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의원, 수동태 정치인에게 현재진형형을 강요하다니!

박근혜를 비판하고 나선 전여옥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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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배(apache630)등록 2011.12.01 16:37
전여옥은 누구 편인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벌처럼 쏘고 나비처럼 날아다니는데 박근혜 전 대표는 마치 식물처럼 붙박이로 있으면서 온실 속에서 친박(친박근혜)계에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박근혜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녀는 나아가서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이라든가 '천막당사의 추억'이라든가 이런 과거형으로 박제돼 있다"면서 "현재 진행형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여옥 의원에 대해서 박근혜 전 대표는 뭐라고 말할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럼 날 보고 어쩌라는 말이야!" 이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는 주변에서 우호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왔다. 전여옥 의원이 영어의 문법 용어를 표현했기 때문에 나도 영어 문법 용어를 빌리자면, 박근혜 전 대표는 '수동태' 의 정치 형태였다. 그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는 그동안 일관된 정치행보를 걸어왔다. 애매모호한 정치형태, 이것이 그의 모습이다. 이러한 애매모호함을 언론이 적당히 포장하고 미화해서 그의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이미지가 거품이라는 사실은 안철수의 등장으로 증명된 것이다.

자신만의 정치철학이 보여지지 않는다면 그녀의 한계는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지난번 도올 김용옥이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서 '독재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정치)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비판했던 것은 그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 진행형을 보여주라는 요구는 자칫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다. 김장도 담그고... 자신이 지금까지 해오던 정치 행보를 어제도, 오늘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형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동안 박근혜의 이미지를 만들어오던 언론이 종편 출범 등을 이유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잠깐 신경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출범한 종편을 통해서, 대대적으로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전여옥 의원은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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