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온가족이 눈물흘린 감동적 이야기,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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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nongmin7)등록 2011.01.17 16:29
어제 저녁 온가족이 추운날씨에 어디에도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텔레비전앞에 모여서 평소에 즐겨보던 1박2일을 시청했다.
1박2일의 내용은 외국인 근로자와 동해안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3주간 방영되었던 것이라 오늘이 마지막이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시청했다.
그런데 예능프로그램이라 별 기대도 안했는데, 뜻밖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온가족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주인공은 가족을 머나먼 타국에 두고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과의 그리운 가족들의 만남이었다. 정말 칭찬할만 하기도 하고, 너무 놀랬다. 물론 공영방송이라 여러기관단체에서 후원을 받았으리라 생각하면서도, 방영된 이주노동자들의 감동어린 눈물에 나역시 눈물이 맺혔다.

네팔에서 온 까르끼씨의 부인은 한동안 목놓아 울면서 더이상 떨어지지 말자고 하는데, 강호동도 복받쳐 울고, 우리가족도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1년만에 만난 아이들이 아빠얼굴이 낯설어하는 것도 정말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들 5명의 이주노동자에게 3일이라는 휴가를 주어 가족들과 함께 서울나들이를 하는장면에서 '정말 행복했겠구나'라는 감탄과 인천공항으로 출국하면서 또다시 강요된 이별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평생 기회가 있을까말까한 이주노동자 가족들의 한국나들이를 제공한 1박2일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자칫 '코리아 드림'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프로그램이 종영된 이후에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많은 이주노동자들 중에서 5명이 잠깐 행복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서 한국사회가 이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받아안고 있다고 왜곡하면 안될텐데..말이다.
물론 1박2일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싶진 않다. 하지만 1박2일에서 조금만 더 노력을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각기 짝을 지어서 차를 몰고 가는 가운데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에 대해서 좀더 밀착있게 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너무 과욕인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불안에 떨고, 같은 노동을 하더라고 한국인 노동자의 임금의 1/3도 채 되지 않는 이주노동자의 현실.
이러한 작은 월급도 자신이 거의 쓰지않고 모두 고향으로 보내는 이주노동자의 현실.
새해에 무한한 감동을 주었던 1박2일이기에 그냥 감동으로만 넘어갈려고 했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방송을 시청하는 내내, '아메리카 드림'이 자꾸 캡쳐되는건 나만이 아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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