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경제, ‘위기 속 기회의 시기’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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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득환(iperri11)등록 2011.11.30 19:52
2012년 한국경제, '위기 속 기회의 시기'를 맞다.

내 키가 자라지 않았음에도 마치 내 키가 큰 것처럼 여겨 질 때가 있다. 내 주변에 포진해 있던 키 큰 친구들이 여하한 이유로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모두 사라진 경우이다. 더군다나 나보다 키가 작은 친구들만 그 자리에 남는다면, 정작 내 키는 크진 않았지만, 마치 내 키가 큰 것처럼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2012년 한국경제 역시 앞서 지적한 '내 키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8년 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 역시 올해 일본 동북 연안 해저에서 발생한 지진의 피해를 아직 완전히 복구하지 못함으로서 산업생산이 차질을 빚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더군다나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과 함께 계속되는 세계경제 위기로 인해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유례없을 정도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연히 일본은 대내외 경제위기 속에서 현재 제조업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걸쳐 대외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이와 함께 유럽경제 역시 연잇는 주요 국가들의 재정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대외 경쟁력 또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북부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의 민주화 바람은 한 동안 세계경제에 부정적 효과를 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정치체제의 변화와 함께 오일 달러를 기반으로 국가 재건에 나설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의 민주화 바람은 종래 한국에게 유리한 수출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의 경우 어려운 세계경제 여건으로 인해 비록 성장률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컴퓨터, 반도체, 자동차, 철강, 기타 중화학 공업 등의 경우 아직도 한국의 기술과 상품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내년에도 그리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2012년 한국경제는 계속되는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 그나마 세계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게 될 것이다. 현재 대내외 주요 경제동향 분석 기관에서 예상하는 2012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3.8% 대이다. 2012년 이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이는 우리경제의 잠재성장율 수준이므로 결코 낮은 성장률이 아니다.

한편 앞서 약술했듯이 2012년 세계경제는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안정 성장의 활로를 찾기 위해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협력을 경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경제 협력이 상당한 정도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만일 세계가 계속되는 세계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는다면, 세계경제는 심각한 수준의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지는 한편 세계사에 제 2차 세계대전에 이은 또 다른 비극의 시기를 지을 것이다.
현대인은 적어도 충분히 이성적이므로 세계사에 또 다른 대 비극 역사의 페이지를 결코 다시 끼워 넣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면, 2012년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흐름 역시 2011년의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흐름 방향과 크게 뒤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제 2차 세계 대전 후 형성된 현재의 세계경제질서가 크게 흔들리는 등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위기가 연잇고 있다. 달이 차면 기울 듯, 세계 주요 선진국 경제 역시 성장과 쇠퇴라는 필연적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이 점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근년 세계 주요국 경제의 흐름이다. 특히 세계경제의 이러한 경향은, 세계경제 질서의 중심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한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동아시아 곧 한국과 중국이 서 있다. 이미 국민총생산의 크기 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은 이 같은 지위를 기반으로 기축통화국의 지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축통화국 지위'를 놓고 미국과 벌이는 중국의 경쟁은 내년 보다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중의 경쟁이 가속화 되는 데, 나타날 새로운 돌발 변수를 2012년 우리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나는 앞서 현대인이 충분히 이성적이라고 말했지만, 국가의 경우는 다르다. 이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거나 설령 예상했더라도 대응할 수 없는 돌발 변수가 나타난다면, 우리경제 역시 치명상을 입게 되는 등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는다.

이런 사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2012년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기회를 맞는, 그야말로 "우리가 하기 나름인 새로운 기회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다. 다만 남북이 정치,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 상황과 이 분단 상황이 '2012년 자칫 중대한 변화의 시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한반도에서의 '중대한 변화'는 북한 내부의 문제로부터 나타날 수도 있고, 미중 간의 경쟁이 극으로 치닫는 과정에 돌발적으로, 곧 외부적 충격요인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선거의 해다. 국민의 복지에 대한 욕구가 각종 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인의 인기영합주의가 기존의 경제 질서를 왜곡시킬 수도 있다.

이 같은 외부충격이 일어난다면 2012년 한국경제는 성장률이 낮아는 한편 사회내부의 갈등이 확산되는 등의 문제로 세계경제와 함께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는다. 이 같은 돌발적 위기가 닥치지만 않는다면, 2012년 한국경제는 모두에서 말한 것과 같은 '내 키 효과'를 분명하게 누릴 것이다.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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