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박원순 변호사님 나오신대!

대학생들의 서울시장 재보선 즐기기, '그 분이면 서울 '희망' 제작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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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후(mhinucorea)등록 2011.09.02 18:02
甲이 나오셨네

학교에서 스터디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함께 스터디를 하던 한 녀석이 아이폰을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펄쩍 뛰며 "와씨, 대박이다!"라고 외쳤고, 당연히 스터디원들은 "왜? 뭔데?"라고 하며 궁금해 했습니다. 그 덩치 큰 녀석이 조금 더 큰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더 내질렀습니다. "야, 박원순 변호사님 나오신대! 서울시장."

왁자지껄 하던 스터디룸에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 정적을 깬 건 11학번 신입생 여자 후배. "선배, 그게 말이 돼요?"라며 운을 띄웠고, 그 덩치 큰 녀석은 "거짓말 같지? 이거 봐" 하며 아이폰에 띄운 한겨레 신문 기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때부터 스터디원들 사이에 "나오시면 진짜 대박!", "甲이 나오셨네~" 등등의 얘기가 시작됐고 우리는 그만 스터디를 멈추고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20대들의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대한민국 시민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로 유명한 박원순 변호사께서 서울시장으로 출마하실 것이라는 기사는 당연히 우리 대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 희망제작소


사실 우리 20대들은 이 시대 정치에서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3만 명 가까이 모였던 지난 6월의 청계광장 반값등록금 집회에서 우리는 '제발 이 살인적인 등록금 좀 조금만 내려달라'고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외쳤지만, 결국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한나라당이나 정부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20대들의 절규와 외침을 외면한 채, 기성 정치권은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 갖고 눈물을 흘리기 바빴고 혹은 돈 문제에 연루되신 교육감님 사건 등으로 뒤숭숭하기 바빴습니다. 역시나, 우리 20대가 설 땅은 이 나라에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의 놀이터격인 DC Inside, MLB Park, 네이트 포탈 등에는 이미 기성 정치인들을 향한 무한한 풍자와 조롱이 섞인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역시 너희들은 다 똑같애."

그러던 와중에 기성 정치권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 시민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로 유명하신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서울시장으로 출마하실 것이라는 기사는 당연히 스터디를 하던 우리 대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설마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진짜?" 라는 분위기였죠.

사실 우리 젊은이들은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리셨던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에게는 '희망제작소'를 만든, 더 나은 대안적 희망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 박원순 변호사님의 모습이 친숙합니다. 긴 이야기를 마치고 스터디룸에서 우리 대학생들이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젊은 세대가 서울에도 '희망'을 '제작'해 주실 박원순 변호사님을 적극 밀어주자!'

기성 정치권이 아닌 시민사회에서 대안을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의 강용석 의원에게 면죄부를 준 한나라당, 또 다른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민주당, 국민들의 염원은 무시한 채 이념에만 몰두하고 있는 진보정당들 사이에서, 기성 정치권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박원순 변호사님 같은 멋있는 분이 우리의 리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것이었습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께서 이제 서울에도 '희망'을 '제작'해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20대들이 서울이라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꿈과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 희망제작소


하지만 이런 우리 젊은이들의 즐거운 상상은 어른들의 도움이 없이는 그야말로 상상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른들께서 우리의 상상이 실현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민사회에 필요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의 염원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기성 정치권의 욕망을 조율하고, 난립하는 후보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서울시장은 국방을 제외한 대한민국의 모든 행정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자리로 모든 정치인들이 대통령 다음으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자리라고 합니다. 시민사회는 기성 정치인들의 욕심이 자칫 젊은이들의 기대와 염원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도록 거대한 눈을 부릅뜨고 정치권을 감시하며 지켜보아야 합니다.

저는 며칠 전 서울 이화여고에서 있었던 '혁신과 통합' 정치콘서트(서울편)에 다녀왔습니다. 문재인 변호사님, 배우 문성근씨, 서울대 조국 교수님,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님 등 우리나라 시민사회계를 이끌고 계신 다양한 분들께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민들의 염원이 한 데 모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하셨습니다. 욕망 보다는 희생을, 사익 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뜻 있는 시민사회의 원로 어르신들의 발언을 들으며, 이제는 정치권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직접 나서서 국민들의 염원을 실현시켜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서울에도 '희망'을 '제작'해주세요

젊은 세대는 기성 정치권과는 다른 신선하고 멋있는 인물을 우리의 리더로 갈망합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님께서 이제 서울에도 '희망'을 '제작'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20대들이 서울이라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꿈과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박원순 변호사님, 나와주실거죠?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홈페이지(http://mycountry.or.kr)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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