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군의 영화씹어먹기]<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자>그래도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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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홍선(i2krs)등록 2011.01.20 11:58

R군의 영화씹어먹기-<노다메 칸타빌레> ⓒ 황홍선


'브라보'를 외쳤던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2006년 겨울, 지금처럼 한참 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새벽 방 한 구석에서, 나는 어떤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짜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장면이 끝나자, 나도 모르게 이 한 마디를 외쳤다. "브라보!", 그렇게 외칠 수 밖에 없었던 명품 드라마[?] 그 이름 <노다메 칸타빌레>!!

클래식이라면 으레 어렵다는 생각이 가득한 대중에게 <노다메 칸타빌레>는, 유행곡보다 더 친숙하게 클래식을 듣게 만들어 준 좋은 음악선생님이었다. 일본 드라마라면 으레 낯간지럽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노다메 칸타빌레>는 또 좋은 일본 드라마 가이드이기도 했다.

정말로 재미있게 보았기에 드라마의 끝을 보고 이렇게 섭섭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좋은 소식이 전해왔다. 유럽으로 간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를 그릴 극장판이 개봉 준비 중이라고.

2006년, PC 모니터에서 소박한 만남을 시작했던 <노다메 칸타빌레>. 이제 그 대단원의 막을 모니터 넘어 대형 스크린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물론 이것이 진정 <노다메 칸타빌레>의 마지막이라 아쉽지만, 울지 마라 친구여.

"자, 즐거운 음악 시간이니깐..."

노다메 극장판, 결국 아쉬운 유렵행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은 마지막을 준비하는 작품만큼 지금까지 노다메를 사랑했던 팬들을 위해 다채로운 서비스와 이벤트를 준비했다.

노다메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차음남[차가운 음악의 남자(?)] 치아키는 여전히 까칠한 매력을 발산한다. 거기에 노다메와 치아키가 유럽으로 건너와 잠시 사라졌던, S오케스트라의 막강 조연들이 다시 등장해 반가웠다.

드라마팬에게는 반가운 인물들이 재등장! ⓒ 어뮤즈 필름(배급), (주)미로비젼(수입)


또한 완결편답게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를 회상장면으로 삽입,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자아낸다. 시리즈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과 손발이 오버스러운 코믹요소는 바로 이 맛에 <노다메>를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의 작은 음악 대학을 넘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최종 연주회는 시리즈 최고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극장판의 최대 미덕은 <노다메>에 나오는 모든 음악들을 극장의 좋은 사 운드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 어뮤즈 필름(배급), (주)미로비젼(수입)


하지만 끝나는 마당에 이런 말이 아쉽지만, 시리즈 팬으로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노다메는 유럽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드라마 이후 확장된 유럽 이야기는 확실히 그때만큼의 재미를 주지는 못했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노다메와 치아키가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하지만 드라마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노다메와 치아키 못지 않은 S오케스트라의 막강 조연들의 하모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토리상 유럽편에서는 이들을 다시 볼 수 없었고, 또한 이들을 대신해 등장한 유럽편의 조연들은 하모니의 공백을 대신 할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또한 오합지졸의 오케스트라를 팀으로 묶어 그들의 꿈과 성장을 활기차게 그렸던 드라마에 비해 유럽편에서는 극적인 요소가 없으며, 드라마에서만큼 치아키와 노다메를 서포터해주는 감초 조연이 없기에 그때 만큼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미 드라마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던 소재를 유럽편에서 다시 가져와 큰 스케일로 풀어 놓지만, TV 브라운관에서는 터질듯이 꽉 차 보였던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들이, 스크린에서 다시보기에는 허술한 빈 공간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완결판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떤 사건을 위주로 풀어나가기 보다는 두 사람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에서 벗어나지 못해, 메인 스토리 자체가 관객들에게 몰입할 정도로 흡입력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이미 드라마에서 완벽하게 매듭지은 이야기를 다시 풀어해 쳐 유럽에서까지 똑같은 레파토리를 한다는 것이 조금은 지쳐 보였던 극장판이기도 하다. 드라마보다 흥미를 끄는 그래픽과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고 해도, 그것으로 극장판의 약점을 매워 드라마만큼의 성과를 내보이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그래도 '브라보!'

하지만, 사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어느 정도 팬심에 의존하는 작품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작품을 극장에서 다시 보는 대부분의 관객은 드라마와 원작에 큰 매력을 느낀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는 큰 구멍이 의외로 대수롭지 않을 것이며, 다시 만난 노다메 월드의 반가움으로 달래기에는 충분하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노다메의 심리가 돋보인다. 치아키는 계속 성공하고 노다메 자신은, 레슨 하나도 때지 못할 정도로 현실에 막혀 있는데, 과연 이런 식으로 한다면 정말 치아키를 음악과 사랑 모두 놓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영화를 이끈다. 그리고 영화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에 대해서 묻는다. 천재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행복하지 않는다면 그 실력은 정말 자신에게 행복인가?

노다메는 늘 고민하고 방황하고 모든 걸 포기하려 하지만 결국 6년동안[?] 끌어왔던 그 문제의 답은 치아키와의 사랑의 콘체르토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들에게 사랑의 확인이자, 젊음의 성장이고, 음악의 진화이기도 하다. 결국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잘 전달한 셈이다.

모든 이야기의 끝은 결국 시작이었다 ⓒ 어뮤즈 필름(배급), (주)미로비젼(수입)


물론 그렇다고 극장판의 진한 아쉬움이 가시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앵콜을 외쳐도, 치아키의 카리스마적 가득한 지휘모습과 노다메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새로운 시리즈로 만날 수 없다. 그렇기에 마지막 아쉬운 점 때문에, 그동안의 성과와 좋은 작품을 본 만족감을 애써 지우고 싶지는 않은게 솔직한 마음이다.

어째든 노다메와 함께한 즐거운 음악시간은 여기서 끝이다. 몇 년 전 드라마에 열광해 아주 손바닥이 불이 나도록 박수치며 외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의 마지막은, 여전히 "브라보"다. 바로 이 '한마디'를 2006년 드라마로 시작해 여기 극장판까지 근 5년 동안 우리를 즐거운 음악시간을 만들어 준 사랑스러운 노다메 친구들에게 바친다.

<최종악장>이후에도 치아키와 노다메는 여전히 삐지고 다투겠지만, 러브 콘체르토의 하모니는 변함 없을 것이다 ⓒ 어뮤즈 필름(배급), (주)미로비젼(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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