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지역이 궁금하다면, ‘광명문화공간1호선’을 타라.

광명문화예술교육센터, 문화공간 재조명하기 ‘광명문화공간1호선’ 프로젝트 진행

검토 완료

강찬호(dmanse)등록 2012.12.31 09:16

광명 목감천정류장에 붙여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들. 평범한 정류장은 시민들의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문화공간1호선은 일상을 뒤집어본다. ⓒ 강찬호


광명문화의집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광명문화예술교육센터(센터장 서두원)는 올해 하반기 광명문화공간 1호선 작업을 진행했다. 일상의 눈으로 봤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은 공간을 재발견하는 작업이었다.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문화적 맥락에서 소통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공간 발견 프로젝트 작업은 자발적인 시민들의 모임임 연구모임 '사이'에서 진행했다. 사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를 문화적 소통, 맥락으로 보고자 하는 의미이다. 회원들은 올해 7곳을 발견해 작업을 진행했다. 공간을 연결하고 소개하는 문화지도(노선도)를 만들어 냈다.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자료이다. 특정 공간에 대해서는 이야기책을 만들었다.
12월17일(목) 저녁 7시 광명동 소재 카페인 '라즈니즈'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회원들이 모여 활동 소감을 나누고,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붉은색과 검은색 옷이나 악세사리를 맞춰 입고 와 송년 파티 분위기를 연출했다. 활동 결과를 나누는 자리이지만, 분위기나 진행은 작은 콘서트처럼 진행했다. 활동 소감을 말하고, 가족이 함께 노래나 춤을 선보였다.
문화공간 1호선을 타고 달려보자. 27번 버스노선은 목감천변을 운행하는 유일한 노선이다. 배차간격도 3,40분이나 돼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 기다림은 짜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짜증 대신 소통의 시간으로, 공간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서로에게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고, 이미 남긴 글들을 읽으며 마을 주민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복지관역은 목감천 정류장으로 재탄생했다. 무심코 지날 수 있는 정류장이 소통의 공간이 됐다.
이곳은 또 어떨까. 철산4동은 어려운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 곳에는 간판이 없는 떡볶이집이 있다. 가격도 처음 그대로 200원이다. 30년째 그 모습, 그대로인 떡볶이 집이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가는 주민들에게 이곳은 사랑방이고 휴식처이다. 인심이 있고, 삶에 대한 철학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간판을 달아 주었고, 30년 떡볶이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철산4동 오르막길에 위치한 떡볶이집. 30년전 가격 그대로이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사랑방이다. 장사가 아닌 인심을 팔고 있는 영자씨. ⓒ 강찬호


서두원 센터장은 "이곳은 귀감이 되는 곳이다. 단순한 공간이 아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지역에서 어찌 살아가야 할지를 말하는 공간이다." 떡볶이 집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한 권의 책 '영숙씨와 떡볶이 사랑방 이야기'로 탄생했다. 인터뷰를 하고 글 작업을 한 황미정씨는 "그곳에 가면 착한가격, 행복한 떡볶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인심 좋은 영숙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연구모임 '사이'의 작업은 이렇게 일상의 공간을 다르게 바라봤다. 철산4동 꼭대기 마을에 자리잡은 어르신들의 모임공간, 하안도서관 옥상, 하안도서관과 시민체육관까이 철망산 자락 길, 시민체육관 모퉁이 어르신들의 모임 정자, 그리고 이날 발표회 겸 송년회를 하는 카페 라즈니즈까지 이어졌다.
어르신들의 모임 공간은 '휴(休)'의 공간이 됐고, 도서관 옥상은 꿈과 이야기가 있는 벽화의 장소로 변했다. 공간을 제안하고, 또 문화적 맥락을 입히는 작업은 전적으로 회원들에 의해 이뤄졌다. 자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접목하기도 했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안도서관 옥상 작업에 참여한 안정미씨는 이 공간에 "소원목(나무) 달기, 하늘이시여 재발(再發)~"이라고 프로젝트를 명명했다. 평범한 공간이 특별한 공간이 되고, 다시 출발하는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곳이 되기를 기대했다. "소원목이 옥상의 난간을 둘러칠 때면 거대한 벽화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민체육관 정자는 어르신들의 놀이터라는 개념을 살려 '청춘 놀이터'로 이름을 붙이고 문패를 달았다. 한기를 막기 위해 방석도 마련했다. "드디어 우리들에게도 문패가 생겼구먼~" 어르신들은 마냥 좋아했다.
이상린씨는 "지역과 소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할아버지 모임공간의 예가 그렇다. 구석진 곳에서 관계가 만들어 지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림초 교사인 장지현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해서 만들어 가는 학교 현장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무엇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두원 센터장은 "내년도에도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문화공간 2호선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광명시의 공간을 새롭게 발견하고 소통을 만들어 가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자발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진행한 문화공간 프로젝트는 일상 속에서 문화 찾기 작업이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2차례 특강을 들었다. '일상에서 예술은 무엇인가. 그 안에서 우리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갖고 새로운 작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한 길잡이였다. 올해 4개월여 작업은 이날 발표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벌써부터 내년 2호선이 궁금해졌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광명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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