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으로 본 대한민국 청년 군상

울며 겨자 먹기로 토익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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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빈(vinnie_ko)등록 2012.02.12 18:05

지방대생의 서울 상경

 

스물여섯 살 김성중(가명)씨, 그는 어릴 적부터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지방 국립대 4학년생이지만 현재는 강남 oo고시원에 살고 있다. 기자의 꿈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언론사 시험 준비를 위해 매일 시사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관련 콘텐츠를 섭렵하고 있는 그다. 특히 관심 분야 중 하나인 스포츠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하다. 유럽 스포츠경기를 본 후 분석 글을 쓰고 새벽 서너 시에 잠자리에 드는 일은 허다하다.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상식과 시선을 차곡차곡 모으는 그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영어, 토익점수다.

 

토익과 취업사이

 

그의 토익점수는 700점 후반 대, 지금까지 12번에 걸쳐 시험을 봤다. 하지만 800점 초중반 대의 언론사 토익점수 커트라인에 걸려 원서조차 써보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 그에게 한 번의 언론사 필기 시험기회가 주어졌다. 총 3차 시험에 걸쳐 스포츠 언론사 인턴의 자리를 얻었다. 비정규직 인턴이었지만 몇 달 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는 자신이 그동안 축적한 스포츠 상식과 경기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현실은 외신자료에 의지해 중계반복 기사를 쓰는 것이 전부였다. 그가 원한 것은 현장취재와 스포츠 선수인터뷰를 하며 스포츠 경기관전 포인트를 포함한 향후 경기흐름을 예상하는 내용의 심층기사였다. 하지만 그곳 기자들은 생각만큼 스포츠에 관한 정보와 지식이 달렸다.

 

"데스크가 리버풀팀 멤버들도 제대로 모르고 있더군요."

 

그는 인턴을 하며 주로 인터넷에서 외국기사를 찾아 번역하는 일을 했는데, 평소 그의 관심분야여서 영어권 나라에서 쓰는 은어나 축약어를 제외하고는 어렵지는 않았다.

 

그는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왔다. 그런 환경에서 더 일하면 기자란 직업에 대해 회의를 가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토익점수에 대해 다시 걱정하고 있다. 2월 11일, 어제 토익시험을 쳤던 그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인턴 하느라 공부를 못했으니 잘 볼 리가 없죠."

 

김성중씨는 또다시 토익시험을 볼 예정이다. 그는 토익성적을 위해 제대 후 3개월 간 학교어학원을 다녔고, 강남에 온 후, 인턴자리를 얻기 전까지 2개월간 매일 토익학원을 다녔다. 토익학원 수강료는 한 달 33만이었다.

 

토익이란 것

 

올해 토익은 총 14번 치러질 예정이다. 토익은 평상시 한 달에 한 번 치러지는데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2월과 8월에는 11일, 26일 두 번 치러진다. 김성중씨처럼 토익점수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두 번의 시험은 절호의 기회이지만, 그만큼 취업준비를 위한 지출은 늘어난다. 더구나 토익 응시료는 올 1월부터 39000원에서 42000원(부가세포함) 약 7.7% 오른 상황이다. ETS(미국 교육평가원)와 국내 토익시험 독점계약을 맺고 있는 YBM에 따르면 토익 응시료가 오른 대신 성적표 한 장을 무료로 발급해준다고 한다. 토익성적 발표는 시험 후 19일 이후이며 돈이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토익접수를 놓친 사람을 위해 특별추가접수기간이 있다. 추가 접수는 응시료의 10%를 더한 4만6200원을 내야 한다. 기존 응시료보다 4200원이 더 비싸다. 참고로 대한민국 2012년 최저임금은 45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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