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화된 중학교 국사시험 문제

"역사적 팩트" VS "편협한 시각"

검토 완료

정강용(skyaidi)등록 2011.12.18 10:11
경기도 구리시 A중학교 국사과목 L(32)교사는 지난 13일 3학년 기말고사 국사시험에서
8개 예문을 제시한 뒤 그 예문에 해당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역사적 인물을 맞추는 문제를 출제하였는데, 그 정답에 대한 시비로 갑론을박 논란이 확산되어 결국 역사의 진실을 탐구하는 학문의 자유영역에서 대통령은 특별히 예외가 되는 성역의 대상인가 그 여부가 쟁점으로 이슈화되었다.

L교사는 같은 날 김용민 교수(2009년 5월 CBS '시사자키'담당 PD, 현재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의 트위터에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어요. 교수님의 시사자키 오프닝 멘트를 기말고사로 출제했어요. 근데 분명히 정답을 이승만 대통령이라고 알려줬는데도 이명박이라 쓰는 애들이 있네요."라고 하는 글과 함께 그 국사시험 문제를 촬영한 사진을 게재하여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리트윗(RT)되며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험 문제는 ' 다음 예문에서 (A)에 해당하는 대통령 이름을 쓰시오'로 출제됐다. '(A)는 △교회장로입니다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정적을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조선일보가 16일 1면에 기사화하면서 이 문제를 출제한 선생님의 실명과 신상을 까발리며, '선생님 맞나?'라며 따져 물었다.

조선일보 기사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싸잡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인용된 발언들을 3학년 국사시험 문제에 예문으로 출제하고 이를 트위터에도 공개했다"고 하며, "이것이 문제가 되어 학교에서 이 교사를 징계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후 그 문제가 트위트에서 급속히 전파되고 있고, 이에 대한 논란이 커져가고 있다.
L교사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배포한 교육용 CD에 같은 내용이 나와 있는 것 이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심 없이 문제를 읽어보면 이승만이라는 이름이 당장 나올 수 있다. 누가 봐도 이건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 틀림없다. 그런데 사심을 갖고 읽어보면 현 대통령인 이명박 이라는 이름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서기호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L교사가 지난 15일 트위터에 "제가 올린 시험문제를 보고 기자가 전화를 해서 편향적인 문제를 내도 되느냐, 지문 내용이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냐 등을 물었다. 지금 좀 많이 쫄린다."고 하자 "노리는 게 바로 그거죠. 입장 곤란하게 해서 쫄게 만드는 거. 버티면 이깁니다."라고 했다.

서 판사는 또 "(기자 등이) 어떻게 우연히 전화번호 알아냈다 해서 일거수일투족 감시 당하는 거 아니니 쫄 필요 없어요."라고도 조언하며 해당 교사를 격려하자는 의미로 "참교사에게 폭풍 팔로를"이라고도 썼다.

서 판사는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의 SNS심의에 반대 의견을 내며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된다"고 한 트위터 글을 쓴 바 있다.

한나라당은 16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중학교 교사가 기말고사 역사시험에서 전현직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시험문제를 출제하였다'고 전제하고서 `편향된 역사교육, 공교육 현장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아울러 "교사는 보편적 방법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실만을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며 "학교 측과 경기도 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필요하다면 법에 따른 엄중한 처벌 등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교사로서 제자를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편협된 의식 속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과연 유연하고 열린 마음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 교사는 선생님 자격이 없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중립적이어야 하고 판단은 아이들의 몫이다"라고 하면서 해당 교사를 비판했다.

반면에 "나꼼수든, 너꼼수든 출처가 뭔 상관이람, 역사적 팩트인데", "시험문제를 어떻게 출제하느냐는 교사의 권한이고 시험문제는 잘못된 게 없다", "뭐가 황당하냐, 그럼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숭상해야 상식이라고 할 건가"라며 조선일보 기사의 논조를 비판했다.

다른 한편의 네티즌은 역사적 사실을 묻고 있는 국사시험 문제를 출제한 교사에 대하여 처벌을 주문한 한나라 당에 대하여 "도둑이 제 발 저리 듯 현 정권이 학문의 자유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스스로 자인하는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고 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