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웨이]조금은 아쉬운 장동건의 '헐리우드 웨이'

[리뷰] <워리어스웨이>

검토 완료

황홍선(i2krs)등록 2010.12.03 10:58
<워리어스웨이>는 잘 빠진 퓨전인가, 아님 엉망의 잡탕인가? [편집자말]

<워리어스 웨이>포스터 ⓒ (주)보람엔터테인먼트(제작), SK텔레콤㈜(제


<워리어스웨이>는 어떤 특정 장르라고 꼭 찝어 말하기가 힘들다. 검술을 쓰는 전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무협영화라고 하기에는 배경이 너무 동떨어지고 그렇다고 완전한 웨스턴 무비라고 하기에는 주인공이 아니다.

또한 현대극이라고 하기에는 장면연출이 상당히 판타지적이며 그렇다고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세계관이 편협하다. 좋게 말해 다양한 퓨전 장르이며 나쁘게 말해 잡탕이다. 문제는 멋들어진 퓨전이 될 것인지, 아님 만들다 만 잡탕이 될 것인지는 영화의 완성도가 결정짓는다. 그렇다면 <워리어스웨이>는 잘 빠진 퓨전인가, 아님 엉망의 잡탕인가?

우려했던 장동건의 "영어연기"는 볼만하다. 다만 그가 지나치게 묵묵한 전사였다는 점이다. ⓒ (주)보람엔터테인먼트(제작), SK텔레콤㈜(제


낡은 상다리에 진수성찬

장르는 복잡하지만 <워리어스웨이>는 플롯은 단순하다. <워리어스웨이>의 시놉에서 보여진 엉성한 구조에 단 한치의 살도 붙이지 않고 들어간다. 전사가 있고 우연히 아기를 구하고 그로 인해 적에게 쫓기고 다른 세계에 가 은둔자로 살지만 그 평화로움에 새로운 행복을 알게 되고, 그 보답으로 마을의 위기를 구한다 등. 실제로도 이 내용이 끝이다.

단조로운 플롯에 이야기 구조마저도 헐거워 관객 스스로가 빠진 구멍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양보를 해줘야 하는 식이다. 그렇다고 헐거운 서사를 메꾸기에 캐릭터마저도 평면적이라 결론적으로 이야기로 장르적 재미를 원한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좋다. 그나마 아주 억지스러운 구성이 없어 플롯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고 또한 큰 의문도 없다. '단순해서 좋다'는 말이 이렇게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단순해서 좋다는 게 부족한 것도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등장 캐릭터가 서로 얽히는 감정 자체가 급하며, 대사의 분위기도 심심하다. 거기에 몇몇 장면에서는 많은것을 보여주고 싶은 영화의 욕심과 관객이 느끼는 온도차가 너무 극심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이야기 흐름이 어긋나도 너무 어긋나 버렸다. 장르적 퓨전에 힘쓸 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에도 힘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은 쉽게 지우지 못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워리어스 웨이>는 서사적으로는 정말 배고픈 영화다.

하지만 의외로 진수성찬은 따로 있었다. 장르를 다양하게 접목시켜 빛을 발하는 건 이야기가 아닌 바로 영상에 있었다. <워리어스 웨이> 기본적으로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군데군데 보이는 동양의 미와 주는 현실 묘사지만 이질적인 판타지의 붓터치가 꽤 탄성을 자아낸다. 규모로 밀어붙여 단순히 시끄럽고 화려하기만 한 블록버스터의 시각적 효과랑은 차이를 달리한 독창적인 영상미가 흥미를 돋는다.

예고편에서부터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미지들이, 영화헤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 (주)보람엔터테인먼트(제작), SK텔레콤㈜(제


서사적으로 상당히 오글거리지만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도달 하기 까지 견뎌내기만 한다면<워리어스 웨이>는 상당한 쇼 타임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새로움을 추구하려다 흔한 구조로 몰락하지만 액션 연출은 흔한 소재로도 새로운 감각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액션 연출(예를 들면 슬로우 모션, 불렛타임 등등)도 다양한 카메라 앵글과 조명의 조절, 깔끔한 CG등을 덮어 씌우면 새로운 감각이 된다는, 영상의 놀라움을 선사한다. 제작비 대 체감하는 영상 임팩트는 대단히 효율적이다. 낡은 이야기로 무너질 뻔한 영화를 그나마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워리워스 웨이>는 한마디로 낡은 상다리(이야기)에 화려한 진수성찬(영상효과)이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누가봐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기에 적게는 취향차이이며 크게는 완성도의 호불호가 쉽게 나눠질 듯하다. 다만 아쉬운 건 기대이상의 볼거리가 기술력으로 가능했다면 그것에 공을 들이는 시간의 어느 정도만 영화의 기본적 뼈대를 탄탄하게 했다면 <워리어스 웨이>는 또 하나의 장르 퓨전의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을 텐데, 생각보다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더 잘 할 수 있었던 흔치 않는 기회를 놓친, 장동건의 아쉬운 첫 '헐리우드 웨이'였다.

덧붙이는 글 <워리워스 웨이>는 12월 1일 개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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