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지는 말아주시길...

통합진보당 의원 총회 김재연, 이석기 제명 부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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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진(andyjoy)등록 2012.07.27 10:46
통합진보당 의원총회에서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의 제명 표결에서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이 살아남았다. 비례대표 4번 김제남 의원이 무효표를 행사한 결과라고 한다. '비례대표의원 제명'처럼 중요한 일을 왜 고작 13명밖에 되지 않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앞으로 통합진보당의 운명은 어찌 되는지, 원내대표단 사퇴했으니 이제 구당권파가 원내집행부를 맡는 것인지, 복잡한 일들이 많겠지만 별로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 19대 국회는 이미 시작되었고 사실상 대선정국에서 통합진보당의 지분 따위에는 세상도 별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데 의원총회 투표 직후 언론에 알려진 대로 김재연 의원은 "당이 지금까지의 상처를 딛고 통합과 단결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고 답했고, 이석기 의원은 "진실이 승리하고 진보가 승리했다,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것"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 두 의원이 의원직 자진사퇴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 것이 전제된다는 차원에서, 통합진보당의 당원이라는 먼지 같은 권한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 싶다.

김재연 의원은 사실 청년비례대표이기에 일반 비례대표 경선으로 당선된 다른 후보와는 그 결이 조금 다르고, 청년비례대표 경선에서도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은 언론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는데다가, 표 차이가 워낙 커서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억울함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정파적으로 둘의 관계는 알수 없지만, 이석기 의원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 김재연 의원의 처지에서는 나름 속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김재연 의원은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도 나름 현장을 찾는 국회의원으로 보이고자 애쓰고 노력했다. 집회에 나와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끝까지 앉아 있거나 권력과 자본의 피해자들 곁에 서서 그들의 손을 잡는 척을 하는 모습도 몇 번 보였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현장을 찾으면서 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쇼'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그럼에도 향후 얼마 동안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비난을 받겠지만, 그래도 겸손하고 뻔뻔하게 감수하면서 어디 한번 버텨보라. 우리가 수년이 지난 후에야 정동영 전 의원을 향해 "'쇼'라도 저 정도 했으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쇼'라도 한결같이 한다면 진심이 되는 거다, '쇼'에도 격이 있고 급이 있다"고 하며 그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게 된 것처럼, 김재연 의원에게도 혹시 그런 기회가 올지도 모르니 시간과 에너지를 진심으로 쏟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정도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응원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석기 의원은 제발 자신이 의원직을 겨우겨우 유지하게 된 상황을 '진보의 승리' 따위로 격상시키는 발언을 삼가기 바란다. 또, 당원들의 이름을 팔아 자신과 자신이 몸담았던 정파가 저지른 치명적인 잘못들에 대해 면죄부를 애걸하지 말기 바란다. 그리고 당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등의 위험한 발상은 영원히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의원직 유지가 목표였다면 제발 그냥 새누리당 150명 의원 중 임기가 끝나도 이름조차 귀에 낯선 100여 명의 의원처럼 세비나 타 먹고 여의도에서 친구들이나 만나면서 조용히 임기를 마치기 바란다. 절대 나서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한다.

당신의 이름이 자꾸 세간에 화제가 되면 될수록 나같이 미련하게도 연민의 줄을 붙잡고 아직도 탈당계를 던지지 못한 당원들의 가슴에는 못이 박히고, 가련한 진보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것이 저들이 가진 돈과 힘보다 자랑스러웠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부끄러운 주홍글씨가 되고 말테니까... 제발 당신은 그냥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아무 말도 내뱉지 말고 남은 4년을 조용히 살아주길 간곡하게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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