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솔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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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poem7600)등록 2011.01.25 16:26
겨울 솔밭에서 읊다

                          - 윤태

저마다 으밀아밀 소리 없이 속삭이는
순결한 백색 언어들이
고요보다 더 조용한 고요 속으로 파고든다
세상의 온갖 흰소리들을 묻어 버리고
솔바람 소리마저 가지 끝에 매달아 놓고
홀가분히 달리는 솔밭 사이 바람
바람도 지쳐 넘어질 쯤이면
해거름 되어 몽글몽글 피어난 눈 숭어리
솔잣새 발부리에 걸려 이내 시들면
이운 꽃잎 그 자리에는
어느덧 白花가 만발한다
또르르
희끄무레한 배경 속으로 굴러 내린
검정 솔방울 하나
솔방울 사이로 푸른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산짐승 마냥 웅크리고 있는
저 옛 등걸에도 청청한 새순 돋아나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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