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던가!

제9회 자기혁신 스피치대회를 다녀와서

검토 완료

최종술(coneto)등록 2010.12.16 10:04

대회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는 참가자와 가족 ⓒ 최종술


"막연히 말을 좀 잘하고 싶었고, 남들 앞에서 떨지 않고 당당히 서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신문 속 전단지 사이에 끼어 있는 평생교육원 스피치 강좌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막연한 소망을 그냥 실행하고 싶었습니다.
첫 수업, 익숙하지 않는 자기소개,  긴장의 연속... .... 그런데 수업 받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조금씩 변해가는 나의 모습. 어느 순간, 많은 사람 앞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나 자신도 놀란 결과가 찾아 왔습니다. ..."

난생 처음 연단에 서보는 연사의 감추어진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긴장한 탓에 차가운 초겨울 공기에도 이마와 코 끝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어느 연사의 고백처럼 첫 수업 자기소개의 시간이 얼마나 가슴 조마조마하고 어색한 시간이었던가. 차라리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었던 시간이었지 않은가! 그런데 15주의 짧은 시간을 보낸 지금 얼마나 당당한가!
지난 12월 6일 저녁 포항 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는 잔잔한 감동이 물결치고 있었다. 연사의 한마디 한마디는 살아 있는 이야기로 청중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때로는 연사의 실수에 웃음꽃이 피기도 하고, 때로는 숙연해지기도 했다.

가족응원 아빠를 응원하는 아이들 ⓒ 최종술


  "우리아빠 ○○○파이팅!"
  "  ○○○  1등이얍!"
  "△△△ 화이팅!"

연습한 대사가 순간 머리 속에서 하얗게 사라지기도 했지만, 이내 응원 나온 가족과 눈이 마주치자 없던 힘이 불끈 솟았다. 우레와 같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끝이 났다.  이날을 위하여 바쁜 시간을 쪼개어 얼마나 연습하였던가. 이 대회가 수강생들에게는 너무나 큰 공부가 되었다.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생생한 현장학습인 것이다. 

가족응원 가족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문구 ⓒ 최종술


위덕대학교 평생교육원 리더십스피치 과정 수강생들은 매 학기가 끝날 무렵 문화예술회관에서 실제 스피치 대회를 개최하고 가족이나 대학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동안 배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 날은 대회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깝다.
같이 온 가족들은 응원하는데도 열심이다.

이번에는 14번째 기수인 위덕대학교 평생교육원 리더십스피치 과정 수강생들이 한 학기 동안 배운 실력을 서로 겨루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이 9회를 맞이하는 "자기혁신 스피치대회"는 어느새 위덕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리더십스피치과정은 2004년 1학기 수강생 24명을 시작으로 매 학기 30명의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과정이다. 2010년 1학기까지 354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이 과정의 지도교수는 지홍선교수로서 지홍선리더십아카데미 원장이 맡고 있다. 이 과정은 논리적이고 효과적인 의사전달 기술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스피치 능력을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타인과 청중에 대한 당당한 자신감과 열정적인 전달로 신뢰감 있는 스피치 능력 배양을 통한 효과적인 의사 전달능력을 위한 실습 및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션을 수행하라!

자기 스피치 등산객을 향해 자기 스피치를 하고 평가를 받는 모습 ⓒ 최종술


이 과정은 당당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하여 매 학기 산을 찾는다. 맑은 산에서 소리도 질러보고 등산객을 상대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체험을 통하여 자신감을 배양한다. 올해도 수강생들은 청송 주왕산을 찾았다. 미션은 등산객을 상대로 스피치를 하고 잘했다는 확인 사인을 20명에 받으라는 것이었다. 수강생들은 교실에서 수업 받을 때와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디친다. 등산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면 거의 손사래를 흔들고 만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꿀떡같다. 혹독한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열정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했던가! 서너 시간을 산을 헤매며 등산객을 붙들고 스피치를 하다 보면 점점 자신감이 붙는다. 하나씩 하나씩 확인 사인이 늘 때마다 자신감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 미션을 완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희열은 세상에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다.

제9회 자기혁신 리더십 대회

수강생들의 축하공연 틀려도 좋다. 수강생들이 바쁜 시간을 내어 연습한 공연 ⓒ 최종술


배움에는 끝이 없다. 말 그대로 평생교육인 것이다. 수강생들의 나이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소방관, 행정 공무원, 군인, 회사원, 자영업 사장 등 직업 또한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목적은 한가지였다. 살아 갈수록 여러 사람 앞에 설 자리도 늘게 마련이다. 그 때마다 뜻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제대로 못하고 어설픈 자리로 시간이 지나갔다. 그런 일들이 잦아지니 배워서라도 극복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15주 과정은 짧기만한 시간이다.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가르치는 열정이 더해져서 수강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대회는 고급 스러운 분위기로 시작한다. 전문 사회자가 사회를 보고 심사위원도 위촉하여 엄정한 심사를 한다. 심사위원은 냉철하게 평가를 해 주기도 하고, 잘 한 사람에게 시상을 하여  격려를 해 주기도 한다.
이날 스피치의 주제는 '꿈'이었다. '세상은 공평하다', '행동으로 옮겨라', '꿈을 꾸기엔 늦은 나이란 없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등등 각자의 주제를 발표할 때마다 청중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행사 말미엔 수강생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이 마련되어 있었다. 다들 직장이 다르고 생업에 종사하다보니 자신의 원고를 소화하기도 바쁜 사람들이었다. 음악과 함께 나이께나 드신(?) 수강생들이 뻣뻣한 몸놀림으로 율동을 시작했다. 스탭이 꼬이고 동작이 엇갈렸다. 지켜보는 관중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지난번까지만 하더라도 벨리덴스와 같이 전문 덴서의 공연시간이었지만 이번엔 수강생들이 직접 참여한 공연으로 대체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여느 전문 공연 보다 높았다.  

배움터에서 자라나는 우정을 인터넷으로 잇고

인터넷 카페 수강생들이 쉽게 찾고, 교류할 수있는 인터넷 카페 ⓒ 최종술


평생교육원 강좌 수강에 있어서 회원 간의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배운다는 1차 목적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맺어지는 인연은 살아가면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 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1번 만나고 15주 후면 헤어지는 짧은 시간을 생각하면 인간관계가 맺어지기엔 너무나 짧다. 따로 모임을 하기도 쉽지않다. 그러나 IT 기술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활성화 된 요즘은 그 기술들을 활용하면 되지만 모두 바쁜 사람들로 구성된 평생교육원 과정 특성상 특별한 희생정신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어렵다. 리더십 스피치과정 역시 말을 잘하는 것보다도 인연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 그래서 회장단들을 중심으로 인연의 끈을 이을 수 있는 기수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의 소식이나 활동 상황을 쉽게 알 수 있게하고 과정에 대한 애정도 유지 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매학기 치루는 '자기혁신스피치대회'의 심사위원 위원으로 선배 기수들을 참여시켜 선후배간의 끊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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