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선거 개표작업 왜 늦어졌나?

모 정당 이의제기 경기도에서 가장 늦은 새벽 4시경 완료

검토 완료

허성수(sungshuh)등록 2012.04.18 13:29
지난 11일 밤과 12일 새벽 사이에 진행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작업이 경기도에서 평택시가 가장 늦게 끝났다. 대부분 다른 시·군의 개표작업은 늦어도 새벽 1~2시 무렵 완료됐으나 평택시는 새벽 4시 무렵에야 100% 완료된 것.

결함 발견된 투표함 한쪽으로 평택시선관위 직원들이 투표관리관의 확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을 한쪽으로 옮기고 있다. ⓒ 허성수


투표관리관 단수실수로 문제 발생

이렇게 개표작업이 늦어진 이유는 모 정당 참관인들이 일부 투표소의 투표함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11일 오후 6시부터 평택북부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및 도의원 보궐선거 개표를 시작했는데, 밤 8시 30분 경 비전2동 8투표구의 투표함에 투표관리관의 확인도장이 찍혀져 있지 않은 것이 발견됐다. 게다가 투표함 밑바닥에 붙인 테이프도 너덜너덜 접착상태가 불량했다. 이를 확인한 각 정당 참관인들은 가장 나중에 개표하기로 하고 이 투표함을 한쪽 구석으로 옮겨 따로 보관했다.

그런데 이날 밤 이처럼 문제가 있는 투표함이 모두 5개 가량 나왔다. 선관위에 따르면 그 중 4개는 투표관리관의 도장이 찍혀져 있지 않았고, 1개는 투표함 밑바닥에 테이프를 제대로 붙이지 않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투표함에 대해서는 12시 30분 경 모두 개표를 완료했다. 이 시간까지 평택시 전체 개표율은 95% 정도였지만 더 이상 작업은 진행되지 못 했다. 모 정당에서 이들 5개의 투표함에 대해 개표를 하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평택에서는 이미 국회의원 선거와 도의원 보궐선거까지 1~2위 사이에 모두 큰 표 차이를 보이며 당락이 결정된 상태였다.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전체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 결과 일단 개함해서 투표 참가자 수와 실제 투입된 투표용지 매수를 계수해 서로 일치하면 부정선거의 소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자고 설득했지만 문제를 제기한 정당 관계자는 한결같이 개표를 거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에 도장을 찍지 않은 것과 테이프 봉함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투표관리관의 단순실수라고 본다며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부정선거의 근거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데도 무작정 개표작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0명이나 되는 평택시 투표관리관은 평택시 공무원들 중에서 임명합니다. 이분들을 선거 30일 전에 위촉해서 교육을 시키는데 일부 투표관리관의 경우 업무규정을 깜박 잊고 실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택시선관위 관계자는 투표함 밑 부분에 실수로 테이프를 안 붙였더라도 사실 부정투표용지를 넣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투표함 종이상자 안쪽의 밑바닥에 골판지 한 장을 더 겹쳐 깔아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12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문제를 제기한 정당에서 개표를 용납해 1시간 30분 만에 나머지 투표함을 열 수 있었다. 물론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새벽 4시 경 평택시의 개표는 100% 완료됐다.

재검표 이의신청은 1개월 내로 해야

개표작업을 거친 투표용지는 앞으로 1개월간 평택시선관위에 보관되며, 이 기간 동안 소송이 제기될 경우 재검표를 할 수도 있다.

"만일 법원에서 투표용지 보전신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손을 못 댑니다. 그러나 1개월 동안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다시 1개월 정도 우리가 더 보관했다가 선거 후 2개월이 지나면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투표용지를 폐기하게 됩니다."

조용칠 평택시선관위 사무국장은 최소한 2개월 동안 철저한 보안 속에 투표용지를 보관할 것이라며 혹시 낙선한 후보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할 경우 1개월 내로 해야 소송이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택시는 고소고발건도 별로 없고 선거법을 어긴 혐의로 사법부의 조사를 받아야 할 후보도 낙선자 중 한 사람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도내 어느 지역보다 깨끗한 선거를 치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