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전통지식을 생물약탈 당한 나라 중에서도 인도는 가장 좋은 사례이다. 인도는 다양한 문화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아주 많은 전통지식들이 개발되고 발전되어 온 대표적인 나라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오래전부터 선진국들의 생물약탈의 주요 대상이 되어 왔고, 이는 곧 인도인들이 자국의 전통지식에 대한 중요성을 다른 개발도상국보다 빨리 인식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되었다.
현재는 정부 차원에서 자국의 전통지식을 보호 및 보존하려는 전담 기관들이 설립되어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NGO 단체들이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고, 학자들의 연구도 매우 활발하게 수행되어 인도의 전통지식을 자국의 지식 재산권으로 확보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1. 심황(Curcuma longa L.)
심황의 뿌리는 인도인들이 향신료로 널리 이용하고 있으며, 약용, 향장용 그리고 염료 등의 효과적인 첨가물로 이용하여 왔다. 특히, 약용으로는 수 세기 동안 상처와 부상을 치료하는 데에 전통적으로 이용해 왔다.
▲ 그림 심황(Curcuma longa L.)[왼쪽 : 꽃, 오른쪽 : 뿌리]
ⓒ 김현
그러나 1995년에 미국 미시시피 대학의 의료센터에 있던 추방당한 인도 사람(Suman K. Das와 Hari P. Cohly)이 심황의 부상 치료에 대한 미국 특허(번호 : 401,504)를 받았다.
이에 인도 뉴델리의 과학산업위원회는 이 특허에서 주장하는 심황의 부상과 상처 치료에 이용은 인도의 경우 수천 년 전부터 이용되어와 이미 선행성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특허 취소를 위한 제소를 하였다.
이들의 제소 내용을 입증하는 자료는 고대 산스크리트 문헌과 1953년 인도 의학잡지에 실린 한 논문이었다.
이러한 논란 끝에 특허는 1997년에 취소되었으며, 이 사례는 개발도상국가의 전통지식에 대한 보호를 인정하게 해준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2. 님나무(Azadirachta indica A. Juss.)
님나무 추출액은 작물을 공격하는 수많은 세균성 질병에 이용되고, 종자로부터 짜낸 기름은 감기와 독감 치료에 이용되며, 비누와 섞어서 사용하면, 말라리아, 피부질환 그리고 수막염을 치료하는 데에 이용된다.
▲ 그림 님나무(Azadirachta indica A. Juss.)[왼쪽 : 꽃, 오른쪽 : 열매]
ⓒ 김현
1994년 유럽 특허청은 미국의 W.R. company와 미국 농림부에 식물의 균을 퇴치하는 님나무 오일에 대한 특허를 인정하고 등록을 하였는데, 1995년 인도 농민의 대표들과 국제 NGO들이 이 특허의 철회를 위한 합법적인 제소를 하였다.
여기에 제시된 증거들은 수 세기 동안 인도의 농업에서 이용되어 온 것들이었지만 아직 특허 출원이 안 된 것들이었다.
1999년 유럽 특허청은 제시된 모든 증거들의 공익 우선권을 인정하였고 2000년에 특허는 취소되었으며, 이어 2006년에는 나머지 특허들도 전부 취소를 하였다.
이렇게 전통지식은 현대 지식 산업사회에서 생명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우리들의 자산입니다.
그러므로 전통지식에 대한 이익공유가 국제적인 강제 협약 즉 나고야의정서(2010)에 규정되어 발효되는 2012년을 대비하여,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전통지식을 과학적으로 발굴하여 세계에 유효 공표하는 등 철저히 준비를 하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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