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땅굴을 파야할지도

제주 평화박물관, 일본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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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mjeong)등록 2012.03.15 17:56
또다시 땅굴을 파야할지도
- 제주 평화박물관, 일본으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다

제주에 일본군들이 한인들을 이용해 땅굴을 판 지하벙커가 있다는 걸 아시는가? 또한, 평화박문관이 통째로 일본으로 넘어가려 한다는 걸 아시는가?

일제시대 때 일본군들은 한인들을 무자비하게 징용해서 지하 땅굴을 파게 했다. 그 길이가 무려 2km나 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땅을 파다가 죽어나갔을까 보고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이 지하벙커를 이영근 씨가 아버지의 유지를 받아 제주 전쟁역사 평화박물관( 정식 명칭: 가마오름 평화박물관)으로 새롭게 복원하였다. 이 관장은 평화박물관(제주시 한경면 창수리)으로 만들어놓고 일본인들의 만행을 알리고 있었다. 이곳에 전시된 수많은 자료들은 그가 8년간 수집하여 모은 것이다. 그 결과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위안부 모집 방침을 담은 통보의 원본도 구할 수 있었다. 현재 이 박물관은 근대문화유산 제308호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있다.

국내에서 일제가 한국인을 징용해 건설한 땅굴이 보존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 학생들의 수학여행 필수코스가 되기도 하였다. 한때는 해설사 등 7명이나 되는 직원을 고용하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경영난에 허덕이자 이 관장 부부 둘이서만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국가, 안보, 평화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날이 갈수록 경영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 한다.

경영난에 허덕이게 되자 이영근 관장은 은행 빚을 포함해 75억 원이나 들여 가꾼 평화박물관을 어쩔 수 없이 시중에 내놓게 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는 나서는 사람이 전혀 없고 잽싼 일본 재력가들이 자주 입질을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서 너 곳과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그 다음 수순이 어떨지는 대충 상상을 해볼 수가 있다. 일본 당국은 어찌보면 자신들의 치부가 들어난 자료들을 전시해놓고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은근슬쩍 자국으로 빼내갈 것이 뻔하고 자신들의 만행을 미화시킨 자료들을 대거 옮겨놓고 홍보선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다. 한마디로 일본박물관 하나가 제주에 생긴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모든 일이 다 끝난 후 일본인이 본격적으로 치고 들어오면 그때서야 없는 자료 찾아본다고 난리 부르스를 칠 것인가? 왜 우리는 이걸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이런 중요한 자료를 있을 때 보관하지 못하고 나중에 가서야 뒷북치기 정책을 일삼는가. 자기 것을 온전하고 세심하게 지켜나가지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렇게 당하고도 일본에게 또 내어주려 하는지......  내 나라지만 정말 한심스럽다.

이런 박물관은 기록 보존의 가치가 충분하다. 8년간이나 이사를 하는 집을 쫓아다니며 그야말로 저인망식 작전으로 자료를 모았다지 않는가. 그리고, 일제시대에 죽어간 수많은 한인들 고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다. 역사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을 일본인의 손에 넘겨준다면 그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박물관이 건립될 것이다. 또다시 일본인들이 은근슬쩍 우리나라의 얼을 잠재우고 고사시키려는 야욕을 부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개인들이 나서지 못하면 국가차원에서라도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모금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독도의 경우도 그렇다. 독도는 그저 내거니까 무슨 관리가 필요할까 하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오늘나라 곤욕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국이 아직까지 주변국들에게는 약소국으로 보여 지는지 이젠 중국까지 나타나서 이어도를 넘보고 있다.

정치판에서는 서로의 잇속을 챙기려는 당파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나라 잇속 챙기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라가 서야 국민이 바로 설 수 있다. 개인의 안녕을 오래도록 구하고 싶으면 우선 나라를 제대로 지켜야 할 것이다. 외세들이 그 더러운 발톱들을 내밀지 못하게 철저한 자구책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영근 관장의 말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국가가 없다면 또다시 굴속에 들어가 땅을 파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첨부파일 평화박물관.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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