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결코 싫지 않은 재탕,<굿모닝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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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홍선(i2krs)등록 2011.03.25 13:55

<굿모닝에브리원> ⓒ 황홍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방송국버전,<굿모닝 에브리원>

<굿모닝 에브리원>은 누가 봐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판박이다. 의욕 충만 신입 사원[단,<굿모닝 에브리원>의 베키는 경력직이다]의 시선으로, 사랑하는[?]일의 계속되는 애정행각[즉,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를 괴롭히는 악마 같은 상사의 존재. 하지만 주인공은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상사의 눈에 들어오며, 점점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에 가까이 다가간다. 하지만 그 순간 찾아온 인생 일대의 결단, 두 작품 다 주인공들에게 묻는다, "과연 성공이 당신 인생보다 중요하냐?" 고.

이런 포맷을 <굿모닝 에브리원>은 충실히 따라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표절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같은 작가니깐] 그렇다면 복사품이라는 이유로 저평가 받을 것인가? 그럴 필요도 없다. 어느 쪽이든 <굿모닝 에브리원>은 기대만큼 확실히 뽑아주는 비즈니스 코미디니깐.

둘다 엘라인 브로쉬 맥켄나각본가가 적었다 ⓒ 황홍선


■명랑PD베키성공기,티격태격할수록 재미있어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디(앤 헤서웨이)보다 더 오지랖이지만 사랑스러운 신입 PD 베키(레이첼 맥아담스)의 좌충우돌은 영화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 현 직장인들의 희노애락을 싱크로율 최고점으로 표현한 그녀의 연기에 무척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레이첼 맥아담스, 이 어메이징한 여배우의 연기 ⓒ CJ E&M 영화사업부문(배급), CJ E&M


영화가 사랑스러운 건 베키의 좌충우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이라는 일분 일촌의 전쟁에서 순간순간 빚어내는 아이디어와 소동은 스피드있고 강한 웃음을 발휘한다. 특히 영화에서 방향계 뉴스에 목숨을 거는 어니의 굴욕은 <굿모닝 에브리원>의 하이라이트다.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이하 <프라다>]에서도 그렇고, 이번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도 그렇듯이, 메인 테마는 역시 "악마 같은"직장 상사다. 흡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메릴스트립)이 방송국 앵커가 되었다면 딱 이 사람인 듯 한 마이크(해리슨 포드)는 잘난 자기업적에 도취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상황에서 빚어지는 명랑 PD 베키(레이첼 맥아담스)와의 불협화음은 영화 최고의 재미다.

이들이 다툴수록 시청률과 포털사이트의 영화 평점[?]이 올라간다 ⓒ CJ E&M 영화사업부문(배급), CJ E&M



다만 <프라다>쪽과 <굿모닝 에브리원>이 다른 점은, 상대방을 통해 변하고 있는 쪽이 신입이 아닌 상사라는 것이다. 미란다를 존경하면서도 결코 미란다가 되고 싶지 않은 앤디는 그녀를 보며 큰 사회적 성장을 하는 것에 비해, <굿모닝 에브리원>에서는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마이크가 자기와 닮은 배키를 보며 잃어버렸던 어떤 감정을 찾아 가는 것에 있다. 그 사이 과연 일보다 소중한 건 무엇인가를 던지는 센스[?]는 잃지 않고.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와 굿모닝 에브리원은 우리에게 똑같은 교훈을 던진다.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냐" ⓒ CJ E&M 영화사업부문(배급), CJ E&M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결코 싫지 않은 재탕,<굿모닝 에브리원>

하지만 <굿모닝에브리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미란다를 보며 앤디의 성장을 그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비해 <굿모닝 에브리원>은 베키와 마이크의 공생 관계를 표현하기위해 사족을 많이 풀어놓는다. 대표적으로 영화 마지막 어떤 클라이막스 부분을 한 두 번씩 놓치고 과연 영화는 누가 누굴 위해 변화되는가에 대한 의미가 모호해지는 부분이 있다. 조금만 이야기를 줄였다면 상당히 깔끔하게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았을까, 영화의 유일한 흠이다

하지만 <굿모닝 에브리원>은, 확실히 이 영화에 대해 "불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열정 혹은 고집이 사랑스럽고,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산다. 특히 비슷하다고 해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매력에 빠진 영화팬들은 <굿모닝 에브리원>의 재탕이 결코 싫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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