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 여배우의 발견 류현경! 그녀의 3인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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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홍선(i2krs)등록 2010.11.22 11:00

류현경 ⓒ 엠지비엔터테인먼트


올 해 (개인적으로) 스크린에서 가장 만나 본 여배우는 류현경이다.[어디까지나 개봉작이다. 그녀가 올해 촬영한 모든 작품까지 따지자면 아직 개봉 안 한 작품도 수두룩하다.]

그녀 역시 2010년을 알차게 장식하고 있다. 다른 주연급 여배우들에 비해 화려하지 않은 행보였지만 그녀가 출연했던 작품을 한 번이라도 관람했다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잔상을 남겼다. 또한 매 작품마다 전작과는 완전히 달리하는 변신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래서 성급하지만 2010 한국 여배우의 발견은 류현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녀의 2010년의 행보, 류현경의 3인 3색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1. <방자전> 향단역

<방자전>에서 류현경 ⓒ 바른손㈜영화사업본부(제작), 시오필름(주)(제


분명 <방자전> 개봉전까지 포커스는 춘향역의 조여정이었다. 춘향이라는 한국 미디어 사상[?] 최고의 여성캐릭터는 물론이며 많은 여배우들이 고사했던 노출신까지 이래저래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역시나, 개봉후 조여정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몇몇 영화제에 당당히 여우주연상으로 노미네이트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방자전>을 숨죽이게 본[?] 뭇 남성팬들은 아쉽다. 왜냐구? 바로 춘향이 못지 않은, 조용하지만 강한 임팩트 향단이 류현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영화 중반까지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오달수가 찝적거리는 하녀보다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누더기 옷에서도 사랑의 수줍어하는 순수함이 묻어있었고 때론 무식했지만(?) 그 백치미가 많은 남성관객들의 마음을 설레였다. 특히 방자(김주혁)의 필살기에(?) 당한 그 표정은 <방자전>이 강조했던 어떤 섹스신보다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그녀는 영화에서 춘향이 못지 않게 과감한 노출씬과 농염한 연기를 선보인다. 오히려 한 작품에서 성격이 완전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충격과 환희는 춘향이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방자전>이 춘향이 아닌 방자의 시선으로 만들어졌다면, 류현경의 色다른 연기로 어쩜 많은 분들에게는 춘향도 방자도 아닌  <향단전>으로도 남을수 있었을 것이다.

2.<시라노;연애조작단> 선아역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류현경 ⓒ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방자전>에서 흐뭇했다면[?] <시라노>에서 류현경의 모습은 사뭇 낯설것이다. 이 분이 정녕 "방자는 원래 내거야"라고 꼬리 쳤던 그 분이가 하고. 류현경이 이렇게 눈에 띄는 이유는 극단적 캐릭터 변화의 대한 도전과,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있는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시라노>에서 그녀는 마치 우리의 "아르바이트 여신 환타지즘"을 자극한다. 무슨말이냐고?다들 그런 기억 하나 있지 않은가?  단골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나의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청순한알바생. 그래서 꼬시고 싶다는게 아닌,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설레는 그런 환타지즘. <시라노>에서 류현경은 바로 그런모습이다.그리고 그 모습을 환타지로 끝나지 않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목표를 가지고 덤벼 든 송새벽이 있었고. [그러고보니 류현경만큼이나 송새벽을 올 한해 한국영화에서 가장 많이 봤다.]

시라노와 송새벽의 연애조작에[?] 마음이 하나 둘씩 이끌리지만 그런 와중에도 수줍어 말 몇마디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많은 남자들이 넘어 갔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극중 이민정보다 오히려 류현경에게 더 마음이 이끌려 시라노에게 의뢰하고 싶을 정도. 극의 스핀오프[?] 설정이라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녀를 통해 <시라노>가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으며, 마지막 송새벽에게 배신당하고 사랑에 상처받는 그녀에게 마음이 아팠다. 두드러지진 않지만 영화의 핵심을 그대로 표현한 그녀의 캐릭터와 연기는 <시라노>를 더욱 맛깔 있게 만들었다. 비공식적으로 <시라노>상영뒤 전국의 커피 전문샵에서 그녀를 그리며 많은 연애조작이 이루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3.<째째한 로맨스> 다림(최강희)의 친구

<쩨쩨한로맨스>에서 류현경 ⓒ 크리픽쳐스 인터내셔널㈜(제작), 롯데쇼핑(주)


올 한해 류현경의 필모그래피를 넓게 보면 <방자전> "향단"은 일종의 <시라노> 더하기 <째째한 로맨스>인듯 하다. <방자전>에서 처음에 수줍고 여린 '향단'은 <시라노>의 그녀와 닮았고 후반부 농염한 '향단'의 자태는 <째째한 로맨스>의 그녀와 닮았다.

여성 잡지 기자로 유명 운동선수와 스타들과 인터뷰하며 섹스심볼을 자랑하는 그녀는 도도하고 섹시한 모습을 제대로 발산한다. <방자전>에서 <시라노>로 넘어갔을때의 놀람은 <시라노>에서 <째째한 로맨스>로 넘어갔을때에 비할데가 못한다. 아마 우리가 보고있던  섹시 여기자가 류현경이라는 사실이 극중 반전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녀는 미모의 배우지만 <째째한 로맨스>에서 제대로 견적 낸(?) 그녀를 보면 이래서 여자는 변신의 귀재 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최강희의 극중 친구이자 얄미운 라이벌로 나오는 그녀는 최강희와 이선균의 머뭇머뭇한 사랑기류에 제대로 끼어들기를 하며 극의 긴장감을 숨막히게 [?] 더한다.  하지만 그런 섹시한 모습 뒤로 까칠하고고 살짝 맹한 모습에 밉살보다는 귀여움이 더 어필 된다. 마치 신세경이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청순 글래머였다면, <째째한 로맨스>에서 류현경은 귀염 글래머? 역시나 이전 작품들처럼 큰 비중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나오면 그녀의 모습을 쉽게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째째한 로맨스>까지 관람한 뒤 새삼 그녀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도 아니었으며 각 출연작마다 캐릭터의 온도차이는 컸다. 쉽게 소화할 수 없는 간극을 준비된 연기로 메꾸며, 출연작 모두 관객에게 높은 평가를 이끌어 내는 류현경. 단순 그녀의 미모만이 아닌 내면의 연기내공이 밑바탕 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마치며, 아직도 우리는 류현경을 모른다!

류현경 ⓒ 엠지비엔터테인먼트


그렇게 올해의 여배우 발견을 류현경으로 정하고 찬찬히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봤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올 해 그녀가 보여준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연작은 없어도 우리는 내년에도 아니 올해에도 미처 다 개봉하지 못한 많은 작품에서 류현경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대중에게 그녀의 모습을 각인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그녀에 대해서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짧은기간, 하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다가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시절이 더 길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2010년은 류현경과 대중이 드디어 만나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에 뜻깊은 한 해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녀의 모습을 감초 조연이 아닌 올 해의 남자배우 송새벽[?]처럼 하루빨리 류.현.경, 그녀의 세 글자로도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났음 좋겠다. 이제 막 조연배우로 가능성을 열어가는 그녀에게 성급한 바람이 아니냐고 묻겠지만 글쎄, 짧은 세 작품밖에서의 그녀였지만, 류현경의  당신의 연기열정과 내공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고 그런 만남이 그리 머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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