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회와 압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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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원(drewermann)등록 2011.09.01 19:47
한명회와 압구정은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다. 한명회가 자신의 호를 中 송나라 재상 한기가 은퇴 뒤 즐겨쓰던 서재 이름을 베껴 사용했다는 '압구정'(狎鷗亭)은 '벼슬을 버리고 강가에 살면서 갈매기와 친하게 지낸다'라는 논조로 꽤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부정축재자 이미지를 희석시키고자 만든거란다.

압구정은 특히 한명회가 은퇴 뒤에도 정사를 돌보고 온갖 향응접대와 추태를 부렸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글위키백과는 압구정을 '물새들이 희롱하는 정자'로 서술했다. 이는 한명회가 당시 수양대군(세조) 옆에 붙어 온갖 권모술수와 탐욕을 저지른 탓에 조선사회속 공공의 적이었던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 딸들을 왕족과 혼인시키며 온갖 비난과 권력투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한명회는 조선 초 수양대군을 도와  갖은 권세를 누리다 죽은 뒤 부관참시를 당할만큼 못된 자였다. 현대사회에도 이런 자들이 존재한다. 누굴까? 한국을 글로벌 호구로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콩가루 3류국가로 전락시킨 자들이 지난 수 십년동안 '네 탓이오'로 살았다면 대체 그들을 지지한 자들은 또 누굴까?

콩가루와 콩가루들의 '전략적 윈윈'이 실패로 돌아간 지금. 다시 한 번 부각되는 압구정동. 그 주변으로 부나방처럼 모여든 십장생들의 판타지가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고 있던 셈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바로 한명회와 수양대군이 주도한 계유정란을 엮은 이야기다. 계유정란도 알고보면 쿠데타였고 이는 고려 국왕의 북벌명령을 거부하고 '위화도 회군'(쿠데타)으로 왕과 신하들을 치고 난데없이 지 스스로가 왕이 되어 나라를 만든 이성계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한명회의 시대적 배경은 '콩가루'

조선중기에 온 나라를 접대문화로 전락시키고 각종 연줄로 엮어 통치 2인자로써 호화사치를 누렸던 한명회. 끝내 그 죄과를 물어 부관참시를 당했던 그 자의 시대적 배경은 한 마디로 '콩가루'였다. 경기도 시장통에 가면 5천원, 대형마트에 가면 1만원 하는 '콩국수용 콩가루'가 바로 한명회의 압구정과 같은 이치였던 것이다.          

한씨 시대배경 콩가루는 어떻게 시작됐나?

이성계 혹은 조선건국의 아버지 태조는 요새로 치면 버마와 아웅산 수치를 몰아내고 '미얀마'라는 이름으로 집권한 군부독재자 '딴쉐'같은 자. 이성계 즉위 뒤 자식들끼리 '왕자의 난'을 일으키고 태종이 즉위했지만 민심은 늘 좋지 않았다. 왕권이 강화되고 언론탄압이 수위를 높이는 건 당연한 처사.

콩가루 집안의 장자 태종의 큰 아들인 양평대군의 통큰(?) 양보로 조선국왕이 된 세종에 이르러 이 나라가 뭔가 자리를 잡아가게 됐다. 광화문 한복판에 책들고 앉아있는 그 분이 바로 조선 '쵝오'로 꼽는 세종대왕이다. 이 분은 얼마 전까지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지폐중 으뜸이셨다.

어쨌든 조선건국 속에 기틀을 다진 세종대왕의 역사적 위업을 토대로 국가확립의 초석이 되야할 조선이 또 '왕자의 난 시즌2'로 명명된 계유정란으로 말미암아 또 한 번 콩가루가 되고 이때부터 일본 똘마니들이 그렇게 떠들던 '당파싸움'이 본격화됐다. 흔히 사림과 훈구세력간의 피튀기는 '사화'(士禍 /史禍)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압구정과 신한명회 소망교회

1970년대 강건너 배밭이던 강남의 그 땅이 압구정으로 명명될 당시, 이명박씨는 서빙고동에 현대건설 자회사 법인 한국도시개발 주식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가 동부이촌동과 강건너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976)를 짓는다.

이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고위층 편법매매로 고소 되면서 정몽구 당시 한국도시개발 사장이 구속됐고, 그 뒤로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45년이 지난 지금. 압구정은 한국 부유층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반정부적이던 인사들도 이 길로 지나다니고, 연예인들도 볼 수 있는 곳. 조선판 베를루스코니 한명회의 요정밭이 결실을 맺게 된 셈이다.

이밖에도 압구정에는 '새 압구정' 쯤이라 할 수 있는 '소망교회'가 떡 자리잡고 있다. 신자들 중 주차관리를 하던 자는 알려진대로 이 동네를 건설한 이명박 대통령. 여러 부정부패 스캔들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소망교회는 바로 여기에 위치해 있다. 그야말로 한명회가 부활했다고나 할까?

이명박과 이재오를 합치면 한명회가 나온다?
  
<정두언 표 독설에 맞선 이재오표 배설>

지난 7월 31일 울릉도와 독도를 3박 4일간 방문했던 이재오를 향해 정두언 의원은 2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독도문제는 정말 감정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라 냉정하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개인의 인기영합이 끼어든다면 오히려 매국적인 행위라 할 것이고, 국가적 문제를 놓고 개인 장사는 정말 아니다"고 말했다.

반격도 만만찮았다. "영토수호를 혀끝으로 하나?"라는 이재오씨의 반발트윗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이 귀찮기 짝이없는 여의도 참새들의 말들을 짧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정曰 "온 몸으로 깝치지 마세요.."
이曰 "입만 살은 너나 잘하세요.."

네티즌들이 정두언 의원에게 이재오 보다 한표를 더 주는 이유는 이명박과 이재오 이 둘이 최근까지 독도문제를 발언하고 선전해준 덕분에 일본의 꼴통야당인 자민당의 신참 극우의원 셋이 다음 재선도 바라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어쨋든 과거 한 몸으로 살던 한명회와 압구정은 오늘날에 이르러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독수리 오형제' 만큼은 아니지만 이명박과 이재오. 이 둘을 합치면 '압구정 소망회'라는 전대미문의 닉네임이 탄생된다.

지금 제대로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도 곧 망한다

한명회와 압구정, 이 속설을 알고나면 왜 오세훈이 연달아 서울시장을 할 수 있느지, 왜 한나라당이 서울인구보다 적은 강남3구를 통치하고도 전국을 점거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천민자본주의자들이 있는한 엉뚱한 살인극을 당파싸움으로 말하고,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다.

조선말기처럼 다른 나라에 점령당하고 망할지도 모른다. 바로 이 때 현대판 한명회와 압구정이 부활한 것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교사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사림과 훈구 대결로 국가발전을 버린 채 복수혈전으로 국력을 약화시킬 것인가?

임진왜란도 병자호란도 뒤이은 한일합방과 식민통치도 알고 보면 조선이란 나라가 줄기를 뻗어나갈 때 병든 싹을 혹은 뿌리를 제대로 도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덧붙이는 글 | 인터넷저널에 기재된 기사.


덧붙이는 글 인터넷저널에 기재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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