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대표의 말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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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재(lmj2284)등록 2012.07.04 10:14
사람은 각기 일장일단(一長一短)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고쳐 가는 과정이 삶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장점과 단점도 사회적 위치에 따라 더 크게 보일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드러날 때도 있다. 세상에 끼치는 영향이 자리에 크게 의존해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오늘(7월3일) 새벽 기도 마치고 상가 전도지를 붙이고 돌아오다가 우연히 한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다. 이른 아침임에도 새누리당 이한구 대표가 나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이한구 대표는 경제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관련 연구소 소장으로 일할 때, TV와 라디오 대담 프로에 자주 나와 우리의 경제 지식을 넓혀주었다.  분명한 근거와 명쾌한 논리를 앞세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러다가 그는 보수 여당의 국회의원으로 진출했다. 의사당 안팎에서 그는 야당 공격의 선봉장이 되었다. 내가 생각할 때 그건 분명 '돌변'이었다. 그를 잘 모르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의아하게 생갇되었다. 특히 지성과 이성(理性)에서 멀찌감치 벗어나 외골수 공격수로 나설 때는 그가 과연 객관성을 많이 요구하는 경제학도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정치인이 되고 나서 그의 비아냥대는 듯한 말투는 듣기에 참으로 거북했다. 늘 분위기를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말도 들렸다.

오늘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그는 그런 변화된 특질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방송을 진행하는 진행자의 질문에 도리어 반문을 자주하고, 단정적인 말 자르기를 반복함으로써 진행자뿐 아니라 청취자들이 듣기에도 아주 그슬리게 만들었다. 답하기 민감한 질문엔 진행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둥, 야당이 입장은 이러한 것 같은데, 새누리당은 입장이 어떠냐는 식의 질문엔 그렇게 생각하는 야당에 물어보라는 둥, 나중엔 진행자가 좀 불편함을 느꼈는지, 이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는가고 답까지 정해 놓고 물으니 그게 아니라 이런 것이라며 단정적으로 말을 맺기도 했다. 인터뷰를 다 듣고 나니 어딘지 불쾌감이 꿈틀댔다.

정당의 대표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고용 대표가 아니라면 장래 이 나라를 책임지는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는 것이 정당 대표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도 정당을 대표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언행에 조심을 하고,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명색이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평범한 국회의원, 아니면 말로 상대방을 제압해야 하는 대변인 수준에서 사고(思考)하고 행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당 대표쯤 되면 자기 감정을 터뜨리기보다는 다름 사람들의 감정을 한 곳으로 주어 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공당의 대표는 그 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로 인해 그가 속한 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고 배척당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여당 대표는 상대 당을 늘 고려해야 하고, 여당에 협조적이 아닌 국민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나라의 화합과 균형 발전을 위해서이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의 계절에 이한구 대표의 말투를 다듬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성찰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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