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질의) 연세대 입학처가 추구하는 ‘기회 균등’이란 무엇인가?

특목고가 사회적 배려의 대상인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농어촌 지역 일반고에게는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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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hjs0035)등록 2011.12.05 10:46
   지난 11월 30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전국의 대학들이 2012대입 정시모집 요강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연세대도 지난 11월 23일에 '2012대입 정시모집 요강'을 발표하였다.
  작년에 비해 달라진 점들이 꽤 있지만,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기회균등특별전형 중 "※ 농어촌학생 트랙에서 읍면 소재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체육고에 재학한 사실이 있는 자는 총 13명 이내에서 모집단위별로 최대 1명 이내로 선발합니다."라는 구절이다.(참고 : 농어촌학생 트랙 전체 선발 인원 133명)
  이러한 발표는 가뜩이나 한미 FTA로 인해 미래의 삶이 불투명해 진 농어촌 지역민들에게 또 하나의 허탈감을 안겨 주었다. 한 마디로 농어촌 지역민들은 뭘 해도 죽어라죽어라이다. 앞으로 경제적 풍요는 더 이상 꿈꾸기조차 어려운 형편인데, 게다가 자녀들 대학 진학의 희망까지도 축소될 입장이니, 도대체 농어촌 지역민들은 어떤 꿈을 꾸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대중가요 중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이란 노래가 있다.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을 이루려고 사네. 어떤 이는 꿈을 잊은 채로 살고,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은 없는 거라 하네.'
연세대 입학처는 답하라! 그대들은 꿈을 나눠주는 자들인가, 꿈을 뺏는 자들인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농어촌 지역 일반고에게는 '생존'

  대학 입시에서의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이란, 특목고 학생들에게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선택의 대상이지만, 실제 농어촌 지역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농어촌 지역에 계속 사느냐 떠나느냐를 결정짓는 절대적 기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농어촌 지역 초등학생 대부분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이라는 사회적 배려 정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동일한 지역 중학교에 진학하였고, 역시 같은 차원에서 동일한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왔다. 그런데, 올해 고3학생들은 연세대 입학처에게서 뒤통수를 맞았다. 갑자기 올해 입시부터 농어촌학생특별전형에 읍면 소재 특목고 학생들에게도 지원자격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연세대 입시에서는 농어촌지역 일반고 학생들이 전국 읍면 소재 23개 특목고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2011년 4월 18일 본지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던 이후, 지난 7개월 동안 전국 농어촌 지역민들과 농어민 관련 단체 그리고 다수의 언론이 그 문제점을 보도하였고, 6월 17일 홍성군민들이 연세대 입학처장을 홍성군청으로 초청하여 농어촌 전형에 특목고를 포함하려는 계획은 현실적으로 부당하며, 즉각 철회되어야 함을 호소한 바 있으며, 이후 전국 41개 군(郡)의회가 공동 탄원서를 연세대와 교육과학기술부 그리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하여 부당함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등, 연세대 입학처가 스스로 시정하여 농어촌지역민들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도덕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입학처는 그 기회를 마지막까지 저버렸다.

특목고가 사회적 배려의 대상인가?

  현행 고등교육법시행령 제34조 ②항에 따르면, '특별전형'은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 등 대학이 제시하는 기준 또는 차등적인 교육적 보상기준에 의한 전형이 필요한 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서 사회통념적 가치기준에 적합한 합리적인 입학전형의 기준 및 방법에 따라 공정한 경쟁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연세대 입학처가 '2012대입 정시모집요강'을 통해 농어촌학생 트랙에 전국 읍면 소재 23개 특목고 학생에게까지 지원자격을 부여한 폭거는 이해 당사자인 농어촌 지역민들의 뜻을 무시한 '독선'이자, 사회통념적 가치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처사'이다. 진정 연세대 입학처는 특목고가 사회적 배려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단 말인가? 우리 사회의 대입시 전반을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른바 '빅3'에 속하는 연세대 입학처가 이토록 '독선'과 '비합리'로 일관한다면, 합리적 소통과 합의를 추구하는 우리 사회가 연세대 입학처를 다수의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연세대 선배들의 고귀한 정신을 후배들이 저버리는가?

돌이켜 보면, 대학 입시에서 농어촌학생을 위한 특별전형은 1994년 연세대에서 처음 제안하였고, 1996대입부터 시행하기 시작하였는데, 우리나라 대입시 정책의 역사상, 사회적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획기적 전환점을 가져온 정책적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1995년 당시 연세대 송자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소외계층은 대학에서도 소외 받아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농어촌학생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했다. 특목고는 특목고끼리 경쟁시키고 일반고는 일반고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 경쟁이 아닐까하는 우리 나라 대입 경쟁 체제에 대한 반성이 담겨진 입장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올해 2011년은 연세대 선배들의 훌륭한 정신을 연세대 입학처 후배들이 스스로 저버린 부끄러운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래서 연세대 입학처에 공개적으로 묻고 요구한다. 국가적 정책적으로 수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특목고가 행정구역 상 읍면에 소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정책적 '배려'의 대상에 속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과 이해 당사자인 농어촌 지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공개적으로 언론에 밝히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 만약 농어촌학생 트랙에 특목고를 포함하려는 연세대 입학처의 입장이 처음부터 합리적이고 당당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연세대 입학처 내에서의 공론으로만 머무르지 말고, 언론에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입장을 밝히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과 이해 당사자인 농어촌 지역민들의 이해와 합의를 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입학처의 공개적 답변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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