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은 정말 멍청하고 주정뱅이에 인종주의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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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종(kumchonglee)등록 2012.06.22 11:46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 뿌리 깊은 인종 갈등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일종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그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인종 갈등과 차별은 세계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대한민국도 '다문화'라는 화두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미 국내 거주 외국인 백 만 시대를 넘었고,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도 탄생했다. 이자스민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서 촉발된 네티즌들의 반감은 대한민국에도 인종 갈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반구 호주는 소위 '이민자의 나라'로 불린다. 이민자들이 많기도 하고 살기도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에도 엄연히 인종 갈등과 차별의 문제는 존재한다. 75년이나 지속되었던 '백호주의'가 법적으로 폐기 된 것이 불과 40년 전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도인은 특히 호주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도 인도 유학생에 대한 집단 구타 이후 인도 유학생이 80퍼센트나 감소한 바 있다. 양 국 간 크리켓 경기에서 인도 선수가 호주 관중을 향해 손가락 욕을 해 징계를 받은 일도 있다.

이런 인도인의 반호주 감정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호주의 방송이 화제다. 호주 국영방송 ABC는 6월 20일 부터 '바보, 주정뱅이, 인종주의자(Dumb, Drunk, and Racist)'란 프로그램을 6회에 걸쳐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인 조이 힐데브란트(Joe Hildebrand) 기자가 직접 인도 델리에서 만난 네 명의 인도인을 호주로 초청해 함께 여행을 다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행의 목적지는 단순히 아름다운 호주의 관광명소가 아니다.

방송은 이들에게 "호주의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추악한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래서 그 여행이 끝난 뒤 참여자들에게 호주인은 '바보, 주정뱅이, 인종주의자'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그것은 더 좋은 이미지일수도, 그 반대일수도 있을 것이다.

다문화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백 만 외국인들에게 비친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외국인 여성들의 눈을 통해 본 한국을 주제로 시작했던 한 방송이 초기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린 사례가 있다.

우리는 외부인의 시선에 공통적으로 각인된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조차 아직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한류 열풍'을 들며 우리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의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문화 시대의 한국인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쩌면 우리를 보는 다른이들의 시선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제 개인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제 개인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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