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자도 양평군 행정에 화가 치민다.

검토 완료

서동일(8dangnews)등록 2012.07.29 17:00

지난 5월 양평읍 생활쓰레기 수거 위탁업체의 폐업신고와 함께 해고된 환경미화원들이 양평군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월드DJ페스티벌이 열리는 행사장 진입로에 상복차림으로 앉아서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 서동일


양평읍 청소업무가 위탁에서 직영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지난 5월 29일 김선교 양평군수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파업중인 양평읍 환경미화원들과의 면담자리에서, 4명의 고문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기본권과 평등권에 저해된다며 고용승계가 법적으로 문제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김 군수는 만약에 "고용승계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법률적 근거를 가져오면 고용승계하겠다"고 약속한 바도 있다.

그래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노동위원회(위원장 권영국)는 지난 6월 8일 파업중인 양평읍 환경미화원들의 직접고용에 관한 법률적 검토 의견서를 양평군청에 제출했고 지난 6월 25일에는 민변 변호사들이 직접 양평군청을 찾아 군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양평군청은 셔터문을 내리며 이들의 청사출입을 막았고 이에 권영국 변호사는 "21세기에 마치 조선시대를 찾은 느낌"이라며 "양평군 먹통행정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이번 양평환경미화원 파업사태에 대응하는 양평군의 태도를 지켜본 기자도 마치 봉건사회와 맞닥뜨린 느낌이며 군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일련의 언행과 처사들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어제(27일)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상무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6~70여명이 8명 환경미화원들의 조속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군청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지난 9일 김선교 양평군수가 환경미화원들과의 면담에서 약속한 8명 추가채용 검토에 대한 결과가 3주 가까이 나오지 않자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루어진 것이다.

기자는 집회를 지켜 본 양평군 관계자들(부군수, 총무과장, 환경관리과장 등)에게 "지난 번 환경미화원들과의 면담에서 군수님이 조속히 8명에 대한 추가채용가능 여부를 검토해보라 지시했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들은 한결같이 "모르겠다", "드릴 말씀이 없다"로 일관했고, 심지어는 "채용이 다 끝났는데 무슨 추가채용이냐", "미화원들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더 이상 해결책은 없다."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어제뿐 아니라 이들은 지금껏 늘 이런 식이었다. 지역언론사 기자가 군민을 대표해서 진행상황을 묻는데도 "아직 검토중이다",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 소관이 아니니 다른 부서에 물어봐라",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답변뿐이었다. 무슨 내용으로 뭐가 어떻게 검토되고 있는지 일절 설명이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양평군 행정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파업사태 초기인 5월 7일 환경미화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 일로 먹고사는 가족을 생각해야지"라며 인사팀장, 환경관리과장, 부군수 등 관계부서 책임자들을 불러 "타 시군사례 파악하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게끔 준비해오면 고문변호사에게 자문 얻어 군수재량권으로 고용승계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양평군은 계속해서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해오다가 5월 23일에 아무런 사전 언급없이 일방적으로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공개채용에 응하지 않은 8명 미화원들의 노숙농성이 계속되자 7월 9일 김선교 양평군수는 환경미화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양평군에 환경미화원이 더 필요한지를 진단해서 정말 필요하다고 하면 절차에 따라 공개채용 공고를 내고 그 때 응시하면 경력 우대해서 가점을 드리겠다."고 또 한 차례 약속하며 "환경관리과장과 총무과장은 같이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양평군은 언제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하는 기약도 없이 "검토중"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또 3주가 흘러갔고, 기다리다 지친 미화원들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어제 항의집회를 했다.

행정의 기본은 신뢰다. 절차에 따라 약속한 바를 실천하는 것이다. 양평군은 번번이 본인들 스스로 약속한 바를 실천하지 않아 이제 군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사유도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 양평군 행정을 기자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팔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팔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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