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당신의 모습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찾아온 고령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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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ksjknife)등록 2011.05.02 20:57
30년 후 당신의 모습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최초의 인류라고 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부터 약300만년이 흐르는 동안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었다. 그렇지만 병들어 죽지 않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최첨단의 의료기술 발달을 가져왔다. 사람의 모든 부분을 마치 자동차의 부품처럼 닦고 기름치고 고쳐서 다시 쓴다. 그 결과 사람은 끝없이 생명을 연장하였다.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 받을 일이다. '오래 오래 사세요' 어른들께 가장 많이 하는 인사이다. 그 만큼 장수는 사람의 복(福)중에 최고의 복이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오래 산다. 따라서 오래 사는 것은 별 의미가 없게 됐다. 즉, 어떻게 오랫동안 사느냐가 중요한 세상이다.

사람의 인생은 크게 세 가지 시기가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약20년을 부모의 보살핌에 배우면서 살고, 두 번째 시기는 약40년을 일하면서 살게 된다. 세 번째 시기는 은퇴 이후 사는 인생 말년의 시기이다. 말년은 대부분 자식의 보살핌에 살기에, 자식 복이 있는 사람이 말년이 좋았다.

두 번째 시기까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세 번째 시기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길어 졌다. 세 번째 시기가 약40년은 더 살아야 장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됐으니, 말년이 인생의 절반이 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40년 인생을 덤으로 산다고 했을 때, 자식이나 부모나 같이 늙어가게 된다. 따라서 자식이 부모를 봉양한다는 것은 이제 옛일이 되었다. 자식 복이 있다고 인생 말년이 좋은 세상은 이미 지났다는 말이다. 

'고령사회'는 실로 인구혁명이다. 미래의 고령사회가 '노인천국'이 될지 '노인지옥'이 될지는 모른다. 아직 우리가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령사회가 사회전반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중심의 판도를 바꾸고, 산업의 개념을 바꾸고, 개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3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아야하는 것은 장수(長壽)가 사람에 따라서는 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고령사회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통계수치를 보면 실감이 난다.

■ 대한민국이 세계 1등 노인국가가 된다.

우리나라는 2050년이 되면 노인인구 비율이 38.2%로 세계에서 제일 높다. 쉽게 말해 인구 3명당 1명이 노인이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 먼저 고령사회가 되었던 일본을 앞지르게 되며,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미국은 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월해 버린다.

도표1 주요국 고령화 추이 도표 ⓒ 김상진


유례가 없는 급격한 고령화 속도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7%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11%로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의 문턱에 서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는 154년, 미국은 94년, 독일은 77년, 일본은 36년인 반면, 우리나라는 2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이다.

이렇게 고령사회를 가속화시키는 것은 의료기술의 발달도 있겠지만 문제는 출산율이다. 우리나라 여성1인당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OECD국가 평균 1.71명에 비하면 급격한 감소추세이다. 한 나라의 인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 한다.

도표2 주요국 합계출산율 현황 ⓒ 김상진


이러한 저출산 현상으로 인하여 2016년이면 유소년인구(0세~14세)보다 노인인구(65세 이상)가 많아지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가능인구(15세~64세)는 2017년이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9년부터 우리나라 전체인구가 서서히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며, 2050년이 되면 약650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은퇴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령자고용촉진법은 기업들에게 정년을 60세 이상이 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규와는 달리 많은 기업들은 정년을 55세~60세로 정해 놓고 있다. 2007년 노동부가 1,9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세 정년이 42.9%, 58세 정년이 23.4%, 60세 이상이 16.5%로 나타났다. 정년을 이렇게 정해 놓고도 50대 초중반이 되면 거의 쫒아내다시피 하는 것이 기업들의 인사 관행이다.

대기업은 사실상 이 보다 훨씬 빠르게 은퇴를 하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대기업에선 40대 후반의 중견간부들이 50세까지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사표를 받는 것이 오랜 인사 관행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에서는 요즘 50대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2011년 4월 2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발표에 의하면 2006~2010년 자산순위 100대 상장사 임원을 분석한 결과 40대 임원이 2006년 말 약 8% 수준에서 2010년 26%로 늘어났다. 전체 임원의 평균연령도 52.5세로 해마다 0.7~1.1세씩 낮아지고 있다. 임원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기업은 웅진홀딩스로 48.8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연금은 65세가 되어야 받게 된다. 50대 초반에 은퇴를 하였다고 하면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10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또 30년~50년은 더 살아야 한다. 사람은 갈수록 오래 살게 되는데 기업은 갈수록 나이든 사람은 쫒아 낸다.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도표3 100기업 임원 평균연령 ⓒ 김상진


■ 은퇴자금은 적어도 5억이 필요하다는데▪▪▪           
               
2010년 12월 말에 매일경제신문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PB 30명에게 은퇴설계 현황과 향후 전략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노후를 위해 최소 5억~10억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16명으로 절대 다수였다. 은퇴 후 월소득은 200~300만원이 13명, 300~500만원이 12명으로 비슷하게 나왔다. 따라서 은퇴 후 월소득은 300~4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현재 은퇴자의 3/4은 은퇴 전까지 노후를 전혀 준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2009년 미래에셋이 수도권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 40대 이전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경우는 5%였으며, 50대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비율은 16%였다. 나머지는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은퇴를 맞이한 것이다.

도표4 은퇴준비 시작 시점 ⓒ 김상진


이제 나를 생각해 보자. 30년 후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 20대라면 은퇴를 맞이하는 시점일 것이며, 30대 이후라면 이미 은퇴를 하고 덤으로 사는 인생을 시작했을 것이다.
30년 후에 나는 공원벤치에 앉아 개미와 친구하며 보내고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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