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영원할 수 있을까?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고

검토 완료

김태경(literate)등록 2010.12.22 14:36

▲ 영화 <소셜 네트워크> 영화 <소셜 네트워크> 포스터 ⓒ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US, 2010

감독 : 데이빗 핀처

출연 : 제시 아이센버그, 앤드류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루니 마라, 브렌다 송

 

1. 정확한 얘기는 아니고 카더라 통신으로 들은 이야기인데, 내 친구의 지인 중에는 꽤나 유명한 인터넷 카페의 시삽이 있었다고 한다. 재수생 모임 카페였는데, 동종 카페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컸다고…. 인터넷 카페라는게 유행처럼 번진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도 많지만, 예전보다 기세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

여담이지만 그 지인이라는 분은 카페를 어마어마한 금액에 팔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쉽게 벌었던 돈은 쉽게 다 까먹었다는 말도 함께..

 

2. 그런가하면 같은 시기 아이러브스쿨과 다모임이라는 가상 동창회 모임도 있었더랬다. 출신학교 정보 입력만으로 수많은 친구들을 찾을 수 있었던 기발한 아이디어. 왜 갑자기 망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 꽤나 유행이었다. 당시에는 무엇이 원조니 이런 논쟁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고 지금에 와서는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니 넘어가자.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찾아봤는데, 다모임은 망했고, 아이러브스쿨은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3. 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만해도 MSN메신저가 유행이었다. 너도나도 MSN을 했었고, MSN주소를 물어보는 것이 친근함의 표시이자 관심의 표현이었다. 내가 그 유행 속으로 들어가기 전 얼마 동안이나 그 열기가 지속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MSN의 유행의 막바지에 합류 해 있었던 것 같다. 기억속에서는 일년정도 후에 네이트온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내 MSN을 압도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한동안 네이트 온을 쓰다가 MSN메신저에 접속할 일이 있었는데, 어찌나 어색하던지…. 그래도 일년 넘게 매일같이 사용했던 메신저였는데, 나중에 다시 접속한다는 자체가 너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뭐 결국에는 해킹당해서 모든 주소가 다 날아가버렸지만….

 

4. 싸이월드의 유행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리고 아직까지는 블로그나 지금 한창이라는 트위터나 그리고 영화의 주제였던 페이스북보다 대단했다. 싸이하니? 라는 질문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모두가(모두라는 표현이 비약이라면 대다수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기에 일촌할까?라는 질문이 더 의미있고 효과적인 질문이었다. 싸이월드를 SK가 인수하고 난 뒤 네이트온과 연동되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던 것 같다. 지금도 네이트온으로 이야기하다 습관적으로 타인의 홈피를 찾아 들어가보곤 한다. 헌데 모두가 영원히 할 것 같았던 미니홈피도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나 역시도 그렇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하고 있지만) 아직도 싸이해? 라는 질문이 더 익숙해져버린 그런 상황이 왔다.

 

▲ 영화 <소셜 네트워크> 영화 속 한장면 ⓒ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5.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퍼지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들…. 트위터나 미투데이, 요즘 같은 서비스들 역시 대단한 기세다. 또 다른 영역인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도 대단하다. 이것들을 하지 않으면 마치 문명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이전 인터넷 서비스들처럼 알 수 없는 일이다. 갑자기 쇠퇴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변덕스러운 사람들의 취향을 맞추지 못해 순식간에 버림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예전 대부분의 서비스들도 영원할 것만 같았다.

 

6. 영화는 마크가 신세계를 창조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워낙 머리가 좋은 하버드 출신의 아이들이 펼치는 대화는 어렵기도, 복잡하기도, 그리고 무엇보다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적지않은 장면들에서 엄청나게 정보를 쏟아내고, 감독 특유의 편집 기법이 더해져 체감 속도는 실제 속도의 배 이상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크는 상대방들이 쏟아내는 그 많은 정보 중 어떤것에도 집중하지 않고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한다. 그러다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툭툭 던질 뿐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것을 행동에 옮길 뿐이다.

영화를 벗어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엄청나게 많은 미디어에서 쏟아내고 또 쏟아낸다. 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고 증폭된다. 결국 개인들이 듣고싶은말만 듣고 하고싶은 말들만 쏟아내는 현실. 영화 속 마크의 모습은 우리의 현재 모습 혹은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2010.12.21 09:31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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