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의 야당

민주당은 유권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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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후(mhinucorea)등록 2012.11.30 11:23
민주당은 47% 이상 찍을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을 이기려면 무조건 47% 이상이 나와줘야 한다. (cf. 2002이회창 47%, 2007이명박 49%, 2010오세훈 47%, 2011나경원 47%) 그 어떤 정치인도, 이슈도, <47% 민주당>이라는 바운더리(boundary)에 갇혀버린다. 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불신의 깊이가 사뭇 깊다.

지난 10년간 민주당은 뚝심 있게 국민을 바라보고 10년,20년 내다보는게 아니라 그 때 그 때 인기와 영합하며 연명해왔다. 

10년전,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선택했지만 그들은 실패했고, 그 당시 집권당은 '참회'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정동영을 위시한 정치인들은 무책임하게 당을 깨고  '우리는 노무현과 관계가 없다'며 새로운 당을 만들고, 다시 지역주의에 기대 정치공학적으로 선거를 이길 궁리만 했다. 결과? 이명박에게 25%차이로 대패했다. 이회창 득표에 전국투표율까지 생각하면 주변에 '정동영 찍었다' 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정도였다.

그 후 민주당은 그것이 이러한 무책임한 '중앙정치'의 잘못임을 깨닫지 못하고, '이명박표 실용주의'에 진 것이라고 착각했다. 2008년 총선 역시 완패하자, 민주당은 소위 '뉴 민주당 플랜'이라는 희한한 것을 들고 나와 <우리는 더 이상 진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영춘 임종인 같은 강단 있는 정치인들은 일찍이 탈당을 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경기도 교육감 김상곤의 '무상급식'을 필두로 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요구가 국민들 사이에서 폭발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민주당은 '뉴 민주당 플랜'을 포기하고, 다시 복지를 강령과 정책에 끼워넣는다.

그리고 노무현이 온갖 능욕을 당하며 자살하기까지 방관자 역할을 멋지고 충실하게 수행했던 그들은, 대통령이 자살하고 500만 국민들이 추모행렬을 잇자, 언제 그랬냐는듯 이광재,안희정,한명숙,유시민 같은 사람들을 단체장 선거에 총 출동시킨다. 서울시민들과 경기도민들은 이런데 진저리가 나서 오세훈,김문수를 선택한다.

2012년, 친노로 새롭게 진용을 구축한 민주당은 지난 10년간 저지른 잘못의 최대정점을 찍는다. 치어리더와 플레이어도 구분 못하고 그들은 <나는꼼수다> 맴버를 후보로 내는 촌극을 벌인다. 이미 박원순-나경원 서울시장 선거에서 생명력이 끝나버린 반MB 프레임에 집착해, 희망버스와 강정마을, 한미FTA가 인기 모는 이슈라고 착각한 나머지 정치적 확장력을 마이너스(-)로 만든다. 한편 인기에 영합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은 지키고, 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87년 전대협의 상징인 임종석과 임수경을 공천하는 한편, 친노 정치인들 공천에 집중하느라 개혁공천에 완전히 실패한다. (구색맞추기를 위해 시민단체 사람들에게는 몇 자리 나눠주긴 한다) 그리고 그들은 건국이래 두번째로 진보개혁세력으로는 150석 이상 얻을 수 있었던 하늘이 주었던 기회를 차버린다.

국민의 관심이 싸늘히 식자, 그들은 다시금 정치공학 계산에 나선다. 20만 미권스(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회원의 전폭적 지지 속에 친노 수장인 이해찬이 대표를 맡고 1월 지지율 45%까지 찍은 '손학규식 통합'에 적극 반대한 호남의 맹주 박지원이 원내대표를 맡는다. 그리고 그들은 서서히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치밀한 밑그림을 그린다.

안철수가 사퇴하든 말든 그건 사실 중요한게 아니었다. 민주당이 안철수를 보고 '변하길' 원했다. 10년간 저지른 이런 일들 대신, 국민을 바라보며 뚝심있게 나아가길 원했다. 선택을 받았는데 실패했다면, 당당하게 심판 받고 후일을 도모하길 원했지만, 비겁하게 도망다녔던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안철수와의 단일화에서도 결국 민주당은 야합과 정치공학으로 국민을 속이려고 했다.

대선 보다는 대선 이후가 더 문제다. 민주당. 지면 어떻게 할까? 다시 정치공학과 야합으로 2014년 지방선거를 준비할까? 이기면 어떻게 할까? 새누리 153석인 국회를 상대로 어떻게 법안통과를 시켜서 개혁과제를 밀어붙일까? 그 정부의 모토는 뭔가? 그 정부가 실패했을 때는 2016년 총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이며, 그 정부가 성공했을 때는 누구를,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후계자로 만들 것인가?

이런 걸 생각하면 솔직히 암울하다.

지나친 비판이라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안철수 사퇴 후 6일간 굉장히 많은 '부동층' 20대와 나눈 대화의 결과물이다. 민주당, 마지못해 찍는 정당이다. 오합지졸 열린우리당과 구태 정통민주당이 혼합돼서 짬뽕이 되어버린 세력이다. 속는걸 알면서, 구리다는걸 알면서, 싫다는걸 알면서 '한나라당 싫으니까' 찍는 정당이다. 이런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안철수가 이런 이야기들을 '돌려가며' 말하니, 민주당은 '정당정치를 경멸한다', '정치를 모른다'라며 응수했다. 애초 인식 자체가 너무 달랐다. 이런 민주당을 안철수 보고 무조건 도우라고만 한다면,,,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일지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대선승리? 당장 대선 승리하면 세상이 갑자기 천국이 되나? 민주당에게는 천국이겠지만, 정말 국민들에게도 좋은건가? 정말?

정당이라면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줄 알아야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희도 저런 정치인처럼 멋있게 자라다오' 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그런 세력인가? 맞다고 할 수 있는가? 정말 그럴 수 있는가?

그렇다면 박근혜를 뽑자고? 라는 반론은 정당하지 않다. 북한 싫으면 박정희에 승복하라는 독재세력과 다를 바가 없는 논리이니. 난 문재인을 찍는다.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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