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없는 학교만들기

검토 완료

김귀순(kwees)등록 2012.02.13 11:59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05년 2518건에서 2009년 5605건, 작년 7823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피해 학생 수는 2005년 4567명이었으나 2010년에는 3배가 넘는 1만3748명으로 증가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벌인 '2010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학생이 전체의 30.8%, 죽을 만큼의 고통스러움을 호소한 학생은 13.9%에 달했다(조선일보.2011.12.24).

학교 폭력이 범죄중에서도 질이 나쁜 또래간의 상습적 폭력을 통한 공갈, 갈취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왕따 문화라는 이름아래 범죄가 아닌 문화라는 말로 폭력을 미화하면서 학교나 교사가 가볍게 인식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학생이나 학교 당국이 왕따 당하는 학생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인성지도를 하려고 하는 것보다 학교 폭력에 대한 신고와 가해자 예방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컴퓨터 게임에 나오는 수송비행선의 이름을 따서 심지어 돈을 가져오라고 강요하는 '돈셔틀', 가방을 들어주는 '가방셔틀', 숙제를 해주는 '숙제셔틀', 안마를 해주는 '안마셔틀' 등 정상적인 학교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주는 이러한 청소년 비행이 없어야 한다.

학교 폭력은 청소년들의 게임이나 미디어를 통한 폭력물 노출, 가정과 학교의 붕괴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학교 폭력이 점차 잔인해지고 있다. 존속살인도 흔히 발생한다.
게임이나 미디어 폭력물이 우리 학생들의 정신을 해치고 있다. 과도한 폭력장면에 대한 노출정도에 따라 게임이나 영상물의 규제도 필요하다.

폭력노출이 전체 영상이나 화면에서 1%미만이어야 한다.

게임 장기간 노출(과몰입)도 규제가 필요하지만 폭력장면의 과잉 노출이 청소년들에게 폭력은 일상사고 해도 괜찮은 것이라는 폭력의 내재화가 될 때 더 문제는 심각해지고 인간성 전체를 파괴시킬 수 있다. 사건 발생 때마다 학교장 해임 등 조치를 취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연중 10시간 이상은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 모든 형태의 폭력에 대한 예방 교육을 사례별로 시키고 교내 연극, 토론회, 백일장도 개최하여 공론화시킨다.
또한 모든 폭력을 범죄시하여 어떠한 폭력이라도 모두 신고되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형태의 폭력은 피해자로 하여금 자존감을 낮추고, 내면의 분노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을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가족을 파괴하고 학교를 파괴한다.
아울러 현재 1년마다 담임교사가 바뀌어 학생 신상 파악이 안 되어 지도가 어렵다. 인성을 중시하는 교육강국 핀란드는 의무교육인 9학년까지 담임교사(1반 2-3인)를 바꾸지 않고 학생들이 한 반에서 생활하므로 모두가 친구고 가족이다.
우리나라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반을 바꾸지 말고 담임도 안 바꾸어  담임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한다.
지나간 경험이지만 1년쯤 되어 정들 때면 반 친구들과 헤어지고 담임도 바뀌어 해마다 3-4월은 한 반 아이들도 낯설어 매우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갔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에게도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 새로 적응할 필요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계속 공부를 하도록 학교생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족같은 분위기속에서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고 어려울 때 용기를 주는 교사가 있을 때 학교 폭력은 사라질 것이다.
각 가정에서도 부모들이 교사를 존경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야 교육이 살아난다. 교사를 존경하는 마음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도록 한다. 가능하면 부모가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자녀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학교 폭력을 하는 아이들이 돈이 없어서 나쁜 짓을 할 수도 있으므로 비행에 관계된 청소년들의 가정 형편도 세밀히 살펴서 필요시 도움을 줄 후견인을 알선해 주거나 알바라도 하게 길을 열어 준다. 
필요한 물건은 서로 나누어 쓰고 나누어서 먹는 반 공동체 정신도 필요하다. 브랜드 상품을 입어야 대우받는 허세 문화를 뿌리 뽑고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아름답다고 교육시켜야 한다. 비싼 옷이 아닌 깨끗한 옷, 비싼 소지품이 아닌 아름다운 인격이 더 가치가 있음을 아이들에게 교육 시킨다.
학교에 외국 고가 브랜드 옷, 가방, 신발 모두 착용 금지시켜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청소년들에게 위화감을 심어 주고 건전한 자아실현에 장애가 된다. '소박한 모습에 위대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우리 시대 엘리트들의 새로운 정신문화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의 '군자', '선비' '호연지기' 정신교육이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성정체성(gender identity) 교육도 중요하다. 학교 폭력이 남녀 공학에서 더 많이 생기는지 종합적 진단도 필요하다. 과거와 같이 남녀를 따로 분리해서 학교에 다니는 것과 현재의 남녀 공학의 장단점을 비교해 본다. 비교를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한 번 실시해서 그 결과를 공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남녀 공학의 경우 남녀가 서로 돕는 역할 모델을 교육시키고 서로를 잘 이해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치심 유발 요인 등 남녀의 문화 차이, 표현의 차이,  사고의 차이로 성별간 갈등 요소도 있다. 남녀 공학인 경우 성 정체성 교육도 병행되어야 교우관계로 인한 사소한 갈등과 사춘기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

성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은 교사나 부모에게 잘 노출되지 않으므로 청소년들이 혼자서 고민하고 지내는 수가 많다. 상담사를 교내에 상주시키고 정규 교과 시간에 성정체성 교육을 별도로 시킬 필요가 있다.

교과부가 젠더 툴킷(gender toolkit: 성정체성 도구)들을 모두 망라한 청소년 성정체성 교육 매뉴얼을 개발하고 그 자료를 상담교사, 담임교사, 학부모들에게 보내준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또래 문화의 성별 차이에 대한 연구가 많다. 비디오 녹화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아이들 행동 유형을 연구‧분석하고 상담자료로 활용한다.

사춘기는 인간 일생에서 가장 민감한 시기이어서 작은 몸짓 하나에도 정신적으로 손상되기 쉽다. 부모와 교사, 또래 친구들 모두 조심조심 소중한 관계적 자원(relational resources)을 보호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또한 학교내에 지나치게 많은 비정규직교사(기간제 교사, 시간강사, 방과후 교사)가 많은 것도 학생지도에 취약하도록 만든다. 누가 책임지고 학생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겠는가?

(김귀순. 2012. 여성도시에게 말을 걸다-여성친화도시 문명편) 중 발췌

덧붙이는 글 없음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