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관학교 동아방송예술대에는 싱싱한 활어들이 뜁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 방송통신과 ‘마을홍보쟁이’팀 인터뷰

검토 완료

황윤희(jajaknamu)등록 2012.09.21 17:54
■ 전문대학 대표브랜드 동아방송예술대의 파죽지세 성장
국내 유일의 방송, 영상, 예술분야 특성화대학이 경기도 안성에 있다. 개교 15주년을 맞고 있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동아방송예술대의 성장이 유독 눈에 두드러지는 까닭은 국내 최고 수준의 방송교육시설을 갖추고 문화콘텐츠산업 최일선에 무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퇴출대학, 부실대학이 가려지고 있는 이즈음 동아방송예술대는 2010년 전 학과가 2년제에서 3년제로 개편되었다. 또 교과부 주관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 대학, 평생교육활성화 지원 대학, 전문대학 대표브랜드 지원 대학으로 선정되며 파죽지세로 달려가고 있다. 죽순처럼 쑥쑥 자라는 동아방송예술대의 속살을 살펴보기 위해 학생들을 만났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창조캠퍼스 사업에 선정된 후, 자발적인 활동으로 작은 이정표를 세운 '마을홍보쟁이'팀이다.

■ 청년실업 문제되는 가운데 세운 작은 이정표
고용노동부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직', 즉 새로운 직업창조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고, 여기에 동아방송예술대 12개팀이 선정돼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24개 대학교가 함께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방송통신과 7명이 참여하고 있는 '마을홍보쟁이'팀이다.
7명의 학생은 맨 처음의 아이디어를 고치고 바꾸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마을홍보쟁이'란 것을 만들어냈다. 마을홍보쟁이란, 말 그대로 마을을 홍보하는 일꾼이란 뜻이다. 그런데 유명한 곳이나 소비적인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조명을 받지 못한 곳, 잘 알려지지 않은 마을,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삶의 공간을 소개한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이들 팀의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철학이 숨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크고 화려한 것만 좇는 오늘 주류사회의 흐름에 반하는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마을홍보쟁이는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 문화적 가치를 지닌 마을들을 '발굴'해, '영상'이라는 미디어의 특색을 활용하여 홍보하고, 이를 통해 마을의 가치를 올리고 공동체를 복원하고 더불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의뢰를 받아 홍보물을 만드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 역으로 사전조사를 통해 마을에 홍보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마을 컨설팅의 역할도 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취지하에 지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마을홍보쟁이'팀은 가을이 오기도 전 풍성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수원시의 의뢰를 받아 수원의 사회,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공간과 마을을 40분 영상물로 담아낸 것.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에는 못골시장, 지동 벽화마을, 공방거리, 칠보마을 등이 담겨 있다. 음악과 내레이션, 생동감 있고 감각적인 영상물을 보는데, '아, 수원에 가면 저기를 돌아보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홍보효과 만점이었다. 학생들의 시선에 담긴 새롭고도 신선한 세상이 거기 있었으며,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소재들이 기존의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감수성을 전하고 있었다. 영상을 보고 있으니 수원시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게 바뀌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영상은 수원시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원의 인터넷방송과 언론에 소개되었고, 수원시는 내년 상반기의 제작물도 이 팀에게 의뢰할 예정이라고 한다. 예상 밖의 높은 수준의 결과물에 연말에는 수원시에서 표창계획도 있다고 했다. 아직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이룬 성과로는 놀랄만한 성과다.
이 일은 학점이나 학과공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팀원들은 지난 4월부터 일주일 평균 세 차례 회의를 거치며 지금껏 자발적인 노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왔다. 이창규(3년) 학생은 한 달 동안 집에 들어간 게 4번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서 너 밖에 살림 차렸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 물으니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처음엔 많이 헤맸습니다. 팀원들끼리 의견충돌도 있었고요. 하지만 진행하면서 배우는 게 많았어요. 우선 사람을 만나는 법을 배웠다는 생각입니다." 창규 학생의 말이다. 즉 촬영을 해나가면서 시장상인들을 만나 그들의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또 지자체와 협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이를 넘어선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더불어 팀원들과 이전에는 그저 선후배 사이였다면 이제는 친형제처럼 가까워졌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는 법을 배웠다면 아마도 그건 배움 중에 가장 큰 배움을 얻은 게 아닐까? 팀원들은 하지 않아도 그만인 활동을 스스로 창의적으로 해내면서 가장 값진 배움을 얻었다. 또 책임감도 배웠다고 했다. "처음으로 타인이 믿고 맡기는 일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느껴지는 무게감이 달랐어요. 그 분들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아야겠다 생각하니 밤샘도 그냥 했고요." 장연환(3년) 학생의 말이다.
'마을홍보쟁이'팀은 이후, 우리지역 안성의 숨은 마을을 발굴하는 영상도 제작할 계획이다. 안성시가 뜻을 같이하고 학생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 함께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으면 싶었다.

■ 마을홍보쟁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발성이 만들어낸 열매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창규 학생이 "의자가 적은 학교"라고 말한다. 선문답 같은 그 이야기는 실전과 경험이 최우선인 학교라는 뜻이었다. 직접 뛰고 만들고 경험을 쌓느라 의자에 앉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HD스튜디오, 중계차, 영화촬영소 등 시설과 영상기자재에 있어서 전국 최고입니다. 우리는 우리학교를 방송사관학교라고 불러요. 학교가 학생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마련해준다는 생각입니다." 두 눈에 열정이 가득한 창규 학생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학생으로서 얻을 게 많은 학교라고 생각해요. 특히 동아방송예술대는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세심히 배려합니다. 취업을 위해서 취업캠프도 열어 자기소개서 쓰는 법, 면접기술 교육도 해주고 실제 종사자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어 적합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연환 학생이 말했다.
동아방송예술대의 교수진들은 대다수가 방송예술계 현직에 종사했던 이들이다. PD, 영화배우 등 실제 방송예술 종사자였던 그들은 학생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전수하고, 또 화려한 인맥을 덤으로 얹어 그들의 사회진출을 돕는다. 당장 유명한 배우 이범수, 박해미, 송옥숙 씨가 교수진으로 있다. 또 동아방송예술대가 배출한 유명인사도 많다. 아는 이름들이 줄줄줄 흘러나온다. 개그맨 박성광,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박영진, 노우진, 김경진이 그렇고, 가수 비스트의 양요석, 2PM의 준수, 2AM의 창민, 빅마마, MC몽 등이 그렇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학생들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다. 한번은 교내 행사가 열렸는데 학생들이 준비한 사전공연의 파워풀한 에너지에 놀랐고, 과별소개가 진행될 때의 그 자발적 환호성에 놀랐다. 학생들의 본교에 대한 자부심과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베어 나오는 풍경이었다. 배움이 실전을 위주로 하고 학생들 사이의 공동작업의 연속이니 타 학교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즉 학생들은 개인의 고독한 취업준비보다는 함께 더불어 일을 추진하고 함께 더불어 배우는 일에 능통하다. 또 저마다 개성이 철철 넘친다. 창의성과 자발성을 가장 중심에 둔 배움의 과정이 싱싱한 활어 같은 학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학생들이 얻어갈 것이 많은 학교
학교 홈페이지 최원석 이사장의 인사말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부모님들에게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등록금이 아깝지 않는 대학, 학생들에겐 떠나는 것이 섭섭한 대학, 속을 보면 더욱 알찬 대학, 인재 양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학으로 발돋움해 나가겠다'는 내용. 왠지 인사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정말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비싼 등록금을 받고 졸업장 한 장 달랑 내주는 그러한 대학교가 아니라 오늘의 젊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줄 수 있는 학교였으면 좋겠다. 방송예술 특성화대학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동아방송예술대가 우리 대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19일자 안성신문에 실렸습니다. 안성신문 기사는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게재를 희망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19일자 안성신문에 실렸습니다. 안성신문 기사는 포털에서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게재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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