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스타2> 쟁점 : 배치의 공정성과 프로그램의 본질에 있어

'케이팝'인가, '케이 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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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관(minkwan)등록 2013.03.04 21:19
이번주 <케이팝스타2>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각 팀들의 배치가 갖는 공정성의 측면과 '케이팝스타'의 본질적인 목적에 대한 측면이다.

라이벌 구도의 배치는 공정했는가?

K팝스타2 방송 캡처 ⓒ SBS


원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즈음에 있다.', 이러한 명제를 대입해 본다면, 이번 주 <케이팝스타2>는 프로그램이 조금 더 '강조점'을 두는 팀으로 예상되는, 앤드류 최부터 신지훈, 방예담, 악동뮤지션까지 핫한 팀들을 각 라이벌에 비해, 그리고 전체적으로 뒤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대진표는 앞에 배치된 팀에게 불리한 조건을 형성했다. 이유는 같은 조건으로 겨룰 때 뒤의 팀이 조금 더 기억에 생생히 남아 각인되는 심리학적 효과가 실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선 뒤에 무대를 꾸민 네 팀이 모두 승리하는 결과는 그 반증일까.

여기서 그러한 효과로 인해 물론 심사위원들이 선택한 네 팀의 실력을 의심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팽팽한 듯 보이는 대결 구도가 실은 예측된 결과에 맞춰 선후관계를 배치한 것에 다름 아니냐는 불편한 진실의 측면에서의 언급이다.

첫 번째 무대는 최예근이 꾸몄다. 제일 첫 번째 무대에 서는 것은 굉장히 불리한 조건을 형성한다. 아무래도 천재적인 '그녀의 건반을 입은 편곡'이 다시 되살아났지만 약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기에 양현석은 "매우 독특하게 생긴 디자인 제품의 쇼파"·"고가 쇼파"이지만, "막상 앉기에는 불편한 쇼파"라는 평을 내놨다.

사실상 의자가 앉음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디자인적으로 실패한 의자, 호평이 섞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야말로 '허울만 좋은 의자'라는 실은 최대의 악평인 것이다. 오늘 최예근 무대의 불안정함은 생방송 무대의 포문을 여는, 그리고 아무래도 마이크가 잘 연결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코러스조차 받쳐주지 못하는 무대에 고군분투 건반을 놀려야 했던 탓도 잇을 것이다.

'보통 많이 떨어서 그랬다는 것'으로 심리적인 부분으로 이를 연결해 그 불안정함을 설명하는 편이 기존 심사위원들의 어떤 예측되는 패턴인 데 비해 온전히 와 닿지 않았던 무대를 그녀의 스타일적 측면으로 해석해 버린 것은 조금 그녀 노래 자체에 혐의를 두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었다.

모든 팀들에 대한 언급 대신 최예근의 무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어느 정도 시청자들의 지지도가 큰 팀이나 케이팝 스타가 원하는 그림인 몇몇 팀들에 대한 비중을 배치의 측면에서, 너무 편파적으로 두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다.

K팝스타2 방송 캡처 ⓒ SBS


한편 코러스까지 전달되지 않았던 최예근 무대에서의 마이크 문제는 이번 주 또 다른 쟁점이다. 방예담과 악동뮤지션의 경우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어느 정도 마이크 에코와 같은 효과가 들어간 무대로 보였다. 천재적 아티스트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방예담은 'black or white'로 지난 주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호평일색을 받았는데, 시청자들은 여기에 회의적으로 반응하는 편이 많았다. 이는 양현석이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 마이크가 잘 전달이 안 되어 방송을 탄 것 같다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의식한 발언을 그야말로 방송 중에 '인터랙티브'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확실하게 드러났다.

사실 현장에서 전달이 되지 않아서 방송에서 전달이 안 되는 가능성은 있지만 현장에서 전달이 잘 되었는데 그저 전파로 송출할 뿐인 방송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는 방송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회의라는 점에서 그다지 신뢰성이 없는 발언이었다.

그런데 이번 주는 지난 주 방송과 양현석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탓인지 분명히 방예담의 마이크는 에코와 같은 효과가 어느 정도 입혀진 모습이었다. 그가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떨지 않고 노래를 하는 것에 칭찬을 보내는 바이지만, 경쟁을 펼친 라쿤보이즈의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와 맞물려 그 속에서 라이브로 전달해야 됐던 것에 비해, 악동뮤지션과 방예담은 분명히 스튜디오 녹음과 같이 에코와 증폭의 효과가 가미됐음이 감지됐다는 점은 유감이다. 방예담의 경우 오케스트라와 목소리가 라쿤보이즈와 달리, 분명히 구분이 되어 들리고 있었다(이 말이 어떤 단순한 감상일 뿐이라는 의견이라면, 몇 번을 다시 두 라이벌의 무대를 다시 들어보자!).

'케이팝'인가 '케이 팝'인가?

K팝스타2 방송 캡처 ⓒ SBS


시청자들 중에는 방예담이 라쿤보이즈나 앤드류 최가 외국에서 살았음에도 가요를 많이 불렀던 데 비해 방예담은 오로지 팝송만 소화했다는 점을 들어 '케이팝 스타'를 꼽는 프로그램이 맞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케이팝 스타는 케이 '팝스타'인가, '케이팝'스타인가? 이 띄어쓰기에 <케이팝스타2>의 정체성이 갈린다. 전자라면 팝을 잘하는 케이(코리안) 가수이면 될 것이고, 후자라면 우리 가요, 곧 케이팝을 우선 잘 하는 스타일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후자에 방점을 찍고, 이 자체가 다시 전자인 케이팝이 세계 팝의 한 부분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의) '케이팝 스타'는 (국내와 해외를 모두 아우르는) '케이팝 스타'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단지 그들처럼 팝을 잘하는 '케이 팝스타'가 세계적인 '팝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이는 애매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방예담이 팝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소화해 냈고 여기에는 그에 대한 부담감 역시 크게 따랐을 테지만, 아무래도 그 팝의 명곡들을 선택함으로써 리듬감이나 이미 익숙한 곡의 새로움으로의 편곡이 더 빛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역으로 생겨났을 것이라 보인다.

악동뮤지션이나 방예담, 신지훈의 어린 참가자들의 경우, 심사위원들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방향에서 더 원하는 스타들이 아닌가 싶다. '원석과 같으면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되, 발전 가능성 역시 풍부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단지 케이팝 스타가 무엇인지 한번 여기서 반문하며 참가자들의 각자의 개성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한편으로는 엄밀한 의미에서 참가자들 모두에게 조금 더 공정한 배치들이 적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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