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인데 20대로 변신, 캠퍼스로 향한 길은 젊음을 찾아 주었어요"

날 울린 시민인문학 강좌 수료식

검토 완료

최정애(cja3098)등록 2011.06.14 11:29
  
"70대인데 20대로 변신해 캠퍼스를 오가며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는 일은 젊음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교수님이 정성껏 해준 첨삭을 참고로 글쓰기에 대한 안목도   키웠지요. 대학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중학교밖에 나오지 않아 늘 대학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이번 수료를 통해 나도 대학교 다녀봤다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아 뿌듯합니다."
"중년으로 접어드니 아이들도 키워놓고 늦잠을 자기 일쑤였는데 여기 나와 보니 제2의 인생을 위해 도전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 후원하고 가톨릭대학교 교양교육원(원장 하병학)이 주관한 2011년 1학기 가톨릭대학교 시민인문강좌 수료식에서 한 수강생들의 목소리다. 수강생들은 '세상읽기를 통한 소통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3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철학, 문학, 역사 등 다양한 강좌와 만났다.

6월 10일 오전 10시 부천 가톨릭 대학교 성심연수원에서 본교 노관범 교수(한국사)의 사회로 열린 이 행사에는 54명의 수료생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 학기를 추억할 수 있는 동영상 관람, 조별발표회 수료 학위 수여식 및 상장수여, 축사, 수료자 답사들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수강생들이 그동안 매차 시 수업 후 주어진 과제물 '행복한 대화 경험, 대중문화의 가치, 우리사회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거짓말' 등으로 엮은 문집  초지물 (초록 지혜에 물들다)이 발간되어 눈길을 끌었다.

하병학 원장은 축사에서 "본교 주변 지역의 시민들에게 소통의 인문학을 제공해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삶을 성숙하게 하고자 본 강좌를 마련했다. '잘 될 수있을까' 우려 속에 시작했는데 67명 입학에 54명이 수료하고, 90%가 넘는 출석률을 보였다. 할 일도 많고 귀찮은 일일 수도 있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동행, 세시봉, 울타리, 진달래, 봄바람 등이 펼친 각 조 별 발표회에서는 시낭송, 하모니카 연주, 단막극 등이 선보였다. 진달래조는 하모니까 연주에 맞춰 스승의 은혜를 불렀고  봄바람조는 '날 울리는 인문학'이라는 제목 하에 인문학으로 지적인 웰빙, 즉 고가의 물품이이 아닌 지적인 가치로 자신을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솥뚜껑 운전수롤 살다보니 인문학은 나와 동떨어진 학문인 줄 알았는데 이번 강좌를 통해 인문학은 나를 변신시킬 수 있는 학문이라는 걸 알았다" "여러분과의 만남 속에 나를 괴롭히던 우울중이 사라졌다"는 고백사도 있었다.

2부에서는 시상식이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 귀를 쫑긋 세워 그동안 활동 상황에 대한 평가를 기대했다. 개근상은 22명이 받았고 조별 발표회에서는 진달래조와 봄바람조가 수상했으며, 과제물 등을  평가한 학업우수자 부문 장려상에는 이은경, 정순진, 오구라스미요 씨가 우수상에는 김길환 씨, 최우수상에는 필자에게 돌아갔다. 내가 최우수상을 탈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쌓은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기사를 한 꼭지를 쓰기 위해 끙끙 앓았던 일들이 차곡차곡 저장되어 이런 결과를 안겨주는 것 같다.

40개국에서 4천 5백만 부가 판매된 미국의 대표적인 스릴러 작가 중 한 명인 마이클 코넬리는 전 세계 독자들이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비결, 그 힘은 어디서 나왔냐고 묻자 그는 망설 없이 "직장생활을 통해 얻었다"고 했다. 그의 직업은 신문기자였다. 나는 비록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회현상에 귀 기울이며 우리 사회가  보다 맑고 건강하게 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마지막 순서로 다음 학기 안내가 있었다. 이번 학기 세상읽기였다면 9월에 시작되는 다음 학기는 고전읽기로 진행된다. 삶의 성숙기에 접어든 시민들에게 삶의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인문 콘텐츠 중심이다. 강사 중심의 일방적인 강의 방식에서 벗어나 수강생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논평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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