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함께 3편의 드라마를 보내며...

검토 완료

박성연(history7)등록 2012.08.22 18:30
 지난주에는 시청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던 3편의 드라마다 한꺼번에 종영을 했다. 수목의 '유령', 토일의 '신사의 품격', 일요일의 '신의 퀴즈 시즌3', 수목의 '로맨스가 필요해 2012'다. 사실 이 드라마들이 한꺼번에 종영을 인도했던 것은 아니다. '유령'과 '신사의 품격'은 올림픽으로 결방된 덕분에 3편의 드라마들이 한꺼번에 종영한 것이다.

시즌3의 진화? 퇴보? '신의 퀴즈 시즌3'

'신의 퀴즈'는 벌써 시즌3까지 나온 명품 드라마이다. 케이블이지만 적지 않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기존의 '한강커플'을 빼고 배태식(인내상 분) 형사를 투입하므로써 로맨스는 다 빼고, 오직 수사물이라는 본연의 목적에만 충실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와 같은 시도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인내상의 호연은 '신의 퀴즈'가 보다 전문영역 드라마도 진화하는데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한강커플'의 배제는 드라마가 오직 수사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회가 반복 할수록 주인공인 한진우의 추리 외에는 흥미를 끌 요소를 담지 못했다. 주인공인 한진우의 로맨스가 없다면 가볍게 김성도-유소이 라인의 로맨스를 가미했다면 좋았을 것 같았으나 이 라인 역시 시즌3 초반에 이루어지는 듯하다. 별다른 진전을 맺지 못했다.
보다 안타까웠던 점은 '신의 퀴즈'의 특징인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사건이 이번 시즌에는 너무나 빈약했다는 점이다. 사실 시즌 중반까지 한진우의 악한 자아가 계속해서 언급됨으로써 그 어떤 시즌보다도 흥미로운 큰 줄거리가 공개될 줄 알았지만, 실제 공개된 큰 줄거리는 마치 급하게 시즌을 마무리 지은 느낌이었다. 유일한 반전은 팬텀이 실제로는 한진우의 악한 자아였다는 점이었다. 이 지점에서 출발해서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될 여지가 많았지만 좋은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이전 시즌의 정하윤을 뛰어넘는데 실패했다고 보인다.
이번 시즌3의 결론은 다소 의외이다. 한경희가 등장한 가운데 쓰러진 한진우는 보기에 따라서 '신의 퀴즈'가 완전히 끝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고, 오히려 한경희가 등장하는 새로운 시즌의 복선으로 볼 여지도 있다.(시즌3 마지막에 배태식은 대구로 발령이 남으로써 시즌4가 되더라도 일단 배태식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에 못다한 한진우의 악한 자아의 제대로된 이야기 전개가 시즌4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엄청난 출발, 아쉬운 결론 '유령'

'유령'은 '싸인'의 김은희 작가의 후속편이다. 시작은 굉장했다. 전작인 '싸인'이 그랬던 것 처럼 사이버 범죄라는 생소한 소재를 흥미롭게 그려냄으로써 역시 김은희 작가는 전문 영역 드라마의 귀재임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하지만 초반에 박기영과 엄기준의 대결이라는 큰 줄거리에서 벗어나 유강미의 학창 시절과 같은 잔가지들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함으로써 정작 중심이 되어야 할 박기영과 엄기준이 대결은 초반의 기대와는 달리 너무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다. 이는 아마도 연기력 논란에 휩씨인 이연희 때문에 초반 의도는 유강미의 캐릭터를 정확히 설명하고 박기영-유강미의 로맨스가 가미된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려는 초기 의도가 유강미의 비중을 낮춤으로써 생긴 부작용이 아닌가 싶기는 하다.(물론 그 결과 '미친소'라는 걸출한 캐릭터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그러나 이와 같은 논란을 감안해도 짧은 미니시리지에서 나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것은 끝내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인기 드라마의 연장을 환영하지는 않지만 '유령'의 경우에 있어서는 오히려 연장을 하는 것이 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지 않았을까 싶다.(예상외의 올림픽이라는 변수도 있었기에 연장을 했어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보다 아쉽다.)
급하게 끝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구체적인 상황을 보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다. 예를 들면 김우진의 아들의 존재는 김우진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미스테리 못지 않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사실 김우진의 아버지인 김남준에 대한 이야기도 결국 신국장의 행위임이 밣혀 졌지만 뭔가 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김우진과 유강미의 이야기도 더 있을 것 같은데 별다른 설명이 없이 끝났다.
설명된 이야기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악연이 될 수도 있었던 엄기준은 아버진 생전의 순진한 캐릭터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극적으로 변화 되었다는 설정이 다소 설득력이 부족했고, 결말 역시 그렇게 악한 캐릭터가 죄책감으로 자살한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40대의 로맨스 끝은 달콤한 걸로. '신사의 품격'

장동건의 브라운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사의 품격' 거기에 작가가 '시크릿가든'의 김은숙이라면 대중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찌를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초반의 '신사의 품격'은 대중들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기는 힘들었다. 사실 처음 시도하는 장동건의 로맨트 코미디는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고, 40대 초반 남성이라는 설정 역시 기존 드라마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너무나 생소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하면서 점점 낯선 설정에 적응해 가면서 신사의 품격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신사의 품격'의 성공은 우선 4명의 남자 주인공들의 호연에서 찾을 수 있다. 초반 장동건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나머지 3명의 주인공인 김수로, 이정록, 김민종은 실제 캐릭터인지 극중 캐릭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딱 맞는 옷이었다. 이는 결국 대중들에게 장동건의 어색함에 적응할 시간을 주었다. 오히려 '신사의 품격'은 김도진-서이수 라인만 고집한 것이 아니라 임태산-홍세라, 이정록-박민숙, 최윤-임메아리라는 다른 커플들을 산만하지 않게 잘 조화 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여성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골라 먹는 재미가 생겼다고 할까.
또한 각 회를 시작하며 들어가는 에필로그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40대 설정이라는 장점을 이용해서 마지막 승부나 모래시계와 같은 옛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최윤의 과거를 등장 시켜서 본편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설명하기도 하고,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남자들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아쉬운 점은 남자들이 주인공이지만 너무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판타지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4명의 남자 주인공들은 어쩌면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상적인 40대 초반의 남자상이다. 과연 현실에 있을까? 유일한 예외라면 이정록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판타지이지만 도중 도중 나타나는 김은숙 작가의 사회에 대한 메시지이다. 서이수가 말썽꾸러기 제자가 아르바이트에서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하자 정확한 노동법 기준을 제시하며 따지는 장면이나 마지막 회에서 이정록과 박민숙의 엔딩은 박민숙의 임신일거라고 예상한 시청자들에게 제3세계 아이들에 대한 후원으로 마무리한 것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물론 예상외의 홍세라의 임신이 있기는 했지만) 
  
극 후반 전국을 강타한 무더워와 올림픽 열풍과 함께한 3편의 드라마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꺼번에 우리 곁을 떠나갔다. 3편의 드라마를 사랑했던 입장에서는 이제 당장 이번주 부터 올핌픽이 끝난 후유증까지 겹쳐져서 공황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또 다른 우리의 낙을 기다리며 이 여름의 마지막을 보내고자 한다.

보태기

3편에 이름을 넣지는 않았지만, 지난 주에 '로맨스가 필요해 2012'도 함께 종영하였다. 이 드라마는 30대 초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판타지 보다는 30대 초반 여성들의 솔직한 사랑관이 돋보이는 드라마였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던 윤석현의 속사정이 밝혀지면서 너무나 헌신적인었던 김지훈과의 사이에서 주열매는 누구를 선택할지 너무나 궁금한 드라마였다. 드라마를 보면서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딜레마에 빠지게한 흔하지 않은 경우였다. 개인적으로 김지훈은 너무 여성적 판타지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지만. 하지만 판타지가 없는 드라마 역시 있을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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