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나눠 먹던 대통령 생가 올레를 걷다..

14대 김영삼 대통령 생가 외포리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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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임(kki0421)등록 2011.09.01 17:16

우물, 장독대 생가 뒷뜰 ⓒ 김강임


중복더위가 한창일 즈음,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마을에 다녀왔다. 외포리 마을하면 14대 김영삼대통령 생가를 떠 올릴 것이다.
오후 6시, 뜨끈뜨끈한 여름해는 장목면 외포리 포구 내려앉았다. 그리 넓지 않은 포구주차장에 대형버스가 도착하자, 손님들을 붙잡기 위해 소상인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멸치며 새우, 오징어 등을 파는 소상인들은 포구 근처에 대통령의 집 있기 때문에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대문 생가 대문 ⓒ 김강임


생가 담 위로 본 생가 ⓒ 김강임


우리들의 머릿속에 민주화투쟁 대통령으로 살아있는 14대 김영삼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하고 도착한 생가는 문이 잠겨 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자물쇠가 굳게 잠긴 생가 뒤편 골목길을 걸을 수 있었다. 비스듬한 오르막길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외포리 포구가 보인다.
골목길이라기보다는 넓고, 큰길이라기보다는 좁은 올레다. 제주도 올레로 말하자면 마을 올레이라고나 할까.
산 아래 자리 잡은 외포리 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이나, 어천마을과 흡사하다. 다만 다른것이 있다면 대통령의 생가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마을은 포구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보다는 관광객들의 발자국과 대형버스들이 분주히 오고갈 뿐이다.

외포마을 생가 주변 ⓒ 김강임


생가 개조한 생가 ⓒ 김강임


지팡이를 짚은 한 노인이 골목길을 걷는다. 그 길을 한때 대통령도 걸었을 것이다. 돌담에 칭칭 얽혀있는 담쟁이넝쿨도 여느 올레돌담과 다를 것이 없다. 대통령이 태어난 마을은 특별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여느 마을이나 똑같다.
아래 돌담아래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그리 높지 않은 돌담 위로 기와 지붕이 보이고, 지붕이 처마 끝에 외포리 바다가 보였다. 생가 뒤편의 정갈한 장독대, 장독대 옆 우물, 아마  대통령은 저 우물에 두레박을 올려 물을 마셨을 것이다.

중학교때 사진 중학교때 사진 ⓒ 김강임


대통령올레 대통령올레 ⓒ 김강임


외포리마을 처마끝에 매달린 외포리 마을 ⓒ 김강임


골목길을 걸으며 대통령의 기념관에서 보았던 대통령이 중학교 때 사진이 아른거렸다. 한때 민주화를 소리쳤던 입, 굳게 잠긴 대문의 자물쇠처럼. 그 입은 굳게 다물고 있었다. 순진한 중학생의 모습이었다. 
그리 화려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추억이 묵힌 생가, 한때 신접을 차렸다는 대통령의 생가,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과 민주화투쟁. 지금은 거제시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대통령 생가는 사진 속 입처럼 굳게 잠겨 있었다. 그 아쉬움은 생가의 올레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사진 옆에 새겨진 문구는 짧은 올레길을 걷는 동안 가슴속에 머물렀다.
' 니만 묵으라며 할아버지께서 입에 넣어주신 귀한 알사탕 한 알, 입에 문채 그대로 뛰어나가 동네 아이들과 깨물어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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