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선원전 터, 경찰 주차장으로 전락

10년간 전경버스 주차ㆍ경찰 휴식공간ㆍ창고로 이용

검토 완료

박규태(pkt10)등록 2011.11.15 17:26
문화재청 "그동안 관리 권한이 없었다"
경찰 "공식적으로 나가달란 요청 없어"

조선시대 왕의 영정을 모셨던 선원전 터가 경찰버스 주차장 신세를 10여년째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수궁 선원전 터로 알려진 옛 경기여고 부지(서울 중구 정동 1-8 일대)가 지난 2005년 선원전 복원이 결정됐지만, 미국 소유권 부지 등의 이유로 문화재로 미지정되면서 문화재청과 남대문경찰서가 수년간 미온적 입장을 취해 전경버스와 창고 및 휴식공간을 위한 가설건축물(컨테이너 등)이 들어서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관리 권한이 없었다는 이유이며 경찰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다.

선원전 터는 조선시대 왕의 영정을 모셨던 선원전을 비롯해 흥덕전, 흥복전 등의 부속건물이 있었으나 1920년 전후 일제에 의해 훼손, 광복 뒤 경기여고가 자리했다.

경기여고가 강남구 개포동으로 이전한 후 미 대사관을 짓기 위해 지난 1984년부터 미국이 소유권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인근에 위치한 미대사관저를 지키는 전경들이 소속된 남대문경찰서가 이 지역을 주차장으로 사용했으며 사용기간은 1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6월 이 지역의 지표조사 결과 덕수궁 건물 터 및 아관파천길 추정지로 밝혀져 지난 2005년 1월 문화재위원회 합동 분과 회의에서 정동부지 보존결정을 내리면서 보존이 추진됐다.

따라서 사적지인 이곳의 복원을 위해 용산 미군기지였던 캠프 코이너와 교환이 결정, 문화재청은 지난 9월23일자로 소유권 이전 등기 과정을 마친 후 현재 문화재구역 확대 지정(덕수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소유권이 문화재청으로 이전된지 한 달, 선원전 복원이 결정된지 6년이 지난 상태이지만 기자의 취재가 시작된 시점에서 문화재청이 남대문서에 공문을 보내 컨테이너를 철거해달라는 요청을 했을 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다.

남대문서는 아직도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어떠한 행위를 한다고 하면 법적 요건이 필요한데 (소유권 이전까지는)그런 전제사항이 성립하지 않았었다"며 가설건축물에 대해서는 "과거에 조성돼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당장 철거해라 이렇게는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그동안 발굴 조사 등 계획된 것도 없었고 공식적으로 나가 달라는 등의 요청은 없었다"며 "옮겨가려면 이전 장소가 확보돼야 옮기는데 아직 예산이 확보도 안 됐고 이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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