 알림 서비스도 탑재돼 있다. 타스로 처리되는 예약 건수는 연간 1억 건, 전체 예약 건수 중 6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각지에 약 30개의 리조트를 운영하는 리조트 그룹, 호시노 리조트는 자체 체인도 운영하고 있지만, 서비스 사이언스를 통해 2001년부터 '파산 리조트 재생 사업'을 시작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日 호텔의 노동생산성이 美 호텔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파산 리조트 재생 사업'은 근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조합해서 생산성 및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고, 고객 동선을 파악하여 주요 지점에 직원을 배치, 직종에 따라 시간대별 업무량을 측정해 인력낭비를 최소화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원가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설 간 편차를 줄이고자 음식메뉴 기획 및 식자재 구매를 일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3년 현재 이 업체에서 운영 중인 시설은 2000년 2개에서 28개 늘어난 30개가 늘어났으며, 매출은 2000년 49억엔에서 162억엔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일본 간코푸드서비스는 1969년에 설립되어 초밥, 돈까스, 주점 등 총 100개 음식점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점포별 작업 효율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공동으로 측정한 생산성 분석시스템을 활용했다. 즉, 종업원들 허리에 소형센서를 부착하고 주방에는 카메라를 설치 및 동선 데이터를 모아 매장 및 주방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 190건을 발견한 후 물건 배치와 직원의 동선을 바꿨다. 그 결과 접객업무에서 직원의 69%가 서비스 속도에 향상을 보였다.
그밖에 개선지시 및 의식교육 후 조리시간은 25.7%에서 40.8%로 단축됐고, 조리 대기시간 또한 25.7%에서 18.4%로 단축됐다.

서비스 산업의 시사점

서비스 산업이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핀란드 등 각국 정부는 자원 확대 및 전문연구기관 설립 및 인재육성 강화를 추진하는 등 서비스 분야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과학재단 중심으로 서비스 사이언스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국가과학재단은 유통•판매, 의료, 방재•안전, 금융, 교통, 환경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연간 약5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독일도 서비스 부분에 제조업과 같이 연구•개발 기능을 도입해 국제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국가전략 아래 2008년부터 5년간 7000만 유로를 투입했다. 핀란드는 2006년부터 7년간 2억 유로를 투자해 서비스 분야를 지원하는 산•관•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다. 또한 노동생산성도 선진국의 50~60% 수준, 국내 제조업의 40% 수준으로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다.

이에 주영민 삼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ym08.joo@samsung.com)은 SERI.org를 통해 "서비스 사이언스는 서비스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해주는 효과적인 신(新)학문으로, 이를 통해 앞으로 서비스 산업이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 된다며, 앞으로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 만큼 더 큰 잠재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바야흐로 서비스 산업의 시대다.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들 모두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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