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짚어본 중국내 한류의 현주소

강남스타일 중국반응이 남긴 숙제

검토 완료

최혜빈(knifebox)등록 2012.10.06 14:57
올 여름 전세계를 휩쓴 무더위에 '문화 에어컨'으로 시원히 식혀준 싸이의 강남 스타일, 정작 한류열풍의 발원지이자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싸늘한게 불편한 진실이다.


한류의 갑작스런 '엽기화'에 대한 난감 표시인가?
10월 4일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우며 강남스타일 열기를 또 하번 절정으로 이끌었다.  필자는 빌보드 2위 톱스타 싸이의 중국 반응에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중국 대형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를 수색하는 한편 중국 현지에 사는 지인들에게 <강남스타일>의 현지 반응에 대해 문의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결과는 역시 대실망이었다. 싸이에 대해 보도하는 언론은 부지기수였지만  대부분은  기사를 위한 기사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객관적 보도에 불과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 기사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10개중 8개는  싸이의 글로벌 흥행에 대해, 가볍게는 야유와 비웃음을 표시했고 좀더 심각한 경우 한국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를 표시하는 네티즌들이 다수였다.

특히 필자의 오랜 지인이자 상하이에 거주하는 20대 도시 직장인인 한 친구는 강남스타일의 현지 반응을 묻는 질문에 "한번인가 들어본거 같다"라고 대답해 대화의 불씨를 꺼버렸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은 크게 호응했으나 중국의 문화인구 대비,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흥행에 대비하면 중국에서의 반응의 새발의 피 수준에 불과한 것은 확실하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선남선녀 아이돌 가수들과 '화려한' 막장드라마로 중국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빌보드차트같은 글로벌 장벽을 넘지 못했던 한국 대중문화가  마냥 엽기행각으로만 느껴지는 말춤이 세계를 정복하자 질투심을 분출하는 중국인들의 한류觀을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히 한류의 갑작스런 엽기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국인들의 가벼운 반응이 결코 아니다. 중국인들은 언제부턴가 문화적 정체성 전달이 뚜렷하지 못하고 서구와 동양의 현대문화를 질서없이 버무려 놓은 한류의 거품에 야유와 함께 배척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뉴스 커뮤니티 넷이즈닷컴에 올라온 강남스타일 반응 댓글 "입맛 떨어지는 뱃살에 한숨만" "할짓이 어지간히도 없나보네" "한국인들의 외모는 싸이와 박지성으로 대표된다."등 ⓒ 최혜빈


레이디 가가는 신, 싸이는 엽기아저씨?
한국인들조차 그렇게 판단하듯,중국에서도 한국 드라마는 3분의1만 보아도 결말이 뻔하다는 인식과 설사 반전이 있더라도 막장으로 치닫는 비현실적 졸작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또한 아이돌 가수는 화려한 상품화로 청소년들을 현혹하는 문화상품에 불과하다것이 보편적 시각일뿐,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콘텐츠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문명권에 있으나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국가들 사이에는 궁극적으로 화해할 수 없는 모순이 동반한다. 중국은 중화문명(황하문명)이 동아시아 문명의 구심축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한반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몽고 등) 문명에 대해서는 항상 회의적으로 설명하며, 어떻게든 중화의 역사와 문명의 파생물로 왜곡하려 한다. 그들은 레이디 가가의 온갖 비상식적인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정체정이 명확한 문화 아이콘이라고 숭배하나,  싸이의 '가장 한국적인 놀이 문화'에 대해서는 한낱 보잘것 없는 엽기행각이라고 판단한다.

이처럼 중국은 동질성이 전혀 없는 서구문화에 대해서는 우월,혹은 열등의식 같은 심리장벽이 없이 받아들이거나 맹목적인 숭배한다.반대로 어느정도 동질성을 공유하는 한반도에 대해서는 사실 이상의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어떻게든 주도권을 행사하려고 한다.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에서의 싸이 키워드 인기지수 바이두 일간검색횟수50억회.강남스타일은 고작 3,5000회. ⓒ 최혜빈




우리는 싸이를 응원해야 하고, 싸이는 꿋꿋해야 한다.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오늘날, 중국인들의 민족 자긍심은 일본의 국가적 에고이즘(자국중심주의)에 못지 않은 독단성과 우월감에 젖어있다.
오랜 역사를 돌이켜 볼때 그들에게는 자부할만한 밑천이 있는 건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이 자신만 구심축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싸이와 같은 아티스트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우리는 싸이와 같이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티스트를 응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영웅-'새'아저씨는  대륙의 야유에 꿋꿋이 버티며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로 작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는 한국인의 도덕과 인성적 미를 보여줄 수도 있다. 이러한 미로 한국만의 문화적 이미지를 수립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의 한류 콘텐츠에 대해서도 상품이 아닌 작품을 제공하는 마인드로 중국시장에 접근해야한다. 싸이는 글로벌 마케팅에 달러 한장 들이지 않고 전세계를 정복한 아티스이다. 이러한 싸이를 두고 한낮 수입과 지출 계산에만 바빴던 기존의  '한류 수출업자'들은 반성하고 심사숙고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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