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현빈은 '김태평'으로 살 수 없다.

현빈에게 '나의 조국'이 될 수 없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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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주(morningsj)등록 2011.05.10 16:41
오늘, 유명 포털사이트 메인에 '현빈효과'에 관련된 기사가 노출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백령도 주민들이 현빈의 백령도 군생활 때문에 관광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거였다. 내용에 포함된 지역주민의 인터뷰는 간절하다 못해 애절하다. 기사의 한 부분을 발췌했다. < "현빈의 백령도 배치로 이곳을 잘 몰랐던 국민에게 섬을 널리 알리고 한층안정된 곳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백령도에 와도 현빈을 본다는 보장이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방문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빈은 입도 이후 부대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부대 측에서도 별도의 팬 미팅 등의 행사를 구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은 해병대 측의 배려로 '현빈 공개 행사'가 개최될지 여부가 앞으로 백령도 관광 활성화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주민 홍남곤(44)씨는 "현빈이 배치된 해병 부대가 자체 융통성을 발휘하거나 옹진군과 인천시가 부대 측과 조율에 나서 현빈 관련 행사 개최를 성사시킨다면 관광객도 늘고 지역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빈은 전성기에 군입대를 결정했다. 그것은 사실상 이미 예정된 시기였고, 이변이 없이 그는 드라마에서 성공을 거두고 많은 현빈앓이를 만들었다. 그의 군입대는 국내외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과는 조금 대조적으로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그는 이 사태를 두고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가야하는 곳이고 특히나 연예인이라면 무조건 가야 하는 곳이 군대다. 군대는 이제 그들에게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와 발판이 된다. 그러나 언론에서 보였던 현빈은 조금 달랐다. 그는 기회와 발판보단 오랜 시절부터 해병대를 꿈꿔왔고, 연예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군인이 되었을 것이라 고백했던 만큼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가 있었다. 그에게 지키고 싶었던 조국, 대한민국은 그러나 어떠한가. 한 인간을 백령도에 매장시키고 있다, 현빈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당연한 시장변화일 수 있다. 백령도는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가슴 아픈 시기를 보내야 했고, 하루 빨리 기지개를 펴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했다. 그런데 때마침 이들에게 구원의 소식처럼 현빈이 나타난 것이다. 현빈을 통해서 지역경제가 발전되고 살아난다면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그것은 곧 대한민국의 시장 경제의 흐름을 원활하게 바꾸어 놓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그저 일반사람처럼 똑같이 군대에 입대한 현빈은 과연 무슨 죄일까.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은 군대에서 조차 군인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군인'이길 바란다. MC몽 군입대를 관련하여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가 정말 이빨이 아프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던 지난날들에 대하여 걱정했던 이는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치아가 아프면 그것은 심히 고통스럽다. 최근 MBC에서 방송중인 <몽땅 내사랑>에서 황옥엽(조권)은 썩은 이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 방영되었다. MC몽이 정말로 아프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관심 없다. 그들은 '아파도 군대에서 죽어' 하는 식이다. 폭력적이며 저돌적이기 까지 한 이러한 시각은 그대로 현빈에게도 적용된다. 그저 군입대를 갔을 뿐이고 그게 하필 '백령도'였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기사에서 보면 한 주민은 인터뷰에서 "현빈이 배치된 해병 부대가 자체 융통성을 발휘하거나 옹진군과 인천시가 부대 측과 조율에 나서 현빈 관련 행사 개최를 성사시킨다면 관광객도 늘고 지역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자체 융통성이란 무엇인 가. 현빈이 입대를 한 이상 그는 나라를 지키는 똑같은 군인이 된 것이다. 군인이란 왜 존재하는가. 국가안보 및 치안에 대비하기 위하여 훈련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빈에게 백령도 홍보대사 정도의 이름표를 달아 주는 거다. 정말로 그가 하필이면 백령도로 간 것이 그를 그런 식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면 현빈은 당장에 탈영이라도 해야 한다. 도대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왜 현빈에게 '조국'이 될 수 없는가. 그는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다. 그는 하나의 인간이며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군대에 들어간 사람이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그에게 몇 개의 권한을 주려 하는가. 그는 연예인이며 동시에 손가락질 받지 않는 군인이여야 하며 지역경제도 살려야 하는 백령도 홍보대사여야 한다. 그가 지역경제발전, 대한민국시장발전이란 명목으로 많은 행사를 개최한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아무도 내 편은 없다. 군중심리를 겪어 본 적이 있으니 그는 알 거다. 부디 김태평은 농락당하고 버려지지 않기를. 그가 군생활 한 백령도를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곳'으로 기억하는 일이 없도록. 백령도-그곳은 아름다우므로, 그 자체로 살아남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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