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비자는 유기농 야채를 외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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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judy1104)등록 2013.03.02 11:06
웰빙 시대를 맞아 유기농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요즘, 소비자들 또한 '유기농 식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기농 식품들 중 가장 원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유기농 야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ㅇ'마트와 'ㄹ'슈퍼의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일주일 간 유기농 야채의 납품량과 반품량, 판매도 조사를 진행해보았다. 그러나 웰빙이라는 단어와 걸맞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 유기농 야채, 납품량 적고 반품량 많아…….

일반 야채와 유기농 야채의 납품량을 조사해 본 결과 8:2의 비율로 일반 야채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납품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되지 않은  반품량은 유기농 야채가 1.5배정도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나마 비교적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유기농 야채는 쌈 종류들이었다. 또한 야채의 종류도 유기농 야채가 훨씬 적어 선택의 폭이 좁았다.

▶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격' 그 다음으로는 '외형'과 '신선도'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유기농 야채를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었다. 유기농 야채는 20%~300% 정도까지 일반 야채에 비해 높은 가격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유기농 야채에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려웠다.
둘째는 상품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외형의 모습이었다. 유기농 야채는 일반 야채에 비하여 외형이 작고 색깔이 선명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재배되는 환경 때문인지 곳곳에 벌레먹은 모습도 보였다.
셋째는 신선도이다. 이러한 유기농 야채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보니 상품의 회전율이 떨어져서 신선도가 좋지 못했다.

유기농 야채코너의 모습 ⓒ 이지원


▶ 유기농 vs 화학농 어떤 차이길래?

유기농 야채는 3년 이상 동안 농약,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키운 채소를 말한다. 반면에 화학농은 재배 과정에서 농약, 화학비료들을 사용하여 길러내는 농법이다.

농약은 독이다. 곤충류, 설치류, 균류, 잡초를 죽이려고 만든 것이다. 하지만 농약으로 사람도 죽일 수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농약 가운데 하나인 유기인제는 원래 나치독일에서 화학무기로 개발 된 것이다. 상대편 병사들과 민간인들을 공격하고자 만든 이 신경가스가 해충을 물리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져 농약으로 쓰이게 됐다.
최근에 나온 과학 증거에 따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의 혈류에 농약 잔류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이런 노출이 빠르면 잉태의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임신한 여성의 양수에서 농약 잔류물이 심심치 않게 검출된다는 점이 가히 충격적이다. 이렇게 몸 안에 남아있는 극소량의 농약이 우리 몸에 장기간 미치는 영향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유해하다고 여겨진다.
화학비료 또한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장기간의 화학비료 사용은 토양 본래의 영양분을 다 사라지게하며, 황폐하게 만든다. 화학비료는 토양 사막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 유기농 야채를 대중화하려면…….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유기농 야채를 찾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번째는 높은 가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유기농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보조금지급 혹은 세금을 낮추는 등 정부적인 차원에서 유기농 식품을 장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유기농 야채는 대다수 서민들의 현실적인 선택이 아닌 그저 있는 자들만의 특권이 될 수도 있다.
두번째는 소비자의 의식 변화이다. 무조건 크고, 색깔이 선명하고 좋아 보이는 물건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유기농 야채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볼품 없으며 때로는 벌레 먹은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선명하고 크고 좋은  야채보다 볼품 없는 유기농 야채가 우리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야채 코너에서 가족들을 위해 장을 보고 있는 당신. 유기농 제품인지 확인하자.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당신이 무심코 고른 야채가 오히려 그들의 건강을 위협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농약과 화학비료의 인체에 미치는 유해함을 알리는 내용은 <유기농 선언(마리아 로데일 지음)>이라는 책의 내용을 상당부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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