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격차 비교 서울대 진학률로 정확히 측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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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연(history7)등록 2012.11.05 15:07
  가끔 볼 수 있는 뉴스 중에 하나가 지역별 서울대 진학률이다. 이는 예를 들어서 서울시 각 자치구별 학력 격차를 비교하기 위해서 자치구별로 서울대 진학률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오늘도 연합뉴스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 보고를 바탕으로 "'서울대 진학률' 강남구가 금천·구로구의 9.6배"라는 기사가 보도 되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대만의 단순 비교는 우리 사회 지역별 학력 격차 측정에 유용한 방식이었다. 사실상 전국 등수대로 서울대에 들어가고 그 다음 등수부터 연고대에 가는 것이 자연스럽던 시절이었으니까. 하지만 IMF 이후에 이와 같은 경향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간단한 예가 의대 진학이다.

예전에는 서울대 의대에 진학을 못하면 서울대 이공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의 현실은 최소한 수도권 의대를 다 채우고 그 다음에 서울대 이공대에 진학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문과도 서울대 순수학문쪽 보다 취업에 사립대 유리한 상경계열이 소위 말하는 컷트라인이 높은 경우도 많다. 즉 이제는 서울대 진학률만 가지고는 정확한 평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의대 진학의 문제이다. 사실 노무현 정권에서 의학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대세로 되었다가 몇년 있으면 몇몇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하면 다시 예전처럼 대학교 1학년 신입생을 뽑는 방식으로 대부분 환원된다.

문제는 이과의 최상위권들은 서울대보다도 의대를 선택하는데(물론 서울대 의대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의대의 경우에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다른 전공보다 등록금도 훨씬 비싸다. 이 때문에 이제는 이과의 경우는 서울대 진학률 보다는 최소한 수도권 의대 진학률이 학력 격차 측정에 보다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문과의 경우는 아직도 상대적으로 서울대 진학률이 유용한 지표이기는 하지만 보다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서울대 진학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확실하게 뿌리 잡은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라 불리는 명문대 진학률 등 보다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여기에 보조적으로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자 분석까지 더해지면 보다 정확한 분석이 될 수 있다.

특히나 전문대학원들은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후행 지표적인 성격도 가진다. 즉 지금의 입학 결과가 대학을 거치면서 최소 4-5년 후에 어떤 변화를 겪는지 간접적인 분석이 가능해 진다.(주의할 점은 모든 전문대학원 입학생이 4,5년 전 고교 졸업자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비율은 소수이고 실제로는 남학생들의 군복무 등으로 인하여 7,8년 전 고교 졸업자들일 확률이 높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확한 현재 판단이 중요하다. 서울대 진학률로만 비교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변화된 시대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라 보기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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