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 꺾고 철사줄 동여매는 일본식은 분재가 아니야"

한국적인 분재의 표본 찾기에 힘쓴 고 최병철 박사

검토 완료

강상헌(lighthouse)등록 2012.08.10 21:27

고 최병철 박사 그는 일본식 분재의 극단적인 기교를 미워하고 자연스러운 '우리의 분재' 표본을 찾고자 노력한 사람이었다. ⓒ 강상헌


9일 작고한 분재(盆栽) 전문가 고 최병철 박사(효림식물연구원 원장)는 일본풍 일색인 분재계에서 우리 분재의 전통을 찾고자 노력한 이로 꼽힌다.

분재 연구로 건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세계적인 추세로 굳어진 일본 분재의 자연의 축소를 위한 극도의 기교를 배격하고 과거 우리 선비들의 취향이었던 나무의 본디를 중시하는 인문목(人文木)의 기풍을 연구하고 교육해왔다.

줄기를 왜곡하고 잔가지의 끝부분까지 철사를 동여매는 등으로 인위적인 형상을 짓는 데 치중하는 일본 분재의 모방과 기괴함만을 강조하는 상업적인 경향에 반성의 계기를 제공해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조선시대의 식물재배에 관한 서적인 '양화소록'등의 기록과 나무와 관련한 문인들의 풍류를 되살려 우리 분재의 운치와 기품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일본 분재에 매몰되다시피 한 우리 정원의 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건국대 신구대 등의 겸임교수로, 동아문화센터 전문강사로 후진 양성에 힘써온 그는 지난해 자신이 오래 가꿔온 분재 작품 70여 종 200점을 전남 신안군에 아무 대가 없이 기증했다. 평가액이 30억 원에 달하는 이 작품들은 신안군 압해도 천사섬의 '최병철 분재 기념관'에 고스란히 옮겨졌다. 신안군은 그를 명예군민으로 삼아 고마움을 표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의 자연(www.citinature.com)에도 실렸습니다. 필지는 시민의 자연 발행인이며 서울도시농업전문가협의회의 고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민의 자연(www.citinature.com)에도 실렸습니다. 필지는 시민의 자연 발행인이며 서울도시농업전문가협의회의 고문입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