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더’ 고객만족실, 소비자우롱 지나쳐

[고발] 고어텍스 자켓수선, 15일 걸린다더니 한달 넘고 두번 거듭 같은 실수

검토 완료

최방식(bestchoice)등록 2011.04.25 10:50
프랑스의 유명 아웃도어 '아이더'의 소비자 우롱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사실 소비자 피해 보도를 많이 해봤지만 제 피해 사례를 알리려니 좀 겸연쩍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비자들의 소중한 권리를 위해 용기를 좀 내봐야겠습니다.

등산용 고어텍스 자켓 지퍼수선을 맡겼는데, 예고기간의 두배가 지나도록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그 기간 두 번이나 수선을 마쳤지만 내부 고어텍스 막이 찢기고 심실링 처리가 제대로 안된(밀봉 안되고 터진) 상태로 거듭 배달돼 수선실에 또 다시 들어가 있다는 겁니다.

제가 가진 자켓은 국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K2가 수입 판매하는 프랑스 브랜드 아이더 고어텍스 팩라이트. 요즘 천정명과 장혁이 암벽 오르는 장면으로 선전하는 바로 그 브랜드입니다.

아실텐데, 방수·투습 등의 기능이 있는 아웃도어용이죠. 등산을 주말마다 하다 보니 필요한 외투여서 준비한 거죠. 전면에 있는 지퍼에 문제가 생겨 수선을 맡겼습니다. 지난 3월 22일 아이더 문정점에 접수했죠.

수선을 맡긴 아이더 팩라이트 고어텍스 자켓. 국내 수입판매사인 K2 본사 고객만족실에서 수선을 한다. ⓒ 최방식


지퍼 한쪽 '이' 두개가 담뱃불에 녹아 눌어붙었습니다. 사용에는 별 불편 없었습니다. 지퍼도 잠기고요. 다만, 착용·등산 중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있어 수선을 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팩라이트' 지퍼교환·웰딩 수선 접수

그 담뱃불에 지퍼 안쪽(바깥쪽에 있는 게 있고 안쪽에 있는 게 있음)에 덧댄 깃(지퍼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빗물 막아주는)에 지름 2mm 정도의 '담배빵'(구멍)도 생겼는데, 수선을 맡기는 김에 그 것까지 수리를 의뢰했습니다.

그 '담배빵'은 깃 바깥쪽 천만 구멍을 낸 것인데, 안쪽 고어텍스 막에는 문제(기능상)가 없었습니다. 다만 보기가 싫어 같은색 테이프(수선용) 지름 4mm짜리 하나만 붙여주면 괜찮겠다 싶어 그리한 것입니다.

어디다 맡겨야 할 지 몰라 온라인으로 아이더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 연락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고객만족팀'(수선 등을 담당, K2 본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수선 비용, 기간, 의뢰처 등을 문의하니, 단답형 대답과 함께 아이더 매장에 맡기라며 전화를 끊더군요.

바빠서 그러나보다 싶어 인터넷을 뒤져 아이더 매장을 찾았더니 문정점이 집에서 가장 가깝더군요. 자켓을 싸들고 문정점을 찾아갔습니다. 매장 직원(김광원이라 기재돼 있음)이 수선할 곳을 잘 살피고 접수증을 써 주더군요.

그 날이 3월 22일입니다. A/S접수증에는 '담뱃불로 지퍼고장 교체, 그 옆 구멍 웰딩수선 부탁'이라고 쓰여 있고요. 비용은 1만5천원 정도 든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기간은 15일 정도 걸리는 데 괜찮겠느냐고 묻더군요.

왜 그리 오래 걸리나 싶어 물으니 "전국에서 제품 수선이 접수되다 보니 그렇고, 구형이라서 그렇다"(이 답은 이후 변명할 때마다 계속 들음)고 하더군요.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어쩔 수 없다싶어 그냥 맡겼습니다.

고어텍스는 겉감 안쪽에 이런 막을 붙여 완성합니다. 이 막이 물과 바람을 막아주고 안쪽의 땀(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죠. 수선을 맡겼는데 늑장을 부리더니 수선하면서 카라 안쪽 고어텍스 막을 찢어놓은 채(방수 방풍 기능 사라짐) 그대로 찾아가라고 합니다. ⓒ 최방식


그리고 10여일 지났을 겁니다. 주말 산행 때 추워 혹시 수선이 다 됐으면 본사에 가서 찾아오면 어떨까 싶어 접수 매장(문정점)으로 전화했죠. 그랬더니 그 직원이 대뜸 "제가 15일쯤 걸린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묻더군요.

수선기간 홈피-10일, 매장-15일, 본사는?

그래서 전 "그건 알고 있는데, 주말에 입으면 좋겠다 싶어 맡긴 지 10여일이 지났으니 혹시 수선이 완료됐는데 배달하느라 오래 걸릴 거면 제가 본사로 가서 찾으면 어떨까 싶어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그 직원은 본사로 전화해보라고 했고요.

또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니 비수기에는 7일 성수기에는 10일 정도 걸린다고 나와 있더군요. 그 기간이란 '매장에 접수한 때부터 그 매장에서 수선을 완료한 걸 다시 찾을 때까지'라고 상세하게 설명도 돼 있고요.

본사 수선실로 전화를 걸었죠. 이름을 물어 불러줬더니 대뜸 하는 말이 놀라웠습니다. 28일 접수했는데 어떻게 벌써 수선을 했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의아해 접수증에 22일(문정아이더)이라고 기록돼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자신들이 받은 건 28일이니 그날이 접수일이라고 우기더군요.

그 고객상담실 직원(여자)의 더 웃기는 이야기는 자기들이 접수한 28일부터 15일은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접수 매장 직원 이야기와 달라 따졌더니 하여튼 그렇다고 우깁니다. "왜 그러냐"고 거듭 항의하니 "전국에서 수선의뢰가 들어오고, 구형제품이고..."라고 답합니다.

22일 맡겼는데 28일 본사에서 접수했다니 이송에 6일이 걸린 겁니다. 본사 직원은 그 때부터 15일 걸린다는 것이고요. 접수매장 직원과 왜 말이 다르냐고 따졌더니 자긴 접수처 직원 한 이야기는 모르겠고, 자기가 그렇게 말한 게 아니잖느냐고 되레 화를 내더군요.

접수 시점이 다른 걸 가지고 서너번 말싸움을 했나요. 그 여자 직원이 갑자기 말을 바꿔 "빨리 해드리겠습니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있나요? 알았다고 할 수밖에. 그렇게 첫 전화 실랑이가 끝났습니다. 서둘러 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했고요.

아이더 본사에 수선을 맡긴 팩라이트 고어텍스 자켓의 안쪽면. 팩라이트라는 고어텍스 막이 입혀져있는데 이 막이 손상되면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이 떨어지거나 사라지는 겁니다. ⓒ 최방식


그리고 15일(매장에 접수할 때 예상기간)을 기다렸습니다. 연락이 없어 접수매장(문정점)으로 전화를 했죠. 제품이 도착하지 않았으니 아직 수리가 끝난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15일이 흘렀는데 "왜 안 끝난 거냐"고 물으니 "15일쯤 걸린다는 건 쫌 이를 수도 늦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습니다.

접수매장·K2본사 서로 "사정 모른다"

그리고 그 직원은 본사에 연락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재촉해보겠다고 덧붙이더군요. 저더러도 당사자가 재촉하면 좀 일찍 해줄 수도 있으니 항의전화라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애초 약속했던 15일은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1주일이 흘러 총 21일이 흐른 시점에 본사 수선실로 전화를 했습니다. 지난 번 목소리의 그 여성이 전화를 받더군요. 항의 목소리에 다시 그 상투적 답변입니다. "전국에서 수선의뢰가 들어오고, 구형제품이고..." "21일이 지났는데도 왜 그러냐"는 질문엔 "어쩔 수 없다"는 답뿐이었습니다.

"그럼 언제 되느냐"고 물으니 "이틀 뒤(4월 14일) 수선이 잡혀있다"고 하더군요. 다음 주에나 찾을 수 있느냐고 되물으니 "그건 아니고 이번 주 안에는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고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접수일로부터 23일이 흐른 지난 14일 문정 매장 직원한테 전화했습니다. "왜 이렇게 늦어지는 것이냐, 미안하다는 말 한미다 없고..." 내 넋두리가 싫은지 지겨운지 그 직원은 또 다시 "전국에서 수선..."를 말하며, 자신들이 수선하는 게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하고요. 그렇게 화만 끌이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접수 매장(문정점) 직원한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수선하는데 재료가 꼭 같은 게 없어 색상이 좀 달라도 괜찮겠냐는 것이었습니다. 수선료 확인도 해줬고요. 그렇게 하라고 했죠. 그 직원은 "본사 직원과 통화했는데 저와 나눈 이야기를 들었다"며 "하여튼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이튿날 매장(접수) 직원한테 다시 전화가 걸려와 "고어텍스 팩라이트 소재가 현재 없다"며 "같은 소재로 하려면 이번 주에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프로쉘이라는 소재로 하면 이번 주에 완료할 수 있는데 색상이 좀 다를 수 있다"며 선택하라기에 "프로쉘로 하라"고 답했습니다.

해명도 사과도 없고, "어쩔 수 없다"

마침내 4월 16일 오전 수선을 맡긴 지 25일(애초 예상한 15일보다 10일이 더 흐른) 만에 찾아가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주말 등산 가는 길에 문정 매장에 들렀죠. 수선한 걸 꺼내 드는 순간 놀라고 말았습니다. 수선하며 목 카라 쪽 고어텍스 안감(방수투습 소재)을 절개하고 붙이지 않은 채 그대로였습니다.

수선을 맡긴 고어텍스 팩라이트 자켓 안감이 손상된 모습. 한달이 되도록 2번에 걸친 수선에 수선을 했는데, 고어텍스 안감이 수선부위가 다 떨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수선에서도 그랬고 두번째에도 똑 같이 막이 훼손돼 있습니다. ⓒ 최방식


더 놀라운 것은 전면 지퍼를 교체하고 프로쉘이라는 안감 고어텍스 막을 붙였는데 한쪽은 붙어있고 다른 한쪽은 다 떨어져 덜렁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매장 직원도 그 걸 보고 기가 찾는데 피식 웃더군요. 어쩔 줄 모르면서요.

내가 "어떡할까요"라고 물으니 그는 다시 접수증을 쓰기 시작하더군요. "최대한 빨리 고쳐드리겠다"고 하면서요. 접수증에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오랜 시간 걸려 도착한 유상 A/S가 A/S과정에서 다른 부분까지 손상돼 도착. 최대한 빠른 처리 부탁드립니다."

그 직원은 "본사에서 전화가 갈 겁니다. 늦어지고 훼손되고 수선이 제대로 안된 것에 대해 해명할 겁니다"고 하더군요. 그런가보다 하고 나왔죠. 그렇게 허탕치고 다시 엿새가 흘렀나요. 본사에선 해명도 사과도 여전히 없었습니다.

21일에야 문정점 직원이 전화를 해 수선을 마쳤으니 찾아가랍니다. 저녁 무렵 들렀습니다. 수선을 맡긴 지 30일 만에 자켓을 가지러 간 거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분풀이를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면서...

이날 문정 매장에 들르니 그간 있던 직원 대신 다른 이가 있더이다. 이름을 말하니 창고에서 수선한 걸 찾아들고 나오더니 확인하라며 건네주더군요. 자기가 지퍼까지 열어주면서. 세상에... 지난번 엉터리 수선이 다시 그대로입니다. 지퍼를 교체하고 떼어낸 자리에 덧댄 고어텍스 막이 붙지 않은 채여서 다시 수리에 들어간 건데...

두번 엉터리 수선 뒤 "어떻게 할까요?"

글쎄 그 고어텍스 막이 다시 붙지 않은 채였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첫 눈에는 다 붙은 것처럼 접착제 같은 번들거림도 있습니다. 지난 번 욕을 먹었으니 이번엔 제대로 붙인 모양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부위를 손으로 만지니 다시 쭉 떨어져 버립니다.

난 "뭐 이런 데가 다 있어"라고 호통치며 "두 번째 똑같은 엉터리 짓을 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 것도 1달이나 걸리면서"라고 역정을 냈습니다. 그 직원 어쩔 줄 몰라 하고요. 매장에 손님인지 한 분 계시더니 다가와서는 "정말 화날 만하네"라며 "피해보상 해야겠구만"이라고 거들고요.

그 직원 안절부절 못하며 "어떻게 할까요?"라고 거듭 묻더군요. 난 "내가 뭘 어떡합니까?"라고 되묻고 "수선을 맡겼는데 늑장을 두 배로 부리고 두 번에 걸쳐 똑 같은 엉터리 수선을 해놓고 나더러 어떡하냐니..."라고 목소리를 높이니 그 분 눈을 피합니다.

세 번째 'A/S접수증'을 들고 폭발하는 분노를 참으며 아이더 문정점을 나왔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느냐"는 매장 직원 말을 뒤로하고요. 세 번째 접수증에는 이렇게 쓰여 있답니다. "세번째 수선이 완벽하지 않아 고객님이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재수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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