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1인 기업도 잡아먹는 데 무슨 공생발전"

[인터뷰] 1인 창조기업 FRMS 민유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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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shyoo)등록 2011.09.02 18:01

FRMS민유식 대표 ⓒ 유성호

매일을 전쟁터에 나가는 마음으로 사는 1인 창조 기업가가 있다. 그는 늘 "하루하루가 디데이(D-day)"라고 비장하게 말한다. 바로 우리나라 1세대 1인 창조 기업가로 평가되는 FRMS 민유식 대표(47)다.

민 대표는 1인 기업으로 산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쉽게 좌절하진 않는다. 그는 대기업 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 수백 명을 관리했고 참치횟집을 직접 경영한 전력이 있다.

참치횟집을 통해 외식업에 발을 디딘 그는 이후 이 분야 최고 교육 강사와 실력자로 떠올랐다. 최근엔 1인 기업에 가장 적합한 미스터리 쇼핑 산업을 체계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은 이를 행하는 암행고객인 미스터리 쇼퍼가 매장을 직접 찾거나 전화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서비스를 정량·정성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꼼꼼한 눈썰미와 평가의 객관성이 미스터리 쇼퍼의 큰 덕목이다.

민 대표는 이런 미스터리 쇼퍼를 양성하고 파견하는 일을 한다. 미스터리 쇼퍼는 1인 기업으로 꽤 적합한 일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얼마 전 올 쇼퍼 양성계획을 돌연 전면 취소했다. 대기업에서 미스터리 쇼퍼 영역에 발을 담근 까닭에 쇼퍼 양성이 무의미해 졌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 식자재업체가 서비스 차원에서 미스터리 쇼핑을 외식기업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해 주겠다며 영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물론 대기업 입장에선 고객사인 외식기업에 혜택을 준다는 차원이라고 하지만 본의 아니게 현재 미스터리 쇼퍼로 참여하고 있는 중도 경력단절 여성이나 대학생, 퇴직자들의 투잡 일자리 영역을 없앨뿐더러 공생공존이라는 최근의 산업계 화두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동하고 있는 비즈니스 서비스산업 시장 발전에 저해가 될 뿐 아니라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 볼 수 있듯이 미스터리 쇼핑이라는 전문산업 영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지요."

대기업 식품계열사가 미스터리 쇼퍼 일감 잠식

그는 대기업 식자재업체인 동원홈푸드와 CJ푸드시스템이 각각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미스터리 쇼핑을 대행해 주면서부터 일감을 잠식당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식자재회사는 서비스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라지만 뜻 없이 던진 돌멩이에 풀 속 개구리는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린 셈이 된다.

미스터리 쇼핑은 기업주가 자사의 서비스 만족도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기 위해 비용을 들여서 의뢰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미스터리 쇼퍼로 투입할 수 없을뿐더러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하면 결과치가 부정확하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기업이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 미스터리 쇼퍼에게 의뢰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 매출로 이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제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 '잘못한다'고 평가를 하면 애먼 종업원만 잡게 되고 반대로 서비스가 엉망인데 '잘한다'고 평가하면 업체를 망하게 하는 꼴이다. 

민 대표는 "자본, 인력, 시스템에서 월등한 대기업에서 고유의 사업부분도 아닌 시장조사의 한 부분인 미스터리 쇼핑 리서치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일종의 난센스입니다. 제가 1인 기업을 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미스터리쇼핑 프로젝트 용역을 수행했습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 소비자인 한국 고객들의 매장방문을 통한 고객경험을 통해 매우 중요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브랜드 관리 및 개선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게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해외사례에서 보면 일자리창출에서 미스터리 쇼핑이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 투잡의 경우도 있지만 전문 미스터리 쇼퍼가 직업으로 인정을 받을 정도로 고객경험관리를 위한 시장조사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미스터리 쇼퍼 양성과정을 진행하면서 쇼핑 프로젝트를 기업에서 수주 받아 일자리를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1인 기업이 또 다른 1인 기업과 상생하고 공생하는 그림이다. 2009년 공정사회를 화두로 던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생발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민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최근 대통령께서도 시기적절하게 공정사회, 공생발전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여전히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남아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개선돼야 하며 공정한 경쟁을 통한 수익창출과 혜택이 다양한 계층에도 전달되어지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최근 일부 대기업의 일부 임직원들이 실적에 급급하다 보니 중소기업도 아닌 1인기업의 일자리까지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공생발전입니까. 당장 중단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1인 기업 일자리 침해 당장 중지해야"

민 대표는 미스터리 쇼퍼들의 세계적 단체인 미스터리쇼퍼협회(Mystery Shopping Providers Association, MSPA) 총회와 컨퍼런스에 2007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그런 성실함과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MSPA-AP(아시아태평양지역)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모두 홀로 이룬 실적이다.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등 혈혈단신으로 한국을 대표해 참가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인맥을 쌓아갔다. 그렇게 뿌린 씨가 서서히 발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명품사가 한국 시장의 자사 브랜드 서비스를 의뢰했고 민 대표가 이끄는 FRMS 미스터리 쇼퍼들은 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재계약이 이뤄짐은 물론이고 국내 진출해 있는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의뢰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주점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서비스 점검을 맡겼고 최근에는 다국적 컴퓨터 기업까지 서울경기 지역 150개 점포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의뢰했다. 일감이 많아지면서 쇼핑 비용으로 월 100만원 이상 받아가는 쇼퍼가 생겼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되면 150~180만 원가량 받는 쇼퍼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민 대표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행정부 어느 공무원보다도 일자리 창출에 관심과 열정으로 가지고 도전하고 있다. 기자와 인연이 5년째인 데, 만날 때 마다 풀어 놓는 이야기보따리 소재가 일자리 창출, 1인 기업, 소호산업, 상생네트워크 등이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 퇴직자, 대학생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나 투잡 시장 확대를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다.

민 대표는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 창업대학원을 나와 경희대 취업진로처 겸임교수도 겸하고 있다. 국내 처음 미스터리 쇼퍼 교육 커리큘럼을 체계화시켰고 중소기업청 성공창업 지원과정와 결합시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는 미스터리 쇼퍼 조직을 법인화시켜 소득 2만불 시대 시장 확대를 준비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 일본시장을 비춰볼 때 소득이 2만불을 넘어 3만불로 도약할 때 미스터리 쇼핑 산업도 번성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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